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을 대표하는 조선, 철강사들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었음에도 기존 임원진의 연임 안건을 올린 탓에 주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마땅한 대안이 없어 베테랑인 이들을 안고가는 한편 일부 업체들은 새로운 인물들을 등기 임원에 올려 책임 경영과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제스쳐를 보이고 있다.
중공업계, 변화보다 '안정'…경영진 물갈이 'NO'
우선 현대중공업의 경우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임기가 만료되는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을 재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조5000억 원의 적자를 낸 데 대한 책임을 임원진들에게 물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 회장과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의 발전을 견인해 온 회사의 핵심 중역들인 만큼 이들보다 경영 개선을 잘 이끌어갈 인물도 없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규모의 부실을 기록한 삼성중공업 역시 박대영 사장 체제를 유지한다.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경질설이 여러번 나오기도 했지만 삼성중공업은 오는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박 사장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다만 주주총회에 앞서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장인 김종호 사장을 신임 생산부문장에 선임하며 박 사장을 돕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지난해 5조5000억 원의 대규모 부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일부 변경 등의 안건들을 처리한다.
철강업계, 포스코 '다급' vs 현대제철 '느긋'
우선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포스코는 오는 11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최정우 부사장을 사내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96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탓에 그룹 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최 부사장을 통해 권오준 회장이 목표하는 체질 개선 작업을 도울 전망이다.
최 부사장은 포스코 재무실장,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에 오른 '재무통'인 만큼 경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포스코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달래기에 적극 나선다. 그 일환으로 분기 배당제를 도입, 사업 연도중 1회에 한하던 배당을 3월, 6월, 9월 말을 기준으로 현금 분기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다.
반면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같은날 주주총회를 열지만 느긋한 분위기다. 우유철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만이 눈길을 끄는 데 이마저도 무난하게 통과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 증가와 경기 침체 속에도 매출액 16조1325억 원, 영업이익 1조4641억 원, 영업이익률 9.1%를 기록, 실적 부진을 겪은 포스코와 극명한 차이를 나타냈다.
때문에 현대제철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우 부회장이 대표이사 연임을 통해 포스코 추격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편 경영난을 겪고 있는 동국제강은 25일 주주총회를 통해 장세욱 부회장의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킨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장세주 회장의 구속으로 인해 그룹 경영의 구원투수로 나선 바 있으며 이번 재선임 안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동국제강은 임동규 동국제강 냉연사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해 그룹 내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컬러 강판 사업 등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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