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저축은행들이 TV광고 자율규제와 금융당국의 금리인하요구권 적용 강화 압박에 진퇴양난 상황에 처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TV방송광고 자율규제안을 이사회에서 승인했다.
이에 따라 9월 1일부터 저축은행은 평일 오전 7시~9시, 오후 1시~10시, 주말·공휴일 오전 7시~오후 10시에는 TV광고를 내보낼 수 없게 됐다.
특히 대출광고 뿐만 아니라 예·적금 광고, 기업 이미지 광고까지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이미지 광고도…저축은행 알릴 길 '막막'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주요 영업수단이던 TV광고가 막히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대규모 부실사태 등으로 인해 위험하다는 인식과 함께 서민을 대상으로 고금리 장사 한다는 시선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한다. 시중은행만큼 쉽게 접근하기는 부담스럽다.
지금까지는 TV광고가 이런 인식을 이겨내고 이름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해왔는데 규제로 광고가 중단되면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 나와도 효과적으로 알릴 방법도 없다.
또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중금리 대출 확대에 신용대출 시장마저 쫓기는 입장이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인터넷 뱅킹 대출 실적은 1886건, 484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3.6%, 38.8%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은 모바일전용 중금리 대출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고, 일부는 대출한도까지 늘여 4~6등급 신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A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제 막 흑자로 돌아섰는데 각종 규제로 인해 저축은행 사업 영역이 크게 줄어들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요구 대상자 구체적 숫자 없어 더 불안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금리인하요구권 강화도 저축은행의 위험 요소로 지목된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79곳 중 24곳만 금리인하요구권을 내규에 반영하고 있었다며 제도를 정비해 모든 저축은행에 적용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취업, 승진, 소득증가, 재산 증가 등을 제시하면 이에 상응하는 만큼의 금리를 낮춰주는 제도다. 기업대출의 경우 재무상태 개선, 특허취득, 담보제공 등이 요건이다.
현재 국회나 금융당국에서 추진중인 최고 상한금리 인하(금융위 29.9%, 국회 25%)와 맞물리면 저축은행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축은행 특성상 대손률, 조달금리, 인건비 등 금리원가는 20%를 넘는다. 지금도 다수의 정상 고객들이 일부 부실대출을 떠받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상 고객들이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나섰을 때 저축은행의 마진이 줄어들 수도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금리인하요구권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일이 없었기 때문에 대상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되지 않는다.
B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미 내규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정해두고 있지만 신청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금리인하요구권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시행되면 신청자가 금세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대상자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적에 영향이 없다고 확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좌우명 : 필요하면 바로 움직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