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시내면세점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오는 21일 오픈을 앞두고 있는 판교점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증권업계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향후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주변 상인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이를 잠재우기엔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상권 반발 잠재우기 녹록치 않을 것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말 수도권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모습을 드러낸다.
판교점은 축구장 30배에 달할 정도로 백화점 업계의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신분당선 판교역세권 알파돔시티 내 지하 7층, 지상 13층 규모로 영업면적 기준 8만7800㎡다. 지상 1∼4층은 백화점, 5∼8층 판매·업무·문화집회시설, 9∼12층 방송통신·문화집회·판매시설, 13층 업무시설이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현대식품관’(1만3860㎡)은 판교점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 측은 “착실히 준비해온 만큼 목표매출을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며 "내부 분위기도 좋다”고 전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10일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탈락했다. 당시 그룹은 중소·중견기업과 합작법인 현대디에프를 설립, 유동인구가 잦은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선택하는 등 면세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결국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에 밀려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룹은 면세점 탈락이 확실시되자 이내 판교점 개점에 몰두했다. 수도권 최대 규모라는 강점을 내세워 지역고객 유치에 사활을 건 셈이다. 업계에서 평가한 향후 실적 전망도 밝았다.
현대백화점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총매출액 1.12조 원, 영업이익 70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판교점 매출 성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판교점의 예상 총매출은 연간 7000억 원 수준이며 규모를 고려했을 때 앞으로 연간 1조 원 이상의 총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KB투자증권 관계자도 “오는 21일 올해 매출액 2500억 원이 예상되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오픈 할 예정이며 영업이익은 9월부터 플러스 전환 할 것”이라며 “판교점 출점으로 하반기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증가가 예상되지만 본격적인 매출 가시화시 비용 부담은 점차 완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현대백화점의 판교점 개점이 긍정적인 효과만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판교점 개점을 앞두고 판교지역 상인들이 지역상권 붕괴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선 것. 이에 백화점 측의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한 대책 마련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점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등 상인 200여명은 이날 오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현대백화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피해 보상과 상권 활성화 지원대책을 촉구했다.
공대위 명기석 회장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증가해 상권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존 백화점들과 달리 식품관만 6000평으로 영업을 시작하면 영세 자영업자들의 영역까지 잠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백화점 측은 1만90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하고 레스토랑만 48곳에 이른다고 홍보해온 바 있다.
이어 “지난달 성남시에 탄원서를 낸 데 이어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서를 냈지만, 현대백화점 측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구체적인 대책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대백화점 판교점 측은 “판교 전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상생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경기 남부권 유통공룡 간 치열한 접전 예상
경기 남부권 내 백화점 간 치열한 고객 유치 및 매출 경쟁도 피해갈 순 없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이 상권에는 경기 남부 지역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AK플라자 분당점을 비롯해 신세계 경기점, 롯데백화점 분당점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오는 21일 오픈하면 이 지역에서 본격적인 유통대전이 펼쳐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AK플라자는 지난 6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했던 분당점의 리뉴얼을 마치고 오는 14일 새단장 오픈한다. 이외 롯데백화점은 패션 브랜드 부문을 더욱 강화했으며, 신세계 경기점도 지난 3월부터 6월 초까지 3개월간 매장 재배치를 통해 입점 브랜드 수를 늘리는 등 유통공룡들 간 접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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