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불법 도박 시장이 확산되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홍콩의 사례를 들어 대한민국도 불법 도박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말레이시아와 같이 소극적·방관적 태도를 보일 것이 아니라 홍콩자키클럽처럼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말레이시아, 불법 도박 단속에 뒷짐 진 정부
말레이시아가 불법 도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단속에 대한 의지마저 보이지 않고 있어 합법 사행산업이 날로 위축되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불법 도박 확산방지 국제심포지엄'에서 스캇 매튜 전 말레이시아 재결위원은 "말레이시아 불법 도박 시장이 2조 4000억 원 규모로 성장하는 동안 합법 시장인 경마 매출은 매년 하락세를 기록, 지난 2013년 기준 2120억 원까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말레이시아에서는 불법 도박 업체들이 레스토랑·커피숍의 간판을 달고 운영돼 적발이 어려운데다 불법 도박업자들이 뒷거래를 통해 승부를 조작하는 일이 만연하다고 설명했다.
폭력배까지 동원돼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지만 정작 말레이시아 정부는 불법 도박 근절을 위한 의지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 불법 도박 시장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점에서 말레이시아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경고하며 불법 도박을 막기위해 마사회, 정부, 검·경의 정보교류와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콩자키클럽, 불법 도박 흥행 요인 벤치마킹
반면 홍콩의 유일한 합법 도박 운영체인 홍콩자키클럽은 불법 도박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법 시장을 합법 시장의 테두리 안으로 흡수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리차드 청 홍콩자키클럽 마케팅 본부장은 "홍콩은 작은 도시임에도 2조 원에 이르는 불법 도박 시장이 존재한다"며 "도박 중독자가 사채로 인해 일가족을 죽이고 자살하는 사건이나 가정폭력, 삼합회의 자금줄 역할 등의 다양한 사회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홍콩자키클럽은 불법 도박을 근절하고자 불법 업체들의 성공 요인을 벤치마킹해 불법 도박 시장을 양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불법 시장에서 이미 시행 중인 잃은 금액의 10%를 돌려주는 리베이트 정책이라든지 베팅을 할 수 있는 게임을 대폭 늘려 불법 시장 고객 유입에 성공했다.
더불어 온라인과 모바일로도 베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플랫폼을 선보였고 고객에게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결과, 지난 2011년 5조67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2014년 8조8600억 원으로 56% 증가했다.
또한 홍콩자키클럽은 무분별한 베팅으로 인한 가산 탕진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경찰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합법 시장의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대한민국, 합법 도박 규제 완화 필요
이에 따라 불법도박 시장규모가 100조 원에 육박하는 한국도 불법 도박 시장 양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강석구 박사는 "한국 불법 도박 시장이 100조 원 규모에 이른다"며 "정부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합법 시장에 대한 규제보다는 불법 시장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불법시장에 대한 강력한 규제는 세수확보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사안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와 사감위와 경찰이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다.
그러나 지난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처럼 후속 조치 없이 무턱대고 단속에 나설 경우, 불법 도박 시장의 음성화는 더욱 심화되고, 모바일·온라인화 추세에 따라 불법 도박 시장의 실체에 대한 단속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 박사는 "홍콩자키클럽처럼 우리나라 합법 도박 시장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과 유관기관의 협력, 관계법령의 전면 개정을 통해 불법 도박 시장의 양성화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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