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한국은 44년 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늙은' 나라가 된다. 미국 통계국이 28일 발표한 '늙어가는 세계 2015'에 따르면, 2050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5.9%로, 일본(40.1%)의 바로 뒤를 잇는다.
이처럼 고령화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지만, 국내 노인빈곤은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다. 우리나라 노인복지 지출은 지난 2011년 기준 OECD 평균의 28%에 불과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어르신 마음'을 붙잡으려 경로당 방문을 빼먹지 않지만, 실질적인 노인 복지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사오늘>은 노인 문제에 대한 정당별 공약을 △실버경제 △실버건강 △실버커뮤니티 순으로 살펴봤다.
◇실버경제…與, '일자리' vs. 野, '연금제 개선'
실버경제 공약은 '연금 활용방안'과 '일자리 대책'으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노인 빈곤층에 지원되는 기초연금이 기초생활보장제도와 연계돼 이들의 실질적 혜택을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기준 기초생활수급자 38만여 명과 국민연금 수급자 28만여 명에 대한 감액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민주 역시 기초생활보장 대상인 노인 최빈곤층 40만 명에 실질적인 기초연금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민주의 경우, 소득하위 70% 노인층에 기초연금 월 30만 원을 차등 없이 지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 정권 역시 동일 대상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1인 최저생계비 64만 원(2016년 기준)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점과 이 또한 각종 명목으로 차등 지급되는 점을 지적했다.
정의당도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을 약속했는데, 초점은 부양의무제 폐지에 맞춰졌다. 정의당은 불합리한 부양의무제로 절대 빈곤층 117만 명(2010년 기준)이 수급 대상에서 탈락하는 점을 지적했다.
또 더민주와 정의당 모두 공적연금 하나로 국민 누구나 기본적 노후대비가 가능하도록 중장기 방안을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연금 활용방안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노인 일자리의 경우, 정의당을 제외한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모두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방안은 취업연계 프로그램, 분야별 확대, 법률지원 등으로 다양했다.
새누리당은 노인 일자리를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0만 개씩 확대 공급, 78만7천 개를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더민주는 당장 2배 수준인 65만 개로 늘리고 이후 단계적으로 100만 개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수당 40만 원 인상도 제시했다. 국민의당의 경우, 2020년까지 노인 일자리를 60만 개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기간 역시 12개월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수당은 더민주와 같은 40만 원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대책으로 새누리당은 노인친화기업 인증제도와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 확대를 약속했다. 더민주는 아동 등학교길 안전 지킴이, 급식 도우미, 보육 도우미 등 사회적 수요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로드맵을 짰다. 국민의당은 노인 일자리 창출 관련 법률안을 제정해 일자리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실버 경제공약 관련 눈에 띄었던 것은 더민주가 제시한 '불효자방지법'이었다. 더민주는 증여를 받은 자식이 부모에게 학대행위를 하거나 현저히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경우 증여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실버건강… 새누리·국민의당, '건강백세운동교실' 운영
실버건강 공약은 '의약비 지원'과 '운동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의약비 지원과 관련, 새누리당은 동네의원 의료비 정액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층 의료비 정액제 기준은 1만5천 원으로, 기준액 이내에서 1,500원을 부담하면 되지만 그 이상은 30%의 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정액제 기준을 2만 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 구간 초과 시 본인 부담을 줄이는 방향을 제시했다.
더민주는 노인 빈곤층의 약값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고혈압, 당뇨 등 노인층의 대표적 만성질환에 한해 약값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장기요양비에 주의를 기울였다. 국민의당은 공공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를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2배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본인 부담 상한제를 도입, 노인 요양가정의 신체적·심리적·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의 경우, 건강보험 보장률을 80% 이상 확대하고, 소득에 따른 건강보험료 부과로 체계를 전환하는 방향이었다.
한편,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노인층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도 제시했다. 공교롭게도 명칭은 둘 다 '건강백세운동교실'이다.
새누리당은 경로당 등에 주 2회 60분 이상 운동강사를 파견하는 건강백세운동교실을 운영하고, 건강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 꾸준한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구체적인 운영 계획 대신, 1인당 의료비 연간 15만7천 원 절감 및 노인층 우울 정도 31.6% 향상 등 개선 효과를 제시하는 것에 그쳤다.
새누리당은 특히 의료 서비스 관련 치매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각 시군구 보건소에서 치매 3대 고위험군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 관개 사회복지지원과 연계할 방침이다.
◇실버 커뮤니티…국민의당, '경로당 셰어하우스' '세대간 Give&Take'
실버 커뮤니티 공약은 최근 고독사 등 노인층의 사회적 소외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처하려는 방안으로, 공동체 교류와 전문시설 확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민의당이 제시한 '경로당 셰어하우스(Sharehouse)'와 '세대 간 경험주고받기 사업'이다.
국민의당은 경로당을 공동숙소로 리모델링해, 'Give&Take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인층이 부모들의 양육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주고, 택배보관과 돌봄 서비스 등을 제공해주는 대신에, 지역사회에서 노인층 맞춤 강좌와 동아리 결성을 지원하는 구조다.
세대간 경험주고받기 사업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지역 청년세대가 노인층에 외국어와 컴퓨터 등 교육 서비스를 지원하는 대신 일자리 경력을 쌓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이를 통해 세대 간 협력문화를 조성, 갈등 해소에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도 국민의당의 '경로당 셰어하우스'와 비슷한 공약을 제시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노인복지관의 기능을 개편, 맞춤형 노인복지센터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맞춤형 노인복지센터는 고학력 베이비부머 세대와 기존 노인세대, 또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여가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또 주·야간 보호서비스와 함께 전문일자리 교육센터도 운영, 노인층의 사회활동을 지원할 방침이다.
더민주 역시 경로당을 여가·건강관리·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복지센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사회서비스 공단을 설립, 노인층에 대한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준 공무원 수준의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다.
정의당은 노인 맞춤형 편의시설을 갖춘 실버 임대아파트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의료인과 복지사가 건강·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가·친교 프로그램이 도입될 예정이다. 정의당은 또 국공립 장기요양시설 확대와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한편, 새누리당의 경우 어르신에 대한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은 일상생활에 스마트기기가 보편화되면서 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계층의 정보격차가 심화하고 있는 점을 지적, 노인층에 대한 웨어러블 전용 단말기인 '안심 팔찌' 등을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좌우명 : 本立道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