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유례없는 저금리 기조에 맞춰 가계의 저축성 예금 증가율도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1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의 총 예금액은 530조53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 늘었지만 이 가운데 저축성 예금(482조2933억 원)은 4.9%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은 48조2465억 원으로 15.0%나 올랐다.
최근 예금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은행에 장기간 돈을 예치해 이자를 얻기보단 잠시 은행에 돈을 맡겨두고 다른 투자 기회를 노리는 대기성 자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가계의 은행 저축성 예금 증가율은 2007년(-6.7%)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축성 예금 증가율은 2008년 12.3%, 2009년 9.7%에 이어 2010년 16.0%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11년 9.4%, 2012년 6.2%, 2013년 5.5% 등 계속해서 둔화되고 있다.
1월 예금은행의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09%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하락했다.
이렇듯 연 2%를 겨우 넘는 정기예금 금리에 가계들이 투자 수단으로 은행 저축 상품보다 증권 등 비교적 리스크가 큰 상품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ELS 미상환 잔액은 53조5037억 원으로 전년(37조9890억 원) 대비 40.8%나 늘었다. 증권, 보험사 등에서 판매되는 금전신탁의 수신 잔액도 286조9325억 원으로 1년 전 259조5374억 원보다 15.5% 증가했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이사는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만큼 ELS나 해외주식형 펀드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여기에 연금저축 펀드나 개인퇴직계좌(IRP) 등 세제혜택이 부여되는 상품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커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금은행의 가계 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515조6368억 원으로 전년 말(481조1313억 원)보다 8.0% 늘어 가계의 저축 증가율을 훌쩍 웃돌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365조5796억 원)은 전년 328조9231억 원보다 11.1%나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