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오는 10월 진행될 예정이다. EU의 불법조업국 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시기가 내년 1월로 연기됐지만,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EU와 그린피스 등은 한 차례 강화된 불법어업 벌칙조항에 대해 추가 강화를 권고한 바 있다. 그간 어떤 사건들이 있었기에 추가 강화 조치가 권장된 것인지 <시사오늘>이 짚어본다. <편집자주>
2011년 사조산업 ‘노예선 논란’…폭행‧성추행 ‘인권탄압’ 등 파장
2011년 뉴질랜드 근해에서 조업작업을 벌이던 사조오양 소속 오양75호에서는 인도네시아 선원 32명이 집단 이탈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탈출한 선원들은 한국인 선원들의 폭행과 폭언, 성추행 등 가혹행위를 고발했다.
다음은 당시 선원들이 주장한 내용의 일부다.
“점심을 준비하고 있는데 갑판장이 다가오더니 입을 맞추려고 했습니다. 성행위를 하듯 내 몸에 자신의 몸을 밀착시키기도 했습니다. 내가 일어서려고 하니까 뒤에서 나를 껴안았어요.”
“새벽 4시에 여섯차례에 걸쳐 두들겨 맞았습니다. 코피가 나고 코뼈도 어긋났어요. 아직도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그 어떤 한국 어선에서도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경악했다. 발빠르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인도네시아 선원들에 대한 인권 탄압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뉴질랜드 언론들도 대서특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조산업은 사설탐정까지 고용해 선원의 파업과 인권탄압 의혹이 어떻게 대학 조사팀 등으로 유출된 것인지 조사하기도 했다.
물론 사조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양75호’가 말썽을 부린 일은 또 있다.
오양 75호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규모의 어획물 무단투기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되며 뉴질랜드 국고로 압수조치되기도 했다.
당시 데이비스 산더스 판사는 범행 선발에 대한 몰수 명령을 내리고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
사조오양 소속 선박들의 불법 투기 행태는 최근에도 보도된 바 있다.
이번에는 ‘오양77호’가 말썽을 부렸다.
해당 선박은 뉴질랜드 캔터베리 해역에서 돌묵상어 등을 불법으로 투기하고, 어획량을 허위 보고하는 등 총 11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해당 선박에 탑승했던 선장 이대준 씨는 수산물 불법 투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이 선장에 대한 재판을 맡았던 브라이언 캘러한 판사는 “이 선장은 해양에서 수산물이 버려지는 것을 묵과했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이와 관련 사조산업 측은 2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노예선 논란은 어떠한 소송도 없이 마무리된 사건이지만 뉴질랜드 사회에서 이슈화 되는 바람에 한국어선이 모두 쫓겨나는 등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고 해명했다.
이어 “불법투기와 관련해서는 사 측에서 지시한 사항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는 데 노력 중”이라며 “사실상 어장을 빼앗길 수 있는 사안인만큼 재판에 힘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조는 불법투기 동원은 불법어획…‘도덕불감’ 논란도
동원, "불법어획 아닌 사기 당한 것, 그린피스 일방적 주장"
사조와 업계 양대산맥을 이루는 동원산업은 아프리카 해역에서 불법 어업작업을 벌이며 ‘보태기’에 나섰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발표한 <한국원양어업 불법어업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동원산업 소속 참치 원양어선인 ‘프리미어호’는 지난해 아프리카 서부 라이베리아 해역에서 단속에 걸렸다. 위조된 어업 허가권을 들고 어획 작업을 펼치다가 적발된 것.
그린피스에 따르면 ‘프리미어호’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위조된 어업권으로 조업활동을 벌였다.
게다가 동원 측은 관련 혐의를 무마하기 위해 라이베리아 수산청을 사칭해 ‘프리미어호'에 혐의가 없다’는 내용의 ‘위조 공문서’를 정부에 제출한 의혹도 받았다.
결국 동원산업은 라이베리아 측에 200만 달러(약 20억 원)의 합의금을 물었다.
올해는 미국 법률회사 무어컴퍼니(Moore Company)가 동원산업을 불법어획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동원그룹이 어획권 취득을 위해 꼭두각시 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를 이용해 불법 어획을 해왔다는 게 소장의 주요 골자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월 미국 현지언론 <언더커렌트뉴스>에 의해 전해졌다.
미국법은 미국 내 어획권이 있는 배를 한국업체가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동원 측은 2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아프리카 해역에서 발생한 불법어획 사건은 어획권을 구매해주는 중간업체가 사기를 친거다. 우리 뿐만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어선들도 사기를 당했다. 우리가 문제 있다는 것은 그린피스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며 “우리도 손해를 본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동원은 EU 측이 개선을 요구한 부분에 대해 이미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EU‧그린피스 “불법어업에 대한 제재 강화하라”
추가 제재 강화 요구에 할 말 잃은 국회…왜?
이같은 상황에 대해 EU와 그린피스 등은 불법어업에 대한 정부의 제재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 방한해 실사를 마친 EU대표단은 “현행 불법어업에 대한 벌칙조항이 실질적인 억지력이 되도록 강화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해수부는 불법조업국 공식 지정을 막기 위해 불법어업 적발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수산물 가액 3배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원양산업발전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대표단은 불법어업에 대한 벌금으로 60만유로(약 8억 원)의 하한선을 둔 스페인을 예로 들며 벌금 하한선을 둘 것을 추가로 제안했다.
정부가 EU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법조업국 지정의 오명을 쓰게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갖은 억측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편, 불법조업국으로 지정되면 EU로 수출되던 수산물의 길이 막히며 연간 1100억 원 규모의 손해를 입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우리 어선의 EU 회원국 항만 출입이 금지 되고, 한국의 원양업계에 대한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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