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33)>전인호, ˝한국선거도 빅데이터전략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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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33)>전인호, ˝한국선거도 빅데이터전략 시대 온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5.05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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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 많아도 지원자 없으면 무용지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전인호 리서치뷰 공동대표 ⓒ시사오늘 홍세미 기자

선거 전략에도 유행이 있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전략으로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최근 선거판에서 전략을 거론하며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빅데이터(Big Data)다. 빅데이터의 사전적 의미는 ‘기존의 분석도구 및 관리체계로는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지만, 선거 전략과 함께 쓰일 때는 이 앞에 ‘정치적인’, 또는 ‘유권자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빅데이터 선거전략은 이미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선거에서 활용해 승리를 거뒀다고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그렇다면 한국선거에서의 빅데이터 선거전략은 어떤 것인지, 정치컨설팅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전인호 리서치뷰 공동대표가 4월 29일 국민대 북악정치포럼에서 그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 대표는 “지금은 정보과잉을 넘어 정보 폭발의 시대”라며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이용하느냐에 따라 선거도 승패가 갈린다”라고 운을 뗐다.

또 그는 “선거를 얘기할 때는 2012년 오바마가 치른 미국 대통령 선거와 그 이전의 선거로 구분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오바마 빅데이터 전략의 모티브가 됨. 통계와 수치를 기반으로 선거 승리의 방정식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대표는 오바마 선거의 사례를 들었다.

“오바마의 선거캠프 매니저 짐 메시나는 선거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도전을 준비했다. 그 배경에는 스티브 잡스의 조언이 있었다. 에릭 슈미트, 스티븐 스필버그, 안나 윈터 등 저명인사들을 찾아 조언을 구하던 짐 메시나에게 잡스는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준다.

‘지난번 선거에서 당신들은 웹과 이메일이라는 원시적인 선거로도 이겼다. 이번에는 다르다. 페이스북 텀블러, 트위터 ,유투브, 구글 등 훨씬 더 다양한 채널들이 웹이 아니라 모바일에 생겼다. 이번 선거는 모바일 선거가 될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짐 메시나는 선거캠프를 세 개의 부서로 조직한다. 통계학자, 수학자, 언어분석학자, 심리학자 등을 초빙해 분석팀을 만들고 모든 SNS상에 있는 유권자들의 비(非)정형데이터(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를 모두 긁어모은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자면 2억5천만 유권자들이 무엇을 포스팅했는지, 누구에게 ‘좋아요’를 눌렀는지를 모두 모아 분석한다. 어마어마한 작업이지만 놀랍게도 오바마는 해냈다. 그렇게 만들어낸 유권자들의 빅 데이터를 통해 최종적으로 마지막에 선거전략에 누구에게 집중하면 승부를 낼 수 있는지, 소위 7~10%의 ‘스윙 보트’를 찾아내기 위해 분석했다. 그리고 분석을 가능케 하는 하드웨어를 테크팀에서 지원했고, 디지털 팀은 홍보물 등을 만들어 내보내는 역할을 했다."

전 대표는 “오바마가 사용했던 핵심적 수단은 모바일과 SNS인데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적용 가능한 얘기다”라며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의 모바일 전환속도(인터넷을 쓰던 사람들이 모바일을 사용하는 비율)가 세계 최고수준이기 때문이다. 세계 평균이 71%인데 한국은 90%다. 미국 80%, 영국 79%, 일본 86%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 선거의 사례를 제시했다.

“그런 한국 정치의 수준은 이러한 과학적인 선거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 있었는데 시도는커녕 신경 쓰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소위 ‘정치 9단’이라는 3선, 4선 의원들이 전략을 다 결정했다.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보고를 올리면 묵살당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패배했다. 내가 알기로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지금도 (빅데이터)분석팀 자체가 없다. 담당자가 한 사람 있는 것으로 안다. 거의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이는 아마도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선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이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버즈량’이라는 것이 있다. 연관 검색어의 총량, 온라인 상에서의 언급량의 총량을 말한다. 대선 이후 분석해 본 결과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버즈량 차이가 사실상 득표율과 유사했다.

새누리당이 SNS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 지난 2011년 최문순 현 강원도지사의 선거캠페인을 했었다. 모두가 강원도는 시골인데 무슨 SNS냐고 했다. 당시 후보였던 최 지사는 SNS를 굉장히 잘 아는 사람이었다.

의원시절했던 노숙 관련 글은 수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관심이 뜨거웠다. 선거 후에 확인해본 결과 최 후보의 SNS 도달자(접한 사람)은 260만 명, 상대후보였던 엄기영은 60만 명 정도로 추산됐다. ‘엄기영 딴소리’라는 동영상은 선거 기간 내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 결과로 최 후보가 승리했고 새누리당은 참패의 원인을 분석하며 SNS와 데이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새누리당이 결정적으로 SNS와 빅데이터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는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다.

박원순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모두 많은 수의 ‘팔로워’를 가진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이었다. 그런데 나 후보 주원에는 지원자가 없었다. 박 후보 주위에는 정봉주, 조국, 이정희 공지영, 진중권 등 팔로워 수로 25위안에 안에 드는 지지자들이 즐비했다. 여기서 또다시 패한 새누리당은 절치부심하며 18대 대선을 준비한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승리로 끝났다.”

전 대표는 한국에도 빅데이서 선거전략을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아직 한국은 법적 상황 등이 미국과 많이 달라서 미국의 오바마 선거 때와 같은 빅데이터 선거전략을 본격 가동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사례와 같이 SNS와 모바일의 중요성은 몇 번이고 언급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한국적 환경에 맞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중이다. 아마도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사용될 것이다. 성과가 나오면 그 케이스를 발표해 드리겠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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