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저 사람 '486'인줄 알았더니 '정세균계'인가봐", "아니야, 숨겨진 '손학규계'였어", "아니, 저게 '친노'였구나."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을 두고 당 안팎에서 이르는 말이다. 진 의원은 계파는 불분명하나 어디서나 능력을 인정받는 '전략통'으로 평가받는 정치인이다.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장영달 전 의원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진 의원은 이후 '정세균 체제'와 '손학규 체제'에서 전략기획국장을 역임했다. 이어 '한명숙 체제'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고,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진 의원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각각 '문재인 캠프'와 '박원순 캠프' 대변인을 지냈으며, 현 '문재인 체제'에서는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다.
<시사오늘>은 야권의 차기 총선 전략과 그의 근황을 묻기 위해 7월 28일 국회 의원회관 진성준 의원실을 찾았다. 그의 집무실은 여러 현안에 대한 서류들로 빼곡히 차 있었다. '손꼽히는 전략통이라는 정치권의 평가가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총선 핵심 이슈는 '노동문제'가 될 것"
-차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당 전략기획위원장으로서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나.
"우선 우리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치유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바탕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어떤 전략이라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당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 기반을 만들어내는 게 총선 전략의 첫걸음이 되리라고 본다."
-구체적인 전략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인가.
"글쎄, 이제 슬슬 총선기획단도 꾸려지고 할 테지만 (잠시 숨을 고른 뒤), 나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사회경제적인 차원으로 진화할 단계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게 국민적 요구로 분출되기 시작한 때가 바로 2010년 지방선거다. 당시에 우리 쪽이 공약으로 내건 '무상급식'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었는데, 이는 '국가가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국민적 선포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과거에는 국민에게 국가를 위해 희생해 달라고 하지 않았는가. 새마을 운동, 금모으기 운동, 그리고 최근 저임금·임금피크제까지 항상 국가는 국민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요구했었다.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수준이 상당 수준 올라왔기 때문에 국가가 국민의 실생활을 보살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무상급식' 공약은 최소한 점심 굶는 아이는 없도록 하자, 또 가난한 아이만 먹이면 교육적으로 좋지 않은 차별이 되니까 보편적으로 급식하자, 이런 제기를 했던 것인데 이게 국민적 요구와 잘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
-20대 총선의 핵심 이슈는 무엇이 될 것이라 생각하나.
"지금 시대의 화두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다. 2012년 총선도 그랬고, 대선도 그렇게 치렀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 들어서 전부 다 물거품이 되지 않았는가. 아마 다음 총선과 대선 과제로도 이 나라에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게 총론적인 차원에서 형성될 것이다. 각론으로 들어가서는 총선과 대선 당시 핵심 이슈가 뭐가 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노동문제가 될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본다."
"당원협동조합·목민관 학교, 강서을 변화시킬 것"
"지역 행사 자주 찾는 한정애, 불편한 것은 사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진성준 의원은 지난해 말 한정애 의원과의 치열한 경선 끝에 새정치연합 강서을지역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그는 정치혁신 비전을 내세워 차기 총선에서 강서을에 깃발을 꽂겠다고 자신했다. 진 의원은 강서을 지역 당원협동조합과 목민관 학교를 정치혁신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당 차기 총선 전략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도 바쁜데, 최근 강서을지역위원장을 맡았다.
"(소리 내 웃으면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다 보니 여기저기 불려가느라 바쁜 건 사실이다. 그래도 지역 활동에 게으르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열심히 뛰고 있다."
-지역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가지고 있는 냉소와 불신을 해결하는 게 선차적인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중요한 건 정치 혁신과 정당 혁신을 어떤 방향으로 하느냐인데, 이번에 지역위원장이 되면서 정당의 풀뿌리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위원회를 어떻게 활성화해서 정치·정당 혁신의 기초를 다질 것인가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두 가지 사업을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하나는 '강서 목민관 학교'다. 당원과 시민들을 위한 일종의 정치학교인데, 40~50명씩 한 기수로 해서 총 11개 강좌를 매주 한 차례 진행한다. 당원과 시민들의 정치의식 수준을 높이고, 또 국가와 지역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다양한 방면에서 전문가를 모셔서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고 있다. 또 하나는 아직은 준비위원회 단계에 있지만 '지역 당원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당원들의 정당활동이라는 게 특별히 없었는데, 협동조합을 통해서 당원들의 일상적인 정당활동의 전형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일상적인 정당활동'이라는 말이 잘 와 닿지 않는다.
