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서지연 기자)
저금리 기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권이 영화 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이 연계마케팅을 실시해 예금 고객을 끌어 모으는가 하면, 펀딩 방식을 통해 제작에 투자하는 등 영화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눈에 띄는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그동안 영화 제작사·배급사, 방송국 PD 출신 직원 등으로 구성된 ‘문화콘텐츠사업팀’을 만들어 투자조합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간접투자만 했던 기업은행은 2013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직접투자에 뛰어들었다.
기업은행은 ‘IBK금융그룹 문화콘텐츠 상생협력투자조합’(150억 원 규모)에 IBK캐피탈과 함께 100억 원을 출자했다. 이를 통해 '국제시장' 제작에 6억5000만원을 투입했다.
국제시장은 개봉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관객 600만 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거뜬히 넘겼다. 영화업계에서는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한 국제시장을 통해 기업은행이 50%를 넘는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최고 흥행영화 '명량' 제작에도 5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명량의 관객 수가 1700만 명을 돌파한 만큼, 100%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영화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기업은행은 드라마에도 투자해 큰 수익을 거뒀다. 대한민국에 장보리 열풍을 몰고 온 '왔다 장보리'를 비롯해 '별에서 온 그대', '야경꾼일지', '끝없는 사랑', '앙큼한 돌싱녀' 등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IBK기업은행 콘텐츠금융부 정성희 팀장은 “금융권에서 영화산업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곳은 기업은행이 유일무이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업은행이 특별하게 문화콘텐츠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CEO(권선주 행장)의 철학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권선주 행장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도 ‘국제시장’에 300억 원을 투자, ‘명량’에 35억 원을 투자하는 등 영화투자를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산업은행은 ‘CJ E&M 문화콘텐츠펀드’라는 상품에 투자했는데, 이 펀드는 CJ E&M에서 진행하는 영화 등 문화콘텐츠 관련 지식 재산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총 규모는 600억 원이다.
펀드 만기일인 오는 2018년 3월에 정산 받을 예정이며, 기대 수익률은 꽤 높은 수준인 8% 대로 알려져 있다.
보험사들도 최근 펀딩방식을 통해 영화제작에 투자하고 있다.
′명량′을 상영하고 있는 CJ E&M 조성 펀드에는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신한생명 등이 가입했고, ′해적′ 배급사인 롯데시네마 운용 펀드에는 롯데손해보험 및 현대해상이 투자했다.
특히 KDB생명, 서울보증보험, 메리츠화재는 ‘아이디어브릿지 펀드투자’를 통해 CJ E&M이 제작 또는 메인 투자자로 참여하는 영화·컨텐츠 프로젝트에 대해 공동투자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과 보험사 관계자는 “간접적 투자방식으로 펀드회사 CJ E&M에 투자했는데 CJ E&M 측에서 영화에 투자해 수익을 본 것”이라며 “영화산업에 관심이 있는 것은 맞지만 자신의 회사가 직접 영화를 선택해 투자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좌우명 : Carpe Diem & Memento M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