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지난해 삼성그룹에 이어 올해는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급물살을 타면서 재계가 ‘상속 시즌’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쓰러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올해로 73세다.
최근 신동주 일본롯데 회장의 추방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이 회장 보다도 20살이나 많은 93세다.
이 외에 대기업이라 불리는 수장들의 절반은 70세를 넘어섰다. 때문에 ‘바야흐로 상속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경영권 분쟁’, ‘형제의 난’ 등의 이슈도 상당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40대 그룹의 총수 중 올해 만 70세를 넘긴 지배자는 17명으로 알려졌다. 40대그룹 전체 총수의 42.5%에 달하는 수준이다.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은 올해로 92세를 맞았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87세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83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80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78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77세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77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72세 △구본무 LG그룹 회장 70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70세 등이 이미 고령이다.
때문에 국내 대기업의 절반이 ‘상속 이슈’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이슈가 된 롯데그룹은 이미 신동빈 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확정된 분위기다. 과거 업계 는 한국롯데는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는 장남인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맡는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최근 신동주 부회장의 일본롯데 퇴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동빈 회장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총수들이 병 중에 있는 삼성그룹과 효성그룹은 이미 승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명확해 보인다. 계열사 상장이나 주식 매입 등이 재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이 이를 입증한다.
후계자를 두고 관심이 주목됐던 효성그룹은 장자인 조현준 사장으로 구도가 잡힌 듯 보인다. 꾸준히 효성 주식을 매입해오던 조현준 사장은 지난해 7월 아버지인 조석래 회장의 지분을 뛰어넘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LG그룹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아들 형모(27) 씨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양아들 광모(37) 씨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지만 아직은 재계 안팎에서 광모 씨를 후계자로 점찍고 있다.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이 워낙 유명한 탓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광모 씨가 상무로 승진, 임원에 이름을 올리면서부터는 LG그룹의 4세 경영 시대가 본격화 됐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그룹 정기인사에서 구학서 전 신세계그룹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부터 ‘정용진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시각에 힘이 실렸다. 지난달에는 정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매각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혀 친정체제를 확실히 하고, 독자 경영에 들어가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왔다.
두산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자산의 대부분(73%)이 이미 4세로 넘어갔지만 LG그룹과 달리 ‘형제경영’의 행보를 보이고 있어 섣부른 예상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박용곤 회장이 80을 훌쩍 넘었어도 동생이자 현재 총수로 있는 박용만 회장이 59세에 불과해 경영권이 승계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70줄에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슬금슬금 승계판을 짜는 그룹도 보인다.
최근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경우다.
장남 동관 씨를 기준으로 각은 잡혔지만, 삼성그룹과 마찬가지로 차남과 삼남에도 분할 상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남 동관 씨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한화솔라원 상무로 승진하며 후계자로 분위기를 잡았다.
차남 동원 씨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 팀장으로 있고, 삼남 동선 씨 역시 지난해 한화건설 매니저로 입사해 경영수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속 분위기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다수의 기업들에 경영권 승계 바람이 불고 있다”며 “상속이 끝날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한동안의 기업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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