"선거 때나 돼서야 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운동을 한다든지, 당원을 모집한다든지 하는 게 당원 정당활동의 전부인 게 사실이다. 그건 선거활동이지 일상적인 정당활동이 아니다. 물론 당이라는 게 정치를, 그리고 선거를 기본으로 활동하는 것이지만 우리 사회를 궁극적으로 바른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바꿔나가자고 하는 조직이 아닌가. 이를 위해 당이 지향하는 방향과 같이 일상에서도 당원들이 활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지역 당원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활동, 또 자원봉사 등과 같이 지역사회를 유의미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자그마한 활동들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당원협동조합', 듣기에는 참 좋은데 '조직화 작업'이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조직화 작업이라면 조직화 작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위원회 같은 풀뿌리에서는 당의 일상적인 정당활동을 만들어내고, 또 이를 통해 당원들이 정치에 적극 참여하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서을에서 잘되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지금도 우리 당원협동조합 프로그램을 주위에 소개하고 확산시키고 싶다고 해서 서울시당에서도 자료를 받아 각 지역위원회에서 회람도 시키고 있다. 당 전국여성위원회에서도 강서을 지역 당원협동조합 운영 사업을 우수 사업으로 선정했다. 다른 지역위원회에서도 많이 배우려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강서을 지역 현안과 해결책을 몇 가지 소개해 달라.
"가장 중요한 현안은 현재 마곡지구에 조성 중인 대규모 복합연구단지가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항동 소재의 육군 101연대 이전 사업이 조기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 방화대로 한복판에 이 부대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101연대를 중심으로 방화대로 전후는 모두 공사가 완료된 상황인데, 약 250M 구간이 군부대 때문에 공사가 안 돼 개통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01연대가 이전해서 방화대로가 개통되면 마곡지구 개발도 탄력을 받을 수 있고, 강서구 교통체증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고도제한완화 문제도 강서을 지역의 주요 현안이다. 강서구는 김포공항 때문에 전체 면적의 97%가 고도제한구역이다. 그동안은 국제 항공기구 규정 때문에 우리 국토교통부가 이를 풀어주지 못했는데, 최근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통해 항공학적 검토를 진행해 항공 운송에 문제가 없다면 고도제한을 해제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한 상황이다. 다만, 항공학적 검토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이냐는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는데, 지금은 수요자(지역 주민들) 측이 이를 부담하게끔 돼 있는 실정이다. 나는 주민들에게 부담 주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국가 부담으로 항공학적 검토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 의원은 이 대목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차기 총선을 생각하다보니 지역현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나만 더 얘기하자면, 강서을 일대는 현재 준공업지역으로 묶여 있다. 과거에 공장지대가 많았기 때문인데, 지금은 아파트 등 주택들이 많이 들어서서 거의 주거지역이다. 그럼에도 준공업지역으로 분류돼, 주민들이 소음, 분진, 악취 등 주거 환경적으로 피해를 겪고 있다. 이제 준공업지역을 해제하고 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게 큰 과제인데, 서울시는 현행법이 준공업지역을 한 번 해제하면 다시 준공업지역으로 지정할 수 없는 '총량제'에 따르기 때문에 용도지역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나는 법 개정을 통해서 언제든 준공업지역을 해제했다가 다시 준공업지역이 필요할 때 이를 지정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용도지역이 변경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준공업지역지정탄력제(가칭)'를 도입해서 강서 주민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법안을 준비 중에 있다. 곧 발의할 예정이다."
