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정계에 소위 ‘북풍(北風)’이 불 조짐이 보인다. 선거 때마다 변수로 작용했던 북한의 동향과 이념 이슈 등이 최근 불거지는 모양새다. ‘삐라 살포’를 놓고 남북 고위급 회담은 중지됐고 통합진보당 해산문제를 놓고 다시 위헌논란에 휩싸였다. 일각에선 무(無)선거 정국에 돌입하기 전에 정국 주도권을 둔 샅바싸움의 전초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대북전단 문제다. 일명 ‘삐라’ 살포를 둘러싸고 남북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지난 1일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성명에서 "우리의 최고 존엄을 악랄하게 훼손하는 삐라살포 망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북남대화도, 북남관계 개선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측은 헌법을 앞세우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입장을 밝혔다. 삐라 살포는 표현의 자유에 입각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남북이 팽팽히 맞서며 구도는 강대강 대치로 들어갔다. 아울러 고위급 회담도 요원해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4일 북한 고위층 3인이 방문하며 합의됐던 ‘제2차 고위급접촉 개최'는 파기 직전까지 몰렸다.
다음으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 문제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4일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17차 공개변론을 개최한다. 이후 현재까지 제출된 서면증거 조사와 증인 신문을 마무리할 수 있어, 연말 내로 변론이 종결되고 선고까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런데 북한 민주화네트워크 김영환 연구위원이 '북한 자금으로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또 다시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김 위원은 주사파 대부로 활동하다 북한 인권운동가로 전향한 인사다.
지난달 21일 헌재에서 열린 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16차 공개변론에서 법무부 측 증인으로 출석한 김 위원은 진보당 김미희·이상규 의원이 북한 자금을 토대로 1990년대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고 증언했다.
김 위원은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하부조직이 1995년 지방선거와 1996년 총선에 입후보하라고 지시해 성남에서 김미희 후보가, 구로지역에서 이상규 후보가 각각 출마했다"며 "한 명당 500만원씩 자금을 지원했는데 이는 북한 밀입북 당시 (민혁당이) 지원받은 40만 달러와 민혁당 재정사업으로 번 돈"이라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은 다음날인 22일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망언에 대해 강력히 법적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선거철도 아닌데 북한 이슈가 떠들썩하다”면서 “아직 먼저 북풍을 건드리는 쪽은 없지만 먼저 이슈를 몰아치는 쪽이 정국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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