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의 세상만사>안철수의 새정추, ‘새 인물’ 인가 ‘다시 그 인물’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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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안철수의 새정추, ‘새 인물’ 인가 ‘다시 그 인물’ 인가?
  • 박동규 시사평론가
  • 승인 2014.02.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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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黨’, ‘私黨’ 으로 거품정당 되지 말고 참된 대중정당 돼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동규 시사평론가)

6.4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들의 관심도 서서히 정치를 안줏거리로 삼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듯 하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역시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의  신당과 그 성과일 것이다.

이를 반영이나 하듯이 새정추가 지난 일주일 동안  실시한 당명 공모에 14일 마감을 앞두고도 벌써 3천여 개가 응모했다고 한다. 당명에 가장 많이 나타난 어휘는 ‘새정치, 희망, 미래, 진심, 행복, 동행’ 같은 것이어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바람과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겠다.

이 단어들을 역으로 해석해보면 참 재미있기도 하고 현재의 우리들의 삶과 이 나라의 형편이 나오기에 서글프기도 하다.

헌 정치하고 있어서 희망이 없고, 나라꼴이 도대체 되는게 없으니 미래도 안보이고, 대통령부터 약속한 것 조차 깡그리 뭉개고 있어 진심이 없고, 그래서 국민들은 불행하기에 안녕들 하시냐고 자문자답하고, 정말 새정치하는 사람들과 동행하고 싶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정치 혐오증에 시달리고 있는 계층뿐만 아니라 국민들은 진심으로 안철수 신당이 진정 새 정치를 해주길 기대할 것이다.이러한 바램은 작년말까지만해도 호남을 비롯 전국적으로 안철수 신당에 대한 묻지마 지지율로 엄동설한에 민주당을 더블스코어라는 눈사태로 뒤덮은때도 있었다.

그런데 연초들어서 지지율이 상당히 빠졌다는게 여론조사기관이나 언론보도의 대체적 분석이 나오면서 민주당과의 경쟁체제가 조정국면에 들어가기도 했다.

문제는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신당의 행보 과정이 결코 새 정치 추진이라는 구호에 걸맞지 않는 행태와 콘텐츠가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안철수 신당 측이 발표한 새 정치 기본구상은 ‘정의로운 사회, 사회적 통합, 한반도평화를 '새 정치의 3大 가치'로 천명한 바 있지만, 이는 솔직히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정강정책에 들어있거나,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흔히 하는 말 중에 가장 많이 하는 단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가 기존 정치권과 다르고 이 나라와 사회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 가겠다는 프로세스나 모델은 아직 없다. 정당이 말할 수 있는 최고의 말들을 조합해놓은 것 같다.

그러나 더 문제는 새 정치도 결국 정치인, 사람이 하는 것인데 ‘새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민주당이 뿔이 났다.안철수 신당측이 빼간다는 증거는 아직 잡지 못했는지 모르지만, ‘사람 빼가기’ 한다고 치고받고 있다.

실제 서울시의원들이 릴레이 탈당을 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이탈 민주당 인사들이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민주당이 열 받게는 생겼다.

안철수 신당 측은 억울하게 ‘왜 나만 가지고 그래’ 하겠지만, 선거의 승패는 선거 구도와 경쟁력이고 선거 구도는 이미 야권 분할구도로 가면서 찢어먹기할 수 있고, 이젠 남은 것은 경쟁력에서는 사람 장사이니까 사람 챙기기에 몰두하면 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국민적 지지를 얻어 새 정치 실험이 성공한다면 그 자체로 할 말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정치개혁과 당 혁신 프로그램과 행보도 최근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선두에는 김한길 대표가 작심하고 나름 큰 변화의 그림을 그려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 금지나 공항 VIP실 사용 금지 등 적은 것 같지만 사실 일반 서민들이나 국민들에게는 일정부분 와닿는 얘기들이기도 하다. 예측컨대 민주당의 정치개혁과 당혁신 플랜, 나아가 공천 플랜 역시 좀 더 큰 것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어쩌면 이러한 야권의 정치개혁과 혁신경쟁들이 진정 새 정치일 수 있고, 안철수 신당 측이 출현한 참된 효과이자 의미일 수도 있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양화가 양화를 축적’해 나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문제는 사람이다.정책과 지향점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좋지 않으면 그 정책과 지향점은 ‘포말,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한국 정당사에서 익히 체험한 바 있다.

대선 때 그렇게 좋은 공약을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많이 쏟아내고 가장 좋은 정책들을 포장해서 내놓아 당선되지 않았던가.그러나 화장실 다녀온 후 이 모든 게 꽝이 됐으니...결국 사람의 문제가 아닌가.

과거에도 정치권은 돈 먹는 하마라며 지구당을 폐지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정당정치는 당원과 국민들과 함께해야한다는 논리로 슬며시 지역협의회라는 명칭으로 사실상 지구당 사무실을 열고 여전히 돈 들어가는 정치를 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측이 진정 새 정치를 목숨처럼 받들고 기성 정치와의 차별화를 보여주려면 정책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가려서 받고 육성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화일 것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중국의 한자어 중에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花香白里 酒香千里 人香萬里)라는 말이 있다.한자어대로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술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것으로 사람의 인품과 덕성과 됨됨이는 세상 어디를 가도 향기가 나고 보이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정당은 같은 뜻과 지향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권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이나 새누리당에서 함께 새정치를 하겠다며 다짐했던 사람들이 건너간 ‘또 그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정강정책을 구현키위해 창당하고 출마시킨다면, 새 정치의 명분은 누가봐도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다.

안철수 신당 측은 새 정당을 건설하기 이전에 우선 새 정치를 한다며 건너가거나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새정추 입당 신청자 검증위원회’부터 설치해서 기존 정치권과 다른 사람만은 철저하게 검증해서 받겠다는 선언부터 해야 할 듯하다. 포말정당, 거품정당이란 다른 게 아니라 모였다가 잘 안 되면 없어지고 사라지는 정당이다.

그 중심에는 사람이 떠나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이 남아 있는 한 신당과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될 수도 있지만, 안철수 의원이 없는 신당에서도 과연 새 정치를 지켜나가려는 사람이 있어야 진정 좋은 정당, 대중정당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야말로 안당,사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는 점을 한국 정치사에서 반짝정당,거품정당, 인물중심 정당의 흥망성쇠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박동규 시사평론가

기고는 <시사오늘>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前 청와대 행정관.前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前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現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現 매헌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이사.現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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