-강서을에 대한 열정이 상당해 보인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아무 연고도 없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차기 총선 지역구 찾기'라는 비판이 있는 게 사실인데.
"그렇다. 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고 지역구에서 선출된 사람이 아닌 게 사실이다. 그리고 정치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려면 지역구를 정하는 게 필수적인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나는 내 고향(전북 전주)이면서 당의 텃밭인 지역에 가서 정치를 할 게 아니라, 적지에 가서 승리해 돌아오는 게 당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적지가 어디인가를 찾아봤고, 치열한 경선 끝에 당원들의 선택을 받아 강서을에 자리 잡게 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강서을 재선 의원 김성태의 세가 막강하다. 김성태와 비교했을 때 진성준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막바로 비교할 수야 있겠냐마는, 김성태 의원이 강서을 지역 재선 국회의원이고, 7년 넘게 지역을 관리하던 분이니까 지역 기반이 탄탄한 걸로 알고 있다. 상대하기 버겁고 어려운 상대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 정치가 여야 할 것 없이 국민들로부터 불신과 냉소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그러자면 새로운 정치적 비전과 방안으로 정치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측면에서 보면 김 의원에 비해 내가 정치혁신의 비전과 구체적인 실천을 위한 계획과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이 상대적인 강점이 아니겠나 싶다."
-강서을 지역위원장 자리를 두고 한정애 의원(충북 단양·부산대 출신)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승리했다. 호남 출신 권리당원들이 진 의원을 밀어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우리 당원들 대부분이 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솔직히 그런 측면도 없잖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울 지역은 그런 지역주의가 심하게 작동하는 곳이 아니다. 특히 강서을 지역은 총선에서 패배한 지역으로 있었기 때문에 비단 연고주의가 작동해서가 아니라 정당 운영의 비전과 구체적 계획들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한 의원과의 표차도 제법 나지 않았느냐."
-강서을 지역 언론에 따르면, 한정애 의원이 지역 행사에 여전히 자주 나타난다고 하더라. 진 의원과 신경전을 벌였다는 보도도 있었다.
"아무래도 강서구 쪽이 분구 가능성이 있다 보니 한 의원이 지역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불편한 건 사실이다. 경선에서 승부가 갈렸으니 그 결과를 인정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보이는데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지역활동을 하니까. 하지만 그런 불편함을 겉으로 표현하거나 내색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호남의 친노·문재인에 대한 반감, 비노가 부풀린 것"
"박주선, 집단 탈당 주도할 능력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은 4·29 재·보궐선거 이후 줄곧 계파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고, 비주류 진영은 분당과 신당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성준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련의 내홍 사태에 대한 심정을 여과 없이 밝혔다.
-4·29 재보선에서 패배한 요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은 두 가지다. 우선 당의 야권 분열 구도 하에 선거를 치렀다는 것이다. 그것도 당의 유력 정치지도자들이 탈당을 해서 출마를 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심판해야 한다고까지 주장을 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선거였다. 그리고 재보선에서는 후보전술을 잘 써야 했는데, 우리는 지역 맞춤형 후보를 내지 못했다. 한마디로 전략공천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내 계파갈등 문제와 더불어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전략공천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문재인 체제'는 전략공천을 할 수 없는 당내 환경에 있었다. 기계적인 경선을 통해 공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도부 책임은 없다고 보는 입장인가.
"(크게 한숨을 내쉬며) 문재인 지도부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당 모두의 책임이다. 지금 지도부 사퇴론을 얘기하는 분들도 모두 책임져야 한다. 정동영·천정배가 출범한 지 고작 두 달 된 지도부를 향해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고 하고 탈당했겠는가. 그게 아니라 오랫동안 누적돼 왔던 고질적인 당 문제 때문에 탈당하겠다고 한 게 아닌가. 특히 천정배 의원은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광주에 출마하려다 억지스런 전략공천으로 경선조차 안 거치고 배제돼서 몹시 화가 났던 분이 아닌가. 문재인 지도부에게 책임지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다.
