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13일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혼외아들’ 파문 보다는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우려와 ‘청와대 외압설’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양상이다.
14일 언론들은 일제히 ‘검찰의 반발 기류가 확산될 조짐이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진작부터 채 총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고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이날 동아일보는 “황 장관이 조선일보의 보도가 나온 직후인 지난 주말께 채 총장을 만나 사퇴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 했다.
황 장관은 이 외에도 대검찰청에 두 차례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고, 대검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국민수 법무부 차관과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까지 나서 채 총장에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국 차관은 전화를 통해 채 총장에 지속적으로 사퇴를 종용했고,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은 ‘공직 기강 감찰을 받으라’고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황 장관은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채 총장 사퇴 배후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이미 ‘청와대 측 인사 A 씨가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조사해 민정수석실에 넘겼다’, ‘ 한 검찰 간부가 “지난달 중순 조선일보 간부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등 세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A 씨는 또, 지난 4일 법조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 총장의 여자문제에 대한 조사가 끝났다. 결과를 민정수석실에 넘겼으니 채 총장은 조만간 날아갈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김윤상 대검찰청 감찰1과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 만에 이어진 현직 검사의 행동을 두고 검찰의 반발이 확산될 거란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김 감찰과장은 “채 총장에 대한 황 장관의 감찰 지시는 부당했다”며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를 통해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가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 없다. 차라리 전설 속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것이 낫다”고도 말했다.
이어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감찰 착수 전 상당기간 의견 조율이 선행되는데 (법무부가 나와 조율하지 않은 것은) 나를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13일 긴급 평검사 회의를 연 뒤,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에 우려를 제기하고 채 총장의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결을 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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