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천정배 신당창당 등 야권의 분열이 가시화되고 있는 국면 속에서, 최근 정계에는 알 수 없는 '새바람'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혁신파와 새정치연합 비노(비노무현)계 합리적 진보파가 세를 합쳐 '중도신당'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문의 진원지조차 불분명한 '중도신당'의 정체, 그들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중도신당'에 대한 언급은 YS(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처음 입을 뗐다.
김 교수는 최근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신4당 체제'를 내세우며, "차기 총선은 박근혜 세력의 '민정당', 비박의 '신YS', 비노의 '신DJ(김대중 전 대통령)', 친노 구도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유승민 사단'으로 통하는 새누리당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비노계로 분류되는 새정치연합 박영선 의원의 만남을 근거로 들어 "비박계와 비노계의 연대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이들의 관측의 배경에는, 정치권에 불고 있는 '유승민 바람'이 깔려있다는 게 정계의 주된 분석이다. '개혁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중도신당'이 구성된다면 거대양당 구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의 세력이 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의 혁신파 대표로 유 전 원내대표가 나선다면, 야권의 합리적 진보파 대표로는 누가 나설 수 있을까.
정계는 김부겸 전 의원을 주목한다. 김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 내에서 유연하고 합리적인 진보 성향을 가진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그는 과거 당적을 옮긴 전력도 있고, 지난 2·8전당대회에서 박영선 의원과의 연대를 모색하기도 했다. 그리고 김 전 의원은 최근 유 전 원내대표를 향해 "대구 정치를 위해 함께하고 싶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만약 '유승민-김부겸 조합'이 성사된다면, 그리고 이들이 차기 총선에서 생존에 성공한다면, 양당 구도를 부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중도신당'은 명분과 허울만 좋을 뿐 구태정치의 악순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
중도신당을 이끌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유승민 김부겸 모두 영남권 인사라는 것이다.
이들이 실제로 '중도신당'에 대한 논의를 했는지, 안 했는지를 떠나서 이들의 결합은 우리 정치판에서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영남패권론'에 불과한 셈이 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중도신당'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겉으로는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결합이라는 좋은 모양새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는 다르다"며 "'유승민 바람'의 근원지는 결국 영남패권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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