후보전술 실패도 지도부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2·8 전당대회를 돌이켜 보면 모든 후보들이 전략공천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그런 상황에서 만약 문재인 지도부가 전략공천을 했다면 '자기 사람 심는다'는 식의 정치 공세가 비주류 측에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후보전술을 구사할 수 없는 당내 환경에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 '정치 초보' 문재인의 실패는 예견된 결과가 아닌가.
"그렇지 않다. 문재인 대표가 정치적 경험이 많은 지도자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대중들이 왜 문 대표를, 그리고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겠느냐. 정치를 오랫동안 해왔던 분들이 왜 그런 높은 경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재인·안철수가 가지고 있는 대중적 지지를 뛰어넘지 못하는가. 정치 경륜이 짧을지는 몰라도, 새로운 대중적인 요구를 상징하고, 또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이라는 국민들의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이견들을 능수능란하게 조율하지 못하고, 통합하지 못한 부분을 한계라고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당이 가지고 있는 한계지, 문 대표만이 가지고 있는 한계라고 볼 수 없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서 분당과 신당에 대한 말이 많다.
"당 바깥에서의 움직임까지는 내가 잘 모르겠는데, 당내에 있는 분들이 탈당과 분당을 언급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른 것 같다. 실체도 없다고 생각한다."
-박주선 의원이 '신당 선봉대'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분당과 탈당을 자주 거론하고 있다.
"글쎄, 박주선 의원이 과연 분당을 언급할 만큼 현역 의원들의 집단탈당을 일으킬 수 있는 분인가. 혼자 탈당할 거면 모르겠지만, 박 의원 혼자 탈당하면 분당이라고 볼 수 있겠느냐."
-박주선 의원이 당원 집단탈당을 주도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사실과 다르다. 우리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탈당을 선언한 당원들은 일찌감치 당과 거리를 둔 분들이다. 당내에서 정치를 해보려고 했지만 여건이 안 됐던 분들이 탈당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 더욱이 100여 명의 당원이 탈당을 선언했다고는 하는데, 명단이 없었다. 그즈음 우리가 자체 확인해 보니 탈당한 당원들은 고작 3명밖에 없었다. 실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박 의원도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기자회견할 일이 있으니 장소 좀 빌려달라고 해서 이름만 빌려준 거지, 자신의 거취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한 바 있지 않았는가."
-친노(친노무현)계와 문재인 대표에 대한 호남의 반감이 이 같은 움직임 밑에 깔려 있는 것 같다.
"(진 의원은 이 대목에서 유난히 크게 숨을 들이켰다) 친노에 대한 호남 대중의 거부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거부감이라는 것은 이를테면 비노를 자처하는 몇몇 정치인들에 의해 과도하게 부풀려지고 사실 이상으로 과장돼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호남이 가지고 있는 우리 당에 대한 실망감이 친노에 대한 거부감으로 투영돼 나타나는 것이라는 의미다. 문재인 체제 이전에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호남의 지지가 뜨거웠는가. 그렇지 않다. 총선·대선 패배, 그리고 크고 작은 재보선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새정치연합이 과연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당인지, 그런 당에 대한 실망을 비노 정치세력들이 친노·문재인으로 압축해서 그리로 화살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사실 이상으로 문 대표에 대한 비토와 거부감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호남 출신 정치인으로서는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나.
"호남 출신 정치인에 대한 실망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친노·문재인에 대한 호남의 반감에는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이렇다 할 정치 지도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호남의 어떤 공허함이 깔려 있을 것이다. 만약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정치권에서 빼어난 정치력을 보이고 유력한 정치 지도자들로 성장했다면 오늘과 같은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호남의 반감은 이 같은 두 가지 측면이 착종돼 있기에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 특정 정치세력으로 인해 친노·문재인으로 정치선전화되고 있는 것 같다."
-정치권에서는 새정치연합의 내홍을 차기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간 파워게임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동의하나.
