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의 의학이야기>장간막임파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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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의 의학이야기>장간막임파선염
  • 이창민 자유기고가
  • 승인 2013.10.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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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창민 자유기고가)

한창 업무에 바쁜 아버지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요즈음 감기 기운이 있어서 기운 없어 하던 초등학생 딸아이가 배가 아프다는 전화다. 배가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니 오른쪽 아랫배라고 한다. 과거 맹장수술(충수절제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아버지에게 불현듯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자신도 예전에 오른쪽 아랫배가 아픈 증상으로 병원에 방문 후 충수절제수술을 받았던 경험이 있었던 터라 오른쪽 아랫배의 통증은 맹장염(충수염)의 증상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아버지는 하던 모든 일을 던져버리고 단숨에 달려가 딸의 손을 잡고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으로 향해 가는 내내 혹시라도 수술을 피할 수는 없을까 하는 한가닥 희망을 놓지 않는 아버지, 급히 서두는 아버지의 모습에 더욱 불안해하는 딸. 이들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도 안타까운 마음에 그저 수술을 해야 하는 충수염만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이러한 모든이 들의 바람 덕분일까. 병원에 도착해 검사를 받은 아버지와 딸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해주는 촉촉한 단비와도 같은 고마운 이름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다름 아닌 장간막염파선염이다.

장간막임파선염은 맹장염(충수염)과 감별을 요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 둘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충수염은 반드시 수술을 해야만 하는 질환이지만 장간막임파선염은 수술 없이 약으로 치료 가능한 병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희비가 교차하는 질환들이라고나 할까. 물론 장간막임파선염도 나름대로 통증으로 고생하고 수일 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엄연한 ‘질환’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수염이 아니라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이 질환을 반기게 된다.

장간막임파선염은 내장을 연결하는 장간막(장 사이의 막)에 존재하는 임파선에 염증이 발생된 상태를 일컫는다. 복강내에는 여러 부위에 임파선이 존재하지만 이중 특히 우측 아랫배 부위의 충수 주위의 임파선에 염증이 잘 발생한다.

이러한 위치의 특성 때문에 장간막임파선염의 증상은 전형적인 충수염의 증상과 비슷하다. 따라서 진찰만으로는 이 둘을 감별하기가 매우 힘들고, 초음파 검사나 복부 CT 검사를 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초기 충수염이 장간막임파선염과 같이 동반된 경우라면 검사에서 충수는 정상으로 관찰되고 장간막임파선염 소견만 보일 수도 있으므로 며칠 동안은 세심한 경과 관찰이 필요하며 경과에 따라 재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장간막임파선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피로해 진 후 일시적으로 임파선이 커지면서 염증이 발현되는 것에 기인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장간막임파선염은 수술을 요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그 나름대로 통증, 발열 등의 증상이 사람을 힘들게 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약물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많은 경우의 장간막임파선염은 수일 간의 약물 치료로 호전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오랜 기간 동안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 장기간 입원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으며, 드물게 결핵이나 다른 심각한 질환에 의한 임파선염의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대해서는 조직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심각한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닌 일반적인 대부분의 장간막임파선염은 주로 소아청소년 시기에 잘 발생되며 재발을 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성인이 되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이창민 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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