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국내 담배제조사가 사재기 논란에 휩싸이며 홍역을 앓고 있다.
담뱃값 인상 정책이 나오기 시작한 지난해 6월부터 담배제조사가 반출량을 늘리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실제로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담배 반출량이 총 6억 갑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3억7000만 갑이었던 담배 반출량은 한 달만인 6월에 4억2000만 갑으로 5000만 갑(13.5%)이나 늘어났다.
정부가 담배 1갑 당 2000원을 인상하자는 ‘금연 종합대책’을 내놓은 9월 반출량은 무려 6억 갑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점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담배 재고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대해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이 고시되기 전에 소비자들이 담배를 찾는 수요가 늘어 점포에서도 발주가 증가했다"며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발주수량을 근간으로 해서 5~6일정도 담배 재고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담뱃세는 판매 시점이 아니라 담배가 공장에서 출하되는 시점에 붙는다. 따라서 정부의 인상 조치 전에 담배가 반출되면 세금은 예전대로 절반만 내면서 도·소매 유통 때는 오른 가격에 팔 수 있게 된다.
기재부는 금연 대책을 발표한 다음날에야 ‘매점매석행위 고시’를 시행했다. 매달 담배 반출량을 1~8월 월평균의 104%(3억 7300만갑) 이하로 묶기로 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정부가 담배 사재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논란 이후 담배제조사인 KT&G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재고차익이 일어난 부분은 유통흐름상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
17일 KT&G 관계자는 “담배는 제품 특성상 생산 후 판매점에 도달하기까지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가량 소요된다”며 “편의점이나 판매점에서 안전재고 보유를 하게되며 이런 현상은 유류·주류 같은 상품군에서 동일하게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계 제조업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9월 정부 정책에 따라 오히려 판매점 공급량을 평소대비 104% 수준으로 늘렸으며 12월 정부가 고시를 수정한 이후에는 120%까지 확대했다”며 “공장 출고량도 30%이상 크게 줄여 보유재고를 최소화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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