"뭐…, 그런 걸 배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최재성 사무총장' 반대한 이종걸, 월권적 행위"
"당 중진, 정계은퇴·불출마 선언으로 정치신인 길 열어줘야"
-이 같은 내홍을 봉합하기 위해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상곤)가 출범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혁신위가 우리 당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처방도 잘하고 있다고 본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두고 말이 많다.
"혁신위의 생각과 달리 의원 정수 확대라는 부분만 부각됐다. 이번에 혁신위가 제시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소선거구제가 가지고 있는 제도적인 한계들, 소수독점·승자독식·사표의 과다 발생 등의 극복에 있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정치적 공세를 펴기 위해서 의원정수 확대만을 일부러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혁신위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본질만 얘기했다면 어땠을까, 구태여 의원정수 문제를 언급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되레 논의의 초점을 희석시켜버렸다. 정치전략이 능숙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혁신위가 외부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보니 가질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한다."
-혁신위의 제안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무총장제가 폐지되고, 5개 본부장 체제로 개편됐다.
"사무총장의 권한을 5개 본부장 체제로 흩어놨을 때, 그 본부장들의 업무를 통할하고 조율할 사람은 누구냐는 점에서 의문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선임본부장인 총무본부장이 수행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그런 의문을 보완해 냈다. 당이 수행해야 할 당무들을 기능적으로 분할했다는 측면에서, 나는 새롭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 때문에 사무총장에서 총무본부장으로 이름만 바뀐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과거에는 당무 통할의 권한이 사무총장에게 있었고, 그중에도 특히 조직과 재정에 대한 결재 권한이 그에게 집중돼 있었다. 이번에는 총무본부장과 조직본부장이 나뉘어졌기 때문에 분권이 됐다고 생각한다."
-비주류 진영에서 반대하던 최재성 사무총장이 총무본부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글쎄, 애초에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총괄하는 당대표가 당무를 책임질 적임자라고 생각한 사람을 사무총장으로 임명을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이종걸 원내대표가 과도하게 문제제기를 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건 월권적 행위라고 생각한다. 당의 화합을 위해서 구태여 표결까지 가지 않고 만장일치를 구하다 보니 이 원내내표가 반대한 건데, 결국 나중에는 이 원내내표도 승복하지 않았는가."
-혁신위 출범 초기에 제기된 '중진물갈이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신인으로서의 견해를 듣고 싶다.
"나는 아까도 말했듯이 당이 계속 주요 선거에서 패배하고, 또 이로 인해 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크게 훼손된 데에는 중진 정치인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 그분들이 이에 합당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위적 방식의 물갈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좀 평화적인 방식으로 정계은퇴나 불출마 선언을 해서 정치신인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 이부영 전 의원과 같은 사례도 있지 않느냐. 그런 아름다운 그림을 중진들이 스스로 그리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승민 사퇴, 새정치연합에게는 다행스러운 일"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 방향이 완전 잘못된 거짓말"
-골치 아픈 질문만 한 것 같다. 현안으로 넘어가 보자.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맞서서 국회법 개정안에 합의하고 통과시켰던 것은 의회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었고, 또 그런 그의 소신이 끝까지 지켜졌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가 새정치민주연합에게는 다행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권에 이른바 개혁보수·합리적 보수가 용인되고, 비단 국회법 개정뿐만 아니라 법인세 인상 등 이른바 '중부담-중복지'라는 유 전 원내대표의 비전이 새누리당에 받아들여진다면 새정치연합과의 차별성이 없어질 것을 염려했다. 더욱이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의 프리미엄이 있고, 우리는 집행할 힘은 없기 때문에 선거를 생각하면 우리가 불리해지는 국면이 온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유 전 원내대표와 같은 개혁보수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고,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당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봤다."
-개인적으로 유 전 원내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나.
"그런 정도의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또 우리 당과 합의를 이뤄낸 걸로 미뤄봤을 때, 유 전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복지 수준, 사회 정의의 수준을 한결 높여줄 수 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권이 노동개혁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일단 정부의 노동개혁은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노동현장의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너무 크고, 그래서 비정규직이 너무나 열악한 상황에 내몰려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사회 안정을 기할 수 없다는 게 아닌가. 그런데 정부의 노동개혁안을 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아니라 정규직에 대한 해고를 쉽게 해서 줄이겠다는 게 아닌가. 완전 방향이 잘못된 거다.
