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헌, NLL 정국의 핵폭탄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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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헌, NLL 정국의 핵폭탄이 되다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11.14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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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주목할 정치인 (22)> “위기를 만났다면 목숨을 다해 극복하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NLL 정국 태풍의 핵이다. 정 의원은 지난 2012년 10월 8일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윈회 국정감사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으로 큰 파문이 일으켰다.

정 의원의 이 같은 폭탄 발언으로 대선 정국은 큰 요동을 쳤다. 결국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으로 대선은 끝났지만 NLL 정국은 2013년을 지배했다. 아직도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 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의혹과 관련해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키로 했다. 2013년의 NLL 정국을 만든 정문헌 의원.

정문헌, 아버지 정채철과 경복고 인맥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2세 정치인이다. 정문헌 의원을 이야기할 때 아버지 정재철 새누리당 상임고문을 빼놓을 수 없다. 정 상임고문은 4선의 관록을 자랑한다. 강원도 고성 출신인 정 상임고문은 5.16직후 보사부 공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3공 당시 실력자인 이후락 씨의 후광아래 출세 길에 들어섰다. 산업은행부총재, 70년대 말 한일은행장을 역임했다. 정치권과의 인연은 5공 때 이뤄졌다. 5공 출범과 함께 11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국회재무위원장, 예결위원장을 맡았다.

정 상임고문은 동국대 출신이다. 그는 3공 때부터 요직을 맡으면서도 정치규제에 묶여 있던 동국대 출신 야당인사들을 여러모로 많이 도와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13년간 동국대 총동창회장을 맡으면서 동국대 출신인 故 김동영 전 의원, 최형우 고문, 황명수 전 의원 등 상도동계와 깊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유명하다. YS 정권 당시 민주계 실세그룹인 ‘동국대인맥’으로 분류됐다. 그런 인연으로 문민정부 들어서도 승승장구를 계속해 당 서열 3위인 전당대회 의장직을 맡았다. 15대국회에서는 전국구 의석도 배분받았다.
 
부친인 정재철 상임고문의 영향 탓인지 정 의원도 정치에 일찍 눈을 뜨게 됐다. 그는 서울의 경복고를 졸업했다. 정 의원이 경복고에 다닐 시절, 그의 동기들은 5~6공 실세의 자제들로 즐비했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씨, 전경환 전 새마을 운동 중앙본부장의 아들,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의 아들 등 이다.

또한 19대 국회에는 경복고 출신 국회의원은 정 의원을 비롯해 총 9명이 있다. 경기고 다음으로 많다. 새누리당에는 김태환, 이인제, 장윤석, 신동우, 남경필 의원이 있다. NLL 정국으로 대척점에 선 야권에는 문희상, 김진표, 원혜영 의원이 있다. 모두 쟁쟁하다. 정치권에선 경복고 인맥이 끈끈한 동문애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정치적 환경 탓인지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한다. 정 의원은 대학 재학 중 미국 위스콘신대학교로 유학길을 떠났다. 대학 졸업 후 시카고대 정책학 석사를 거쳐 고려대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정문헌 의원이 정계에 입문한 것은 2003년 한나라당 속초 고성, 양양 지구당 위원장을 맡으면서다. 박근혜 대통령과도 인연을 맺는다. 2004년 당시 박근혜 대표의 정책특보를 맡았다. 17대 총선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다. 국회에선 통일외교 전문가로 활약한다.

하지만 18대 총선에선 공천에 탈락한다. MB는 그를 눈여겨봤다. 2009년 청와대로 그를 불렀다. 직책은 청와대 통일비서관이었다. 그는 2년여 간의 청와대 근무를 마치고 19대 총선에 도전한다. 그는 고향에서 48.7%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NLL 대화록과 정문헌

2012년 대선 정국의 최대 화두는 ‘노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이었다. 정문헌 의원은 지난해 10월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대화록 존재 사실을 처음으로 폭로했다.

정 의원은 18대 대선을 코 앞에 둔 지난해 10월 8일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윈회 국정감사장에서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2007년 10월 3일 3시 백화원초대소에서 단독회담을 했고, 회담 녹취록은 통전부가 비밀 합의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라인과 공유했다. 그 대화록은 폐기 지시에도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에 보관돼 있다. (중략) 대화록에서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 멋 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라며 구두 약속을 해줬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이 놀라운 폭로는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연히 대선 정국은 요동쳤다.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도 크게 흔들렸다. 새누리당은 곧바로 이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맞받아쳤다.

민주당은 역공을 취했다. 지난해 10월 17일 새누리당 정 의원과 이철우 의원 등을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 의원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11월 1일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18대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된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은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대선을 이틀 앞둔 12월 17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가운데 문제의 NLL 관련 발췌록을 받았다. 이틀 후 박근혜 후보는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해를 넘기고 검찰은 지난 2월 21일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이 내린 결론은 “정 의원의 NLL 대화록 발언은 허위 사실로 보기 어렵다”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 7월 정문헌 의원, 김무성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 등 3명을 대통령기록물관리법과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 의원은 다음 주에 소환될 예정이다. 정문헌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견위수명(見危授命)’이라는 글귀가 있다. 공자님이 <논어>에서  “위기를 만났다면 목숨을 다해 극복하라”고 하신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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