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문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하
스크롤 이동 상태바
˝메르스 때문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하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6.11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표 악화, 경기 회복세 실종…경기 침몰 막는 선제 조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 한국은행은 11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뉴시스

중동에서 날아온 바이러스가 한국의 금리마저 쓰러뜨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1.50%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첫 1%대 금리를 기록한지 3개월만에 다시 사상 최저금리를 갱신한 것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미약하게나마 회복되던 경기가 크게 흔들리자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는 선제 조치로 분석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 2분기 경기 회복세의 확산 또는 부진을 판가름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5월 일부 소비지표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메르스 영향으로 해외관광객이 입국을 취소하고,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액, 신용카드 승인액이 줄어드는 등 소비심리의 위축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여기에 엔저와 저유가에 따른 수출 둔화도 금리인하를 부추겼다.

5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9% 추락하면서 올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4월 설비투자와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각각 0.8%, 0.3% 줄어 두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이 이르면 오는 9월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시간적 여유가 얼마 없었다는 점도 금리인하 요인으로 풀이된다.

윤여삼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 확인된 경기지표들도 좋지않았고, 메르스 요인 때문에 5월 소비지표도 흔들릴 수 있다"며 "내수 안정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정책적 노력이 나와야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9일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기재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메르스 발생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모든 선제적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한은은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해 국내 경기가 더 침몰하는 사태를 막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확실하게 전달했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의 가계부채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통계'에서도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10조1000억 원 늘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 분석실장은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는 추가 대책, 특히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가 이미 낮은 상황이기에 추경 등의 재정 확대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크다"며 "기준금리 인하와 재정확대 정책을 함께 써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필요하면 바로 움직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