임금피크제도 마찬가지다. 장기간 근무했던 근로자들의 임금상승을 억제하겠다고 하는 건데, 우리나라의 노동자 근속연수를 보면 다른 나라보다 훨씬 짧다. 장기간 근속으로 임금을 많이 받는 문제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또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거짓말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그런 통계가 나와 있지 않다. 임금피크제와 청년일자리 창출은 전혀 무관하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노동자들의 양보가 필요하다면, 사용자도 양보해야 하고, 정부도 양보를 해서 모두가 고통을 분담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던져놓고 몰아붙이겠다는 식이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은 사용자 입장에서 노동자들의 처우를 그냥 열악하게만 몰고 가려 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합의의 여건을 조성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도 정부와 재계가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느냐.
"찔끔 내놓고 노동계 현안을 다 해결하겠다는 심산이다. 정규직 해고 쉽게 만들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등 재계 입장에서 골치 아팠던 노동계 현안을 한 번에 다 풀어버리려고 하고, 청년일자리 창출은 찔끔 내놓은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 대부분이 인턴이다. 나머지는 직업훈련 정도에 그친다. 제대로 된 일자리 대책이 아니다. 그리고 대기업들은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겠다, 얼마를 투자하겠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공표한 바 없다. 세상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자리만 찔끔 내놓고, 노동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한다면 우리 사회에 곧 폭동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국정원 해킹 의혹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진 의원이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닌가. 한마디 해 달라.
"국민 의혹이 매우 높다. 국가정보원은 내국인 민간인은 절대 사찰하지 않았다 주장하고 있고, 임 과장은 절대 사찰은 없었다는 유서를 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그걸 믿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 우리가 국가 기밀자료를 온 국민에게 세상천지에 공개하자는 게 아니다. 정말 국정원이 결백하다면 민간전문가들을 포함한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자료를 제출해서 검증을 받고, 의혹을 해소하자는 건데, 자료들은 하나도 내놓지 않고는 믿어달라는 말만 하고 있지 않느냐.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런 일이 한두 번이었는가. '국정원 댓글 사건' 댓글 안 달았다고 했다가 증거가 속출하니까 국가안보를 위한 대북심리전이었다고 발뺌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국정원의 정치적 개입이었다고 판결됐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도 있었다. 중국 공문서까지 위조해가며 간첩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는가. 이런 전례가 있는데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섣불리 지금 단정할 수야 없겠지만, 임 과장의 죽음과 국정원의 행적이 의심스럽고, 또 해킹과 관련한 자료들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 태도도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투명하게 검증돼야만 국정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당 합류 가능성 열어둔 장영달, "탈당하지 않을 것"
"삐딱한 진성준? 좀 부드러워져야겠다는 생각은 들어"
학생운동으로 3년 6개월 간 옥고를 치른 진성준 의원은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후 장영달 전 의원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장 전 의원을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고 표현했다. 또 장 전 의원이 최근 신당 합류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해서는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듣고 싶다.
"내가 학생운동으로 감옥에 있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민주당 전주지부 개편대회에 민주화 운동으로 8년을 투옥한 장영달 전 의원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행사장에 찾아갔다. 아버지께서 장 전 의원을 향해 발언을 하게 해 달라고 손을 들고서는 '지금도 감옥에 많은 양심수들이 있다. 감옥에서 고생하던 경험이 있으니 국회에 가면 양심수 석방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더라. 아버지께서 장 전 의원의 민주화 운동 경력을 인정하는 식의 발언을 하시니까 그게 반가우셨는지 이후로 아버지를 데리고 같이 선거 운동도 다니고 했다고 한다. 그 계기로 장 전 의원이 나에 대해서도 알게 돼서 교도소에 있을 때 영치비도 좀 보내주시기도 하고 그랬다.
