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지난 2일 귀국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7일만에 또다시 출국 길에 올랐다. 김 회장은 그간 만성 폐질환으로 인한 호흡곤란, 당뇨, 우울증, 섬망 등의 증세가 겹쳐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김 회장은 요양이 필요하다는 주치의의 권유로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 내 김 회장의 경영 공백은 지난 2012년 8월부터 이어졌다.
한화는 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김 회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비상경영위는 대규모 투자나 신규 사업계획 수립, 임원인사 등 주요 결정을 도맡고 있다.
지난해 실적 논란에서 최근 장남 동관 씨의 경영승계 전망까지, 김승연 없는 한화의 내막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집행유예 선고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커넥션 의혹이 제기됐다.
최태민 목사의 사위인 정윤회 씨의 딸이 승마 국가대표로 발탁된 것을 두고 다소 억지스런 논란이 불거진 것.
한화그룹 내 임원 4명은 대한승마협회 운영진을 맡고 있으며 협회장 역시 3대째 한화그룹에서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새정치연합에서 “정 씨의 딸을 국가대표로 발탁해주는 대가로 김 회장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냈다”며 설을 제기했다.
하지만 한화 측은 “정치적 이슈와 전혀 관련 없다”며 “말 태워준다고 판결이 나오는 시대는 아니지 않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설이 제기된 것은 김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한화는 김 회장 공백으로 인한 실적 논란에 시달렸다.
그룹 전체 계열사의 영업이익이 지난 2012년 1조2480억 원 대비 28% 줄어든 8990억 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누적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36.9% 줄어든 6350억 원, 영업이익률도 4.4%에서 3.2%로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적 논란을 일축시키며 타사 대비 경영 공백으로 인한 피해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연합뉴스는 “재벌 총수가 구속되면 경영마비된다는 주장은 엄살”이라며 “한화는 2010년 대비 2011년, 순이익이 감소하는 폭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한화는 구조조정 등 굵직한 결정과 태양광 사업의 급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한화그룹은 잇따라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으며 구조조정에 나섰다. 총수가 없는 상태에서 비상경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알려지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한화케미칼은 자회사인 제약사 드림파마를 매물로 내놨으며 한화 L&C 는 건축자재 사업부문을 7월까지 매각하기로 결정, 미국계 사모펀드인 모건스탠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전국 100여 곳의 매장을 보유한 편의점 ‘씨스페이스’의 매각도 추진 중에 있다.
당시 한화의 결단력은 김 회장의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태양광 사업 고개들자, 김동관 실장 경영승계 가시화
겉돌던 태양광 사업(한화솔라원·한화큐셀)에도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의 경영 승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사업은 지난 1분기 24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2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태양광 사업의 흑자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한화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증권업계는 태양광 사업이 올해 500억~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제품인 셀·모듈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영업이익률이 높은 발전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김 실장의 경영승계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이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 사업을 점 찍은 데 이어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인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2011년 이후로는 한화솔라원의 기획실장으로, 2013년 8월 이후로는 한화큐셀 CSO로 사업 전반을 도맡아 왔다.
때문에 태양광 사업의 안착은 김 실장의 승계구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김 실장의 경영능력이 김 회장의 경영 공백과 맞물려 효과를 극대화 했다고 풀이했다.
김 회장의 출국과 관련 한화 측은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아직은 건강 회복을 해야할 시기”라고 밝혔다.
또,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해야 하고, 집행유예기간이 끝나야 경영 복귀가 가능하다”며 “당분간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 실장의 경영 승계와 관련해서는 “이건희 회장 사건으로 경영권 승계가 재계 화두가 된 듯 보인다”며 “경영권 승계를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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