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침이 없는 합리적 개혁노선’, 말만 아닌 실천으로 새정치의 신호탄이 되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동규 시사평론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라는 말이 있듯 지난주 일요일에 안철수 의원의 ‘국민과 함께 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 지도부의 면모는 일단 새정치를 염원했던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물론 이제 겨우 ‘안철수식 새정치’의 실천적 행보가 시작에 불과하기에 총체적 성패 여부를 논하는 것은 아니며, 길고 긴 여정이 있기에 좀 더 두고 볼 일이긴 하다.
여권은 ‘옛 정치복구위원회’라고 힐난했고 야당은 ‘야권분열로 가선 안 된다’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지만, 양당은 기성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은 아니기에 속으로는 천만다행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실망스러운 것은, 참여시킨 공동위원장들의 면면 중 특히 민주당에서 소위 ‘알짜배기’ 요직은 다 거쳤던 김효석 전 의원이나 재벌그룹 자동차 사장에다 서울시장 출마 때만 되면 얼굴을 내밀었던 이계안 전 의원이 전면에 포진한 것이다.
민주당에서 사실 자신들의 뜻대로 안된 분들이 이제 새로운 진영에서 자신들의 노선과 철학을 구현해보겠다는 것이 대의명분일 것이다.
최소한 ‘안철수식 새정치’의 ‘첫 실천적 행보’ 치고는 순서가 뒤바뀐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안철수식 집’을 짓기 위해 내놓은 주춧돌이나 대들보가 튼실한 것도 아닌데 집의 형태도 아파트식인지, 초가집인지, 기와집인지 분명치 않다. 설계도를 그릴 사람들만 대충 모아놓고 시작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것이 안철수식 정치의 맹점이자 한계인 것이다.
국민들이 그동안 ‘비정치인 안철수’가 ‘새정치의 아이콘’이었기에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열광했고 재보선에서도 지지했고 지금도 여전히 기대치가 상당한 ‘미래권력의 다크호스’로 남아 있다.
이제 배지를 단 국회의원까지 되었기에 ‘안철수식 새정치’의 콘텐츠를 안철수 의원보고 내놓으라고 하는데, ‘안철수식 새정치’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안철수식 새정치’를 ‘안철수가 아닌 사람들’ 이 만들어서 국민들 앞에 내놓겠다고 하는 식이다.
정치권 농담 중에는 ‘지도자는 지도와 자만 있으면 된다’ 는 말이 있다 .지도자의 최소한의 덕목이 그렇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지도자가 되려면 자신의 분명한 노선과 철학과 실천적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것이 곧 새정치의 밑그림이자 예측 가능한 정치 일정과 대안 제시인 것이다. 가고자 하는 길을 지도 위에 그리고 자로 차근차근 재면서 국민과 지지층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는 같은 목적으로 뭉친 세력들의 결정체인 정당으로 태어나면서 정체성, 즉 그 정당정치 세력들의 생각이 담겨있어야 한다. 그것도 기존의 식상함과 유사성이 아니라 국민이 바라는 차별적 정체성이어야 한다.
국민들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으로 나뉘어 이끌어가고 있는 한국 정치의 현실에 대해 피로도가 누적돼 왔고 식상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보여준 ‘안개 낀 여의도의 안철수식 새정치’가 국민들이 바라는 ‘새정치의 정체성과 끝판’ 이라고는 아직 단정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안철수식 새정치’가 실용주의 노선일지 제3의 노선일지 아니면 또 달리 명명된 정치노선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아직 ‘안철수식 새정치’ 의 끝판을 본 것은 아니다.
새정치추진회의 첫 회의에서 안철수 의원이 말한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는 합리적 개혁주의를 지향할 것”이라는 노선도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어떠한 정치 상황에서도 실천의 문제인 것이다. 안철수식 ‘새정치’ 와 ‘새정당’이 새누리당 과 민주당의 오랜 전통과 역사만큼 시간이 흘러도 국민들이 식상함과 분노를 느끼지 않게 하는 정말 ‘새롭고 신선한 정당정치’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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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시사평론가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前 청와대 행정관
.前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前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現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現 한반도희망포럼 사무총장
.現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