93년 12월 크리스마스 가석방으로 감옥에서 나와서 장 전 의원을 찾아 인사를 드렸다. 그런데 그때 날 좋게 봤는지 한두 달 있다가 자기 비서로 일해 달라는 제안을 하더라. 그때만 하더라도 제도 정치권에 들어갈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거절했는데, 1년인가 지나서 다시 한 번 제안이 왔다. (웃으면서) 지금 집사람과 결혼은 해야겠는데 백수 신세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95년 3월부터 말단 비서로 국회에 출근했다. 그 후로 96년 총선, 97년 대선이 있고 해서 그대로 국회에 발이 묶였다. 그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라면 계기인 셈이다."
-장영달 전 의원이 최근 신당에 합류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좀 안타까울 것 같다.
"(미소를 지으며) 뭐랄까, 행보를 넓고 유연하게 가져가는 게 정계복귀 성공을 위해 필요하니까 그런 말씀을 하셨을 텐데, 장 전 의원은 그 이전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여러 문제들을 지적하면서 당에 애정이 많이 식었다는 식의 말씀을 내게 자주 하셨다. 내가 '당의 원로께서 탈당을 하면 당에 큰 타격이 되니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에 기여를 좀 더 해 달라'고 만류도 했지만. 아마 탈당을 하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내게는 정치적으로 아버지와 같은 분이고, 장 전 의원도 나를 아들 같이 생각하시니까, 앞으로 둘이 합심하고 협력해서 당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만 보면 '486'인데, 이후 행보를 살펴보면 '친노'인 것 같기도 하고, '친박원순'인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하다.
"당직자로 원내기획실장과 전략기획국장을 할 때는 정세균 체제였고, 손학규 체제에서도 전략기획국장을 했고, 그 다음에 한명숙 체제에서도 같은 직을 맡았다. 그러니까 나를 두고 '정세균계'니, '숨겨진 손학규계'니, '친노'니 말이 많은 게 사실이다. 더욱이 한명숙 체제에서 비례대표까지 됐으니까(웃으면서). 요즘에는 지난 대선에서 대변인을 지냈기 때문에 '문재인계'라고 하기도 하고, 또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캠프 대변인을 했으니 '박원순계'라고도 하는데, 내 스스로는 딱히 특정 계보라고 규정될만한 행적을 밟아 온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계파를 막론하고 중책을 맡고 있다는 건데, 뭔가 비결이라도 있나.
"(소리 내 웃으면서) 비결이랄 것은 없고, 다른 분들이 좀 나서 주고, 맡아 주고 그러면 좋을 텐데 많이들 사양하더라. 나는 당직자 출신이고, 또 실무를 할 때부터 계속 전략기획 부문을 담당해 왔으니까, 일을 맡기면 영 그르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서인지 여러 지도부들이 나를 좀 편하게 보는 것 같다. (웃음을 지우고 숨을 고른 뒤) 솔직히 이제는 나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다른 분들이 중책을 맡으셔서 새로운 사고를 정치권에 발산해 줬으면 좋겠다."
-지난해 국방위원회에서 이른바 '삐딱이'의 주인공이었다.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이 '삐딱하다'는 얘길 했는데, 송 의원이 말하는 바가 뭔지 짐작은 간다. 그들이 인정하지 못하는 관점과 철학을 가지고 있으니까 자기들 잣대에 비춰볼 때 삐딱하다고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국방위에서 내가 제기하는 문제들은 전부 다 객관적인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지적을 하는 거다. 내가 때로는 국방부 실무자보다 더 깊이 알고 와서 질문을 하니까 국방부 장관이나 참모들도 '진성준처럼 공부 좀 하고 나오라'고 실무자들을 질책한다는 말도 들었다. 새누리당 의원들마저 '도대체 어떻게 잘 알아오느냐', '어디서 정보를 입수하느냐'고 내게 물을 정도다. 그래서 그동안 내 스스로는 '내가 편견에 사로잡힌 정치적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 근거를 갖추고 주장하는 정치인으로 인정하고 있구나' 자평했는데, 송 의원이 삐딱하다고 해서 사실 굉장히 실망을 많이 했다. 사과도 받고 해서 다 풀었지만, 그동안 내게 했던 얘기들이 다 거짓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강한 화법과 단호한 인상도 영향을 줬을 것 같다. 이미지를 개선해야겠다는 필요성은 못 느끼나.
