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재고자산 부풀리기 의혹…뒤로는 억대 배당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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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약품 재고자산 부풀리기 의혹…뒤로는 억대 배당잔치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5.22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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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 지표 올리려 재고량 늘려(?)…오너 연봉 사원의 17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일양약품

일양약품이 경영부진과 오너의 고액연봉 등 거듭된 의혹에 연계되면서 뭇 여론으로부터 비난세례를 받고 있다.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이 고액의 연봉 및 배당금을 챙기고, 회사 부실을 감추기 위해 재고자산을 늘렸다는 의혹들이 동시에 맞물리며 논란을 잠재우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일양약품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12월31일) 기준 일양약품의 재고자산은 312억원으로 전년 회계연도(2012년3월31일) 대비 14.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나 판매를 목적으로 생산과정 중에 있는 것, 혹은 판매를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부채 증가하는데…임원만 배당잔치

일양약품의 재고자산이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한 원인로 온전히 판매부진을 들 수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한 회계전문가는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고의로 상품을 과다 생산해 유동성 지표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고자산이 재무제표 상 유동자산으로 들어가는 점을 고려할 때, 유동자산이 늘면 기업의 지급능력과 신용능력을 판단하는 유동비율도 덩달아 오른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즉 유동비율이 낮은 일부 기업들이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유동자산도 늘어나는 점을 악용해 굳이 팔 생각이 없음에도 상품을 과하게 생산한다는 것이다.

유동성 지표에 따르면 일양약품의 유동자산은 1316억 원으로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특히 유동자산 증가분 44억 원 중 재고자산 증가액 39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8.6%였다. 이처럼 유동자산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동부채가 1191억 원에서 1458억 원으로 22.4% 급증하면서 일양약품의 유동비율은 106.8%에서 90.2%로 하락하는 결과를 맞이했다.

일양약품의 과다 생산 의혹은 당좌비율에서 더 확연히 드러나는데, 지난해 당좌비율은 68.8%로 2012년 83.9%보다 15% 떨어졌다. 여기에서 당좌비율은 기업이 유동성 지표를 조작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재고자산은 제외한 유동비율을 보여주는 수치를 말한다.

또한 해당 기업은 총 부채가 21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가 늘면서 부채 비율은 107.6%에서 10.1%포인트 오른 117.7%에 달했다. 즉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다는 뜻이다.

재고자산 뿐 아니라 지난해 5월까지 경영실세였던 정 회장의 고액 연봉도 논란의 중심이 됐다. 오너 한 명이 일반사원의 17배를 훌쩍 넘기는 연봉을 챙겼다는 것.

일양약품의 2012회계연도(2012년 4월 1일~ 2013년 3월 31일)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1년 동안 연봉과 배당 등으로 총 6억59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정 회장은 김동연 사장과 정유석 전무 등 등기임원 3명에게 2억70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연봉 외에 억대 배당금으로 한 번 더 쾌재를 이룩했는데, 그가 보유한 회사 지분 22.72%에 따른 3억9900만 원의 현금을 챙긴 점이다.

나홀로 3억 챙긴 스크루지 정 회장

▲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 ⓒ일양약품

반면 같은 기간 일반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8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타 동종업계 일반 사원의 임금과 비교해도 상당히 적은 금액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 439억 원을 올린 조아제약의 직원 연봉은 5300만 원에 달했으며, 연매출 443억 원인 신일제약의 경우 3660만 원을, 고려제약(416억 원) 역시 3700만 원을 직원 평균 연봉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2012년 회계연도 매출액 1465억 원을 기록한 일양약품은 타사에 비해 적게는 800만 원에서 많게는 1500만 원까지 차이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 역시 커질 것으로 추측된다.

<시사오늘>은 이와 관련 일양약품 담당자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할 말이 없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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