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재와 '정계은퇴'>영욕의 정치인생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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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삼재와 '정계은퇴'>영욕의 정치인생 30년
  • 정세운 기자
  • 승인 2008.04.29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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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세운 기자]

▲ 강삼재 전 의원은 영욕의 정치인생 30년을 마감하고 은퇴했다.
지난 대선에서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전략기획팀장으로 돌아온 강삼재 전 의원. 강 전 의원은 대선 이후 자유선진당 창당을 주도하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강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서울 양천 갑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결국 강 전 의원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강삼재는 사실 YS 직계로 잘 알려진 정치인이다. 문민정부 시절 집권 여당의 최연소 사무총장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강삼재의 정치시작은 동교동계였다.

그는 85년 12대 총선에서 신당돌풍을 얻고 국회에 입성한 정치인이다. 그의 지역구는 마산이다. 그러나 그는 당초 동교동계의 김상현과 인연을 맺어 신민당에 들어왔다.

마산 중고와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경남신문사에서 기자생활을 했던 강삼재는 81년 1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그러나 2만 9천여표를 얻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YS의 단식농성과 민추협발족에 이어 신민당이 창당되자 ‘신민당 공천’을 위해 그는 당시 김상현 민추협 공동의장 권한대행 집을 찾아갔다. 김상현은 당시 YS와 함께 민추협을 만들어 동교동계를 관리했다. 어느 정도 공천권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였다. 

김상현은 그날 강삼재를 만나보고 가능성을 인정해 공천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마산은 YS의 고향 같은 지역이다. YS가 강력히 반발했다. 그 지역은 상도동계에 속한 현역의원인 백찬기가 있었다.

김상현은 “복수 공천을 해 둘 다 당선시키자”며 YS를 설득했다. 결국 강삼재는 백찬기와 함께 복수공천 돼 마산에 출마했다.

이때 무명인사에 불과했던 강삼재는 1위로 금배지를 달았다. 특히 12대 총선 최연소 의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상현은 이에 대해 “강삼재를 처음 만나보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YS를 설득해 복수 공천을 따냈다. 당시 YS는 마산에 두 번이나 내려가 지원유세를 펼쳤다. 하지만 강삼재 보다는 백찬기 유세에 더 신경을 썼다. 그러나 당선은 강삼재가 되고 백찬기는 낙선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강삼재는 당선 후 계보선택을 놓고 무척 고민했다. 동교동 측 도움으로 원내에 진출했지만 YS 영향권에 있는 지역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초선의원 12명이 당내 계파를 초월해 의정활동을 하자는 목적에서 ‘정민회’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지만 결국 상동동계의 길을 걸었다.

이후  신민당 부대변인, 통일민주당 대변인을 거쳐 YS의 핵심참모로 성장했다. 특히 그는 YS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강삼재는 집권여당인 신한국당에서 선거자금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올랐다. 그때가 그의 나이 43세였다.

그러나 97년 대선에서 패한 한나라당은 야당으로 추락했다. 여당이 된 민주당은 96년 15대 총선 당시 사용한 자금 출처를 물고 늘어 졌다. 안기부의 자금이 집권당의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혐의로 그는 2001년 기소됐다. 세칭 ‘안풍사건’의 주역으로 그는 2003년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법정에서 그 자금이 안기부가 아니라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받았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 결과 자신의 정치적 대부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비난까지 받기도 했다. 그는 나중에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무죄를 받고 돌아온 강삼재는 정계복귀를 서둘렀다. 그는 2006년 7·26 국회의원 재선거 때 마산 갑에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했다가 탈락했다. 당시 자신을 밀어주려고 애쓴 사람은 강재섭 대표였다.

강삼재는 강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다”라는 인사말을 남겼다. 강삼재와 한나라당과의 마지막 인연이었다. 그랬던 그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의 선대위원장에 해당하는 전략기획팀장을 맡으며 정치권에 등장했다. 하지만 대선과 총선패배의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영원히 정치판을 떠나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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