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북한인권법이 여의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북한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여야 시각차로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24일 북한인권법안과 북한인권증진법안을 상정했다.북한인권법은 2005년 관련법안이 처음 제출된 이후 10년만이다. 최근 UN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채택된 것을 계기로 여야 정치권의 논의가 다시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정계의 중론이다.
이날 상정된 북한인권법은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5건의 북한인권법안을 통합해 지난 2일 발의된 안이다. 이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도 심재권 의원의 대표발의로 지난 4월 국회에 제출한 북한인권증진법안도 상정됐다.
하지만 여야는 법안내용을 두고 다른 의견을 고수하고 있어 연내처리에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 역시 자기들 인권법 논의에 강력하게 반발·도발 하고 있는 상황이라 북한인권법 처리 과정에서 남북관계 차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與·野 주장 제각각…법안처리 난항 예상
먼저 새누리당은 내년 예산안과 더불어 북한인권법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도 이번 기회에 국제사회 노력에 발맞춰 10년간 묵혀온 북한인권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보호에 대한 단호한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통위가 이날 북한인권법 상정해 본격 심사 착수하는 과정에서 지금이야말로 여야 합의가 북한 인권법을 통과시킬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며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께서도 공식적으로 또는 저와의 개인 대화 중 북한 인권에 대해 우려를 많이 표명했고 또 일부 수정을 통한 북한인권법 처리에 공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 역시 23일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북한에게 인권개선에 나서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허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야당은 북한인권법의 연내 처리에 협조해야 할 것" 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북한당국 더러 북한 인권 개선에 힘쓰라고 주문만 하고 우리는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까지 외치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에 야당도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법안내용이 북한인권법에 대한 대북전단 살포를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은 같은날 "정부여당이 대북전단 살포단체를 지원하는 북한인권법을 밀어붙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며 "평화와 안보는 동전의 양면이다. 안보와 평화가 공존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야말로 연평도 4주기를 맞아 되새겨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허영일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기존 5개의 북한인권법을 통합하여 발의한 것은 대북전단 살포 단체들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북한인권재단 설립 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유감"이라며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민간단체 활성화 지원'조항이 삭제되었지만, '북한인권재단' 사업에 '북한인권 관련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지원' 조항이 있기 때문에 조삼모사 법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새누리당은 북한인권재단 사업의 하나로 우리당이 주장하는 인도적 지원사업 내용을 일부 반영하고 있지만, 우리당의 북한 인권 증진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인도적지원협의회’와 ‘인도적 지원 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에는 많이 미치지 못해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박지원 비대위원 역시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북한의 체제 유지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핵과 미사일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이 체제를 보장하는 안전판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인권법 내용에 대한 여야의 입장은 다르지만 법 제정 자체에 대한 반대 기류는 없기 때문에 북한인권법이 제정될 가능성은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북한인권법 상정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보다 법 제정으로 인해 야기될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유엔 결의안 채택을 계기로 국내에서 북한인권법 제정 논의도 본격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며 "일괄 상정된 부분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여야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법안에는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통해 북한 인권관련 단체에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며 "그렇게 되면 최근 논란인 대북 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고 이것이 바로 새정치연합이 반대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는 "현 정부자체가 북한과의 대결 구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인권에 대한 공격적인 시야보다는 남북관계의 앞길을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며 "여야 모두 신중하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北 반발…해결책 모색해야
한편 북한은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반발하며 연일 비방공세를 펼치고 있다.
UN총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북한은 성명문을 통해 18일 "핵실험을 더는 자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 20일 "전쟁 억제력은 무제한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23일 "핵전쟁이 터지면 청와대가 안전하리라 생각하는가"라며 청와대까지 위협하고 나서 것.
북한의 이같은 도발 발언 이유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바라는 것은 북한 스스로가 정상적인 국가로 외교무대에 등장하고 싶었던 것이 무너졌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 자체를 수용할 수 없을 것" 이라며 "어제(23일) 청와대까지 거론했다는 것은 실직적으로 미국앞에서 자존심을 세우곤 있지만 도발 대상은 결국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로선 지리적으로 우리가 가까운 위치기 때문에 작은 도발이든 큰 도발이든 피해갈 순 없을 것" 이라며 "북한인권법이 상정된 지금 우리 입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볼수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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