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수요집회, 분통 속 흐느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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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수요집회, 분통 속 흐느낌까지
  • 오지혜·정진호 기자
  • 승인 2015.12.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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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여당 의원 실종…천정배·이종걸·표창원 등 야권 인사만 참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오지혜·정진호 기자)

▲ 올해 마지막 수요집회 ⓒ 시사오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올해 마지막 정기 수요집회가 30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에서 열렸다. 

칼바람이 부는 거리 한복판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자 수는 금새 늘어났다. 이 자리에는 취재진을 비롯, 일반 시민 1000여 명 (경찰측 추산 700여 명)이 모였다.

이번 집회는 지난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굴욕 협상'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열려 여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주관한 이번 집회는 올해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아홉 분의 넋을 기리는 추모회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황선순·이효순·김외한 등 아홉 명의 할머니가 사망,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모두 46명으로 줄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8) 할머니는 이날 집회에 참석, "미국에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 게 맞는지 묻는 전화가 오는데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위안부를 만든 일본은 아직도 그 죄를 모르고 있는데, 그냥 둬서 되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할머니는 이어 "조선의 딸로서 곱게 자란 죄밖에 없는데 왜 우리가 위안부를 가야했냐"며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서럽다"고 재차 울분을 표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도 훌쩍거리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직장인 유형선 씨(31)는 이날 외교부의 협상 내용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유 씨는 "협상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가 무조건 비판만 한다고 생각할 수 있어 쟁점사안을 정리해 피켓을 만들었다"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건강문제도 있는 만큼 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한일외교회담 타결은 일본측 요구만 들어준 것"이라면서 "전범국가의 수용안을 받아들인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수요집회에 처음 참여했다는 55세의 한 시민은 "오늘 이만큼 인원이 모인 것은 한국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해서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굴욕외교를 하고 체결이나 협상이라는 말로 국민을 희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는 정치권 인사들도 여럿 눈에 보였다. 모두 야권 인사였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정부가 이번 외교회담에서 90년대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 당시보다 진전된 합의를 봤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한일간 이면합의설에 대한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정부는 함구하겠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 시사오늘

최근 더민주당 입당으로 언론의 주목을 끌었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집회를 찾았다. 표 교수는 시민들 사이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울분을 들으면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표 전 교수는 이날 <시사오늘>과 만나 "위안부 문제는 범죄사건"이라면서 "평생 범죄문제를 다루고 살아오다 보니까 피해자의 아픔에 자동적으로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외교회담은 피해 당사자의 요구를 확인한 뒤 협상 대상자의 양보 수준을 정하는 사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서 "국민 다수의 기본권리와 관련된 협상을 정부 혼자서 한 것은 월권이며, 결과적으로 법적 효력이 없는 잘못된 협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집회에는 신 의원과 표 전 교수 이외에도 국민회의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비롯, 이종걸, 이미경, 남인순, 서영교, 임수경 등 더민주당 소속 의원 10여 명 등 야권 인사 다수가 참석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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