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한국의 경제 상황이 바뀌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지난 12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27회 동반성장포럼에서 ‘한국경제와 중국경제의 동반성장’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만수 박사는 “상당기간 중국과 함께 성장해왔던 한국 경제 상황에 변화가 생긴 만큼,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야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지 박사는 우선 중국의 변화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경제성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지 박사는 “시진핑 이전 중국은 상해를 중심으로 동쪽, 바다쪽을 바라봤다”며 “수출주도형 성장을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쪽 시장, 바다 건너 시장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한국을 통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동반성장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국의 대 세계수출과 한국의 대중수출이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한국이 중국특수를 누리던 시절을 예로 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하지만 지 박사는 시진핑 이후, 중국이 상해를 중심으로 서쪽을 바라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과의 동반관계가 깨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과거에는 한국에 의존하지 않고, 수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한국도 덩달아 중국에 물건을 많이 팔 수 있었지만, 이제는 수출이 아닌 내수 중심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
지 박사는 “과거 중국이 한국을 바라보고 있었다면, 이제 중국의 뒤통수에 한국이 있다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중국 경제와 협력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지만수 박사는 심지어 “현재 중국 산업은 굉장히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며 “삼성과 LG같은 글로벌 기업이 아니고서는, 이미 한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한국을 쫓아오던 시대는 지났다”며 “중국은 이미 많은 부분에서 한국을 앞서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이나 반도체, IT, 철강 등 한국의 주력사업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지 우주산업이나 항공‧여객기 산업은 이미 한국을 앞질러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 박사는 한국의 주력사업도 장기적으로는 중국에 밀리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외국 기업들이 중국을 자사의 비래 승부시장으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메인 기술이나 기계를 들고 중국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 박사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의 수가 이미 미국을 바짝 따라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중국 기업들의 성장이 더 빠르게 일어날 위험성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지만수 박사는 “중국의 국유기업 시스템이 경제를 억압하고 있다”며 “비관련 다각화산업으로의 진출을 허용하면,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돈 빌리기 힘들던 민영기업을 위해 민영은행 5개가 설립된 만큼, 민영산업들의 급속 성장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외에도 최저임금을 두 배 이상 높이는 등의 ‘채찍질 정책’이 기업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금을 투입해 도와주는 게 아니라, 산업 고도화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구조를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지 박사는 “한국 기업들이 이같은 중국의 상황을 알고, 전략을 짜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이라는 고객 중심으로 판단했을 때, 지난 20년 동안 중국이 필요한 게 원자재‧부품이었다면, 이제는 뭐가 필요할지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지 박사는 또, 기술 유출을 고민할 게 아니라 기업을 제 값받고 잘 파는 게 중요하다는 파격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지 박사는 “한국기업과 중국기업은 협상에 있어서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들 한다”며 “그 이유가 인력과 기술 유출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은 중국으로 진출을 원해 중국 기업 사람을 만나지만, 중국 기업은 한국 기업과 협력할 생각이 없다”며 “돈이 많기 때문에 그냥 한국 기업을 사고 싶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을 사겠다는 협상이 실패하면, 그 기업의 인력을 통해 기술을 빼내가는 현상이 생겨나게 된다는 해석이다.
지 박사는 “한국 기업들이 우리 기업을 얼마에 팔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며 “좋은 값에 잘 팔아 다른 기술 개발에 투자하면 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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