"화법이 굉장히 딱딱하고, 강하고, 때로는 화를 낼 때도 있고. 그런 게 거부감을 일으키는 게 사실이니까 좀 더 부드러워져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야당 의원이니만큼 더 세게 나가야 하나고 칭찬해주시는 분들도 더러 있긴 있다."
"총선 승리·정권교체가 나의 정치적 소명"
기자가 '정치적 소신과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정치 행보'에 대해 묻자, 진 의원은 장장 6분여에 걸쳐 이에 답변했다. 가감 없이 기사에 담는다.
"경제민주화는 투쟁이 아닌 타협이 필요"
-정치적 소신과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정치 행보를 소개해 달라.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한 전형적인 486세대로서, 나는 우리 민주주의가 정치적 차원을 넘어서 더 심화되고 확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의 시대적 소명은 사회경제적 차원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데 있다. 또한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게 내 정치적 과제이자 소명이다."
-잘 이뤄지고 있지 않는다고 보는 것 같다.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을 경과하면서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로 나아가기는커녕 정치적 민주주의조차 훼손되고 유린되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게 우리의 딜레마다. 아주 단적인 예가 이번 국정원 해킹 사건이고, 그 이전에는 국정원 선거 개입 댓글 사건이 있었다. 어디 국정원뿐인가. 국군 사이버 사령부도 그랬다. 또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사태에서 국가 부재 상태를 보여준 것들, 근대 정치이론에서 말하는 국가의 핵심 역할과 기능 자체를 의심하게 하는 민주주의 수준, 그리고 우리 국민의 기본권과 같은 형식적, 절차적 차원의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상황을 살펴보면, 우리가 이제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로 진화해야 하는데 그리 나아가기는커녕 오히려 역진하고 훼손하는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이중 과제를 안고 가게 되는 모양새다. 한편으로는 이미 실현된 줄 알았던 정치적 민주주의를 다시 복원해내기 위한 싸움을 해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싸움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건 민주당의 체력에 아직 버겁다. 130석이나 가지고 있지만 당이 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추진할 만한 실력과 능수능란함을 못 갖추고 있는 데에서 정치 지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 문제, 근본 문제가 훼손되고 유린될 때는 어쩌면 과거 우리가 거리에 나가서 모든 것을 걸고 투쟁을 했던 것과 같은 투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러고 있지 못하니까 과거 투쟁의 기억을 가지고 있던 우리 열혈 지지자들은 우리 당의 대응이 매우 우유부단하고 투항적으로까지 비춰지니까 '2중대다' 이런 비판까지 할 정도가 됐다."
-거리투쟁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작금의 시대는 우리에게 거리에서의 투쟁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고자 한다면 투쟁이 아니라 타협이 필요하다. 때로는 투쟁을 하고, 때로는 타협을 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를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균형감각이 당에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균형감각이나 능수능란한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정치 지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우리 당이 어려움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부분을 어떻게 보완하고 채워나갈 것인가 하는 게 정당혁신과 정치혁신의 핵심이라고 본다. 이를 통해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것이 나와 또 우리들의 정치적 소명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좌우명 : 隨緣無作
하기야 이러니 문재인대표도 마이동풍 마이웨이죠.
오남여론을 왜곡하지 말라 새정연은 이미 오락가락당이다
다음선거때도 새누리당이 압승한다 늬들 하는 언행들을 보면
만년 야당 뺏지달고 있어도 늬들배는 부르지? 서민의 고통은 모르고 . 가장 청렴한척 하면서 뒤에서는 구린내가 젤 많이 나는 당이 야당이냐 문희상 박지원 한명숙 신계륜 김재윤 신학용 박기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