샐러리맨 신화 한종희, 37년 발자취 따라가보니 [오늘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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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신화 한종희, 37년 발자취 따라가보니 [오늘의 리더]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5.03.26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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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영면…신입사원부터 대표이사까지
삼성 TV사업, 19년 연속 세계 1위 기록 금자탑
소통의 리더…“어려울 때 진짜 실력 발휘된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25일 영면에 들어갔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신입사원부터 시작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 과정에선 삼성전자 TV 사업을 19년 연속 세계 1위로 이끌며 전자산업의 한 획을 그었다. 〈시사오늘〉은 대한민국 전자산업 발전에 한종희 부회장이 남긴 37년간의 발자취를 되짚어봤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25일 영면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25일 영면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 부회장 타이틀까지 확보한 ‘샐러리맨 신화’ 대표 인물이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1988년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고, 그 해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으로 입사하며 회사와의 연을 맺었다.

그는 TV 개발 부서에만 30여 년간 몸 담았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개발팀장과 개발실장 등을 거쳤고 2017년부터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으로 승진했다. 국내 최고의 ‘TV 개발 전문가’로 불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표적 성과는 2006년 ‘보르도 LCD TV’ 개발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TV시장 1위를 달성했고 이후, 19년 연속 세계 1위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다. 

한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DX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TV뿐 아니라 생활가전, 모바일 등 반도체를 제외한 삼성의 전 제품 분야를 총괄해야 하는 위치에 섰다. 

그 과정에선 ‘소통의 리더’란 별명을 얻었다. 2022년 4월 DX부문 임직원 소통을 위해 열린 타운홀미팅 ‘DX커넥트’에서 자신을 ‘부회장님’, ‘대표님’ 말고 ‘JH’로 불러달라며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사내 게시판에는 “안녕하세요 JH입니다”로 시작하는 ‘JH노트’라는 댓글로 직원들과 직접 소통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사내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도 적극 소통했다. 202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의 기조 연설자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이를 기점으로 매년 CES 기조 연설자로 나섰으며, 올해까지 4년 연속 기조연설을 통해 직접 삼성전자의 비전을 알렸다.

그는 솔선수범하며 성실히 업무 수행을 이어갔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등 주요 글로벌 행사 때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고,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선 의장 역할로 회의를 이끌었다. 한종희 부회장 하면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알고, 노력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올해 마지막 공식석상이었던 주총에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보다 유의미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미래 청사진도 제시했다. 사업장 내 로봇 활용으로 확보한 기술과 데이터를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접목해 기술 검증과 고도화를 빠르게 진행하겠단 계획을 자신있게 내놨다.

그의 과업은 갑작스런 이별 앞에서 후배들, 삼성전자를 이끌 차기 리더들에 맡겨졌다. 한 부회장은 지난 2022년 삼성전자 창립 53주년 기념식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진짜 실력이 발휘된다”는 말을 남겼다. 삼성전자 경영 체제 전반을 책임 지던 한 부회장의 부재는 분명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지만, 삼성전자는 그의 노고와 정신을 지렛대 삼아 진짜 실력을 발휘해 나갈 때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와 항공,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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