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9)>전병헌, "새정치는 ´보편적 복지´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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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9)>전병헌, "새정치는 ´보편적 복지´ 보장해야˝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3.27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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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민주당의 정통성+안철수 현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한국 정치 세 가지 수수께끼는 안철수의 새정치,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북한 김정은의 속마음이다.”

최근 정치권에 돌던 우스갯소리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2014년 <북악정치포럼> ‘새정치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강연에서 꺼낸 화두기도 하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전야인 3월 25일, 민주당 마지막 원내대표이자 통합신당 첫 번째 원내대표인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새정치 수수께끼’의 답을 들려줬다.

▲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원내대표 ⓒ시사오늘

민주당의 정통성 + 안철수 현상 = 새정치연합

전 원내대표는 강연의 서두에서 “내일이면 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연합)이 창당된다”며 “새정치연합의 탄생은 60년 역사의 정통야당 민주당과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정치세의 결합을 의미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는 민주당의 역사에 대해 “55년 9월 창당된 민주당 안에는 한민당 출신 구파와 카톨릭계와 흥사단, 전문직 출신이 주를 이룬 신파가 있었다”며 “구파의 정통성은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이었고, 신파의 정통성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계승해 지금의 민주당을 잇게 한 것”이라고 간략히 언급했다.

또 안철수 현상에 대해선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염증, 혐오와 같은 감정들이 지속적으로 누적돼왔다”며 “그 결과 새로운 희망을 찾는 움직임이 집단적 현상으로서 나타나고 안철수 교수라는 구심점에서 정치세력으로 형상화 됐다. 새정치의 상징적 인물인 안 의원이 기성정치권으로 들어와 최초로 정당의 구조 안에 포함되는 이번 통합은 기성정치권 입장에서는 스스로 정당의 체질과 정치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안 의원 입장에선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원내대표는 “지금은 기초선거 정당무공천이라는 틀을 고리로 해서 양 정치세력이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이라며 “우리는 여기에 이르기까지 왜 우리사회가 새정치를 절실히 요구하게 됐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언론의 양비론

국민들이 새정치를 찾게 된 이유로 전 원내대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의 근저에는 소위 ‘87년 체제’로 성립된 제왕적 단임 대통령제에 있다고 생각 한다. 이 때문에 대선에 모든 것을 걸지 않으면 안 되는 정치적 문화구조가 생긴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한번 끝나면 바로 그 다음 대통령선거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 현실상황이다. 기성정치가 이러한 올 오어 낫씽게임(All-or-nothing game)으로 가다보니 국민들에게 수용받기 어려워 새정치를 찾게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정치문화와 체질개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권력구조가 변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의원내각제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전 의원은 정치권을 겨냥한 언론의 ‘양비론’을 비판했다.

“진보언론을 중심으로 해서 언론들이 좌우의 문제를 놓고 이분법적인 논리를 펴는 것 같다. 자꾸 현상을 흑백의 문제로 가르는 이분법적 방향성이나 관성이 사회갈등을 심화시키고, 타협을 죄악시하는 정치문화로 내모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때리는 쪽이나 맞는 사람이나 똑같이 잘못한 것이라고 하는 태도가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태도는 우리 정치와 언론의 역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민주화 투쟁의 과정에서 군사독재정권과 싸워야 했고, 그 과정에서 탄압받던 언론들이 비판의 고육지책으로 양비론을 쓰게 된 것 같다"면서도 "우선적으로 정치권에 내재된 문제들도 있지만, 양비론이 횡행한 결과 우리(정치인들)도 더욱 힘들고 국민들도 정치를 혐오하게 된 측면도 있다”고 꼬집었다.

‘반걸음 앞선 정치’가 새정치의 답

강연의 전반부에서 새정치의 탄생 배경을 역설한 전 원내대표는 “그렇다면 새정치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전 원내대표는 “나는 DJ와 함께 정치를 해온 사람이다. 그분의 말씀을 좀 빌려서 설명 하겠다”고 말을 꺼낸 뒤 “DJ의 어록 중에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조화롭게 균형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탁상공론적 관점에만 빠져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정치현실적인 문제에만 매몰돼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다 조화롭게 가지고 ‘국민보다 한걸음 앞서가서도 안된다. 반걸음 앞서가야 한다’고도 말씀하셨다. 이미 돌아가신 과거의 분이 한 말씀이지만 새정치의 답은 거기 있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 한다”

그러면서 전 원내대표는 “반걸음 앞서간다는 것은 구체적으로는 국민을 배려해서 중심에 두고 사고한다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념적인 구분보다 작은 정책을 소중히 하는 모습이다. 그것이 바로 새정치가 추구해야 할 부분이라고 하겠다”고 정의내리고 다음과 같은 사례를 풀어놨다.

“싸커맘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싸커맘’은 미국사회에서 방과 후에 차로 축구교실에 데려다 주는 등 아이들 과외활동을 도와야 하는 주부들을 이르는 신조어다. 교육과 건강, 교통 주거문제에 관심이 많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성이 있다. 과거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스캔들이 터지며 재선이 불투명한 상태에 놓인 적이 있었다. 당시 딕 모리스나 마커 펜 등, 클린턴을 주지사에서 대통령을 만들었던 전략가들이 뽑아낸 결론은 ‘싸커맘’들의 마음을 잡아야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거시적인 문제를 다루는 소위 ‘뉴딜폴리시’와 대응하는 ‘스몰 폴리시’라는 용어를 만들어내고 작고 구체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만한 정책들을 고안했다. ‘싸커맘’들에게 쉽게 와 닿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사안들을 추출해서 적재적소에 제시했다. 그 결과 압도적인 표차로 클린턴은 다시 당선된다. 그는 퇴임할 무렵까지 지지율 70%라는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새 정치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국민들이 구체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정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정책의 성격이 보수냐 진보냐를 관념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이 시대에 와서는 낡은 정치다. 한가지 더 새정치의 모습에 대한 예를 들어보겠다. 내가 지역구활동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교통신호문제다. 국회의원이 소위 횡단보도 이런 문제들까지 다루느냐 하겠지만 이는 주민들에게 중요한 일이다. 생명과 위협, 사고와 경제권까지 걸려있다. 방범카메라 문제도 그렇다. 작아 보이지만 거대 담론 못지않게 주민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새정치가 보장해야 할 세 가지…육아‧의료‧교육

전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새 정치가 보장해야 할 구체적인 요건들을 제시했다.

강연의 말미에서 그는 “지난 2010년, 2011년 민주당 정책의장을 하면서 보편적 복지라는 말을 의제화시킨 당사잔데 당시에는 많은 반대가 있었다. 포퓰리즘 아니냐고 얘기했다. 그러나 이는 진보를 지향하는 정책이라서 제안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서 아이를 낳는데 부담을 가지는 것, 이게 사회인가? 또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배움을 포기해야 하는 사회도 야만적인 사회다. 새정치는 이러한 야만을 버려야 한다. 적어도 국가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회라면 육아, 의료, 배움 이 세 가지는 보장해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역설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원내대표 ⓒ시사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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