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카드 복제 범행 벌써 4번째…은행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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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카드 복제 범행 벌써 4번째…은행 속수무책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6.16 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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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카드 복제 시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벌써 같은 수법으로 네 번이나 당했지만 은행들은 속수무책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선유도지점과 서울 서대문구 이대후문 자동화점포 ATM에서 카드 복제 사고가 발생했다.

범인들은 관리가 허술한 주말을 범행시점으로 정하고, 지난달 30일~31일과 이달 6~7일 카드복제기를 부착해 270여 건의 카드정보를 빼냈다. 이들은 이후 대만에서 복제한 카드로 770만 원(12건)을 인출했다.

신한은행은 부정거래방지시스템(FDS)에서 의심스러운 거래가 발견돼 피해 카드의 사용을 중지했다.

은행 관계자는 "정보가 유출된 고객들에게 이를 알리고 카드 사용을 중지했다"며 "피해금액은 전액 보상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 은행 ATM 기기에 카드복제기를 설치해 정보를 빼가는 범행이 올 들어 4번 째 발생했다. ⓒ뉴시스

ATM을 이용한 카드복제 범행은 올 들어 벌써 네번째다.

지난 2월 IBK기업은행은 서울 금천구의 한 ATM 투입구에 카드복제기가 설치된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한 달 뒤 범인이 붙잡혔지만 이미 30만 원의 피해가 발생한 뒤다.

또 3월 16일에는 수협은행 ATM에서 카드 복제가 시도돼 1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지난 4월 26일에는 우리은행 명동역 지점 ATM투입구에서 카드복제기가 발견됐다.

이처럼 한 달에 한 번꼴로 동일한 범행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은행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다.

시중은행들이 밴(VAN)사와 ATM 제조사,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여러차례 회의를 거쳐 대책을 마련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탓이다.

TF는 △ATM 초기 화면에 카드 복제기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문 안내 △ATM 카드 투입구 교체 △카드 복제 방지 신기술 개발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사고를 겪은 일부 은행만 ATM 투입구를 복제기 부착이 힘든 돌출형으로 교체했을 뿐 나머지 은행들에서는 교체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신한은행도 ATM 투입구 위에 '카드 불법복제 방지용' 이라는 스티커를 부착한 것과 초기화면에 주의 안내만 했을 뿐이다.

최근 범행에 이용되는 카드복제기는 기존 것 보다 더 얇고 색상도 투입구와 유사해 주의하지 않으면 설치 여부를 분간하기 어려운데도 다수의 은행이 물리적인 교체를 미루고 비용이 적게 드는 쪽으로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TF는 카드 복제방지 신기술 개발에 대해서는 일부 은행의 반발 때문에 연구 용역도 맡기지 못했다.

결국 카드 복제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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