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오는 5월 홈쇼핑 3사에 대한 사업 재승인 심사 발표를 앞두고 롯데홈쇼핑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해 신헌 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비리 혐의에 연루된 점과 더불어 올해 재승인 심사 기준이 예년보다 더욱 엄격하게 변경돼 심사 통과를 낙관하기엔 어렵기 때문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5~6월께 사업 승인이 만료되는 롯데홈쇼핑 등 3사가 사업 재승인 심사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들의 재승인 여부는 이르면 내달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체질 개선 명목 대응책 ‘무용지물’…부정적 시나리오만 ‘들썩’
특히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6월, 자사의 신 전 대표가 불미스러운 비리 사건에 휘말려 사회적·도덕적 물의를 빚은 바 있어 재승인 심사 여부를 앞두고 더욱 초조한 상태다. 체질 개선 명목으로 자체적인 대응책을 내놨지만, 업계에서는 롯데홈쇼핑을 두고 퇴출 가능성부터 조건부 승인까지 부정적인 시나리오만 내놓고 있다.
이처럼 당국의 재승인 심사가 진행되기도 전에 업계에서 롯데홈쇼핑에 대한 부정적인 평이 떠도는 이유는 지난해 롯데 측이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갑(甲)질’에 있다.
신 전 대표는 홈쇼핑 판매와 백화점 편의 제공을 명목으로 납품업체로부터 수억 원대에 달하는 금품을 받아 챙겼으며,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 지급해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뒤로 빼돌리는 등 비리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이에 따라 신 전 대표는 지난 2008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롯데홈쇼핑 임직원과 사전 공모해 회사자금 6억5100여만 원을 빼돌려 이 중 2억2500여만 원을 몰래 챙긴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과 추징금 88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 밖에 회삿돈 횡령 및 황금 시간대에 제품을 올려주겠다며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정부 당국은 대표와 임직원들이 총 동원된 대규모 비리를 일으킨 롯데홈쇼핑 등 홈쇼핑업계의 악행을 철폐하기 위해 퇴출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홈쇼핑 사업 재승인 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당국은 ‘갑질’과 ‘납품비리’ 등 해당 업계의 부적절한 관행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업 재승인 심사 중 과락제를 처음 도입했다.
새로 도입된 과락제에 따르면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공익성 실현 가능성’ 항목을 배점을 150점에서 200점으로 늘리는 한편, ‘조직 및 인력운영 등 경영계획의 적정성’ 항목의 배점도 60점에서 90점으로 올렸다. 만약 홈쇼핑업체의 총점이 650점(1000점 만점) 미만이거나 두 항목의 점수가 50%에 못 미칠 경우 재승인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기존 5년이었던 승인 유효기간을 2년까지 단축한다는 방침도 추가로 변경됐다.
재승인 심사 기준 엄격 도입…시정명령 외 과징금 폭탄 예상
공정거래위원회도 홈쇼핑 재승인 심사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내밀었다.
지난 23일 공정위에 따르면 현 6개사 홈쇼핑 제재안과 관련, 매출액의 2％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는 공정거래법이 아닌 납품 대금 등을 근거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대규모 유통업법을 적용해 제재 수위를 기존보다 높였다.
이번 공정위가 시행하는 대규모 유통업법은 단지 경고와 시정명령에 그치지 않고, 과징금 상한 범위가 납품대금 등으로 넓어져 과징금 액수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심사에 앞서 재승인 계획서만 제출했을 뿐 아무 것도 진행된 바 없다”며 “(재승인에 대한)사내 분위기는 낙관과 비관, 둘 다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