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곳이 전년보다 직원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6개 건설사가 전년 대비 직원 수를 감축했다. 감축한 직원 수는 총 1656 명으로 6개 건설사의 2014년 총 직원 수(3만7929 명)의 4.2%에 해당한다.
가장 큰 규모의 인력감축이 진행된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지난달 삼성물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건설 부문 직원 수는 총 7952명이다. 2014년 연말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직원 수와, 같은 기간 제일모직의 건설 직원 수를 합한 8871명의 10.4%에 해당하는 919명이 줄어든 규모다. 1년 새 직원이 10명 중 9명으로 줄어든 셈이다.
삼성물산의 뒤를 이은 것은 SK건설이다. 2014년 총 직원 수(6277명)의 8%에 해당하는 498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2013년 보다는 585명(9.2%)이 줄었다. 이외에도 △GS건설(129명, 2%) △현대건설(95명, 1.3%) △포스코건설(13명, 0.2%) △대림산업(2명, 0.04%) 등의 직원 수가 감소했다.
직원 규모가 늘어난 건설사도 있었다.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등 4곳이다. 4개 건설사의 지난해 인력 증가 규모는 총 직원 수(1만5129명)의 2.8%(418명)다. 그러나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의 직원 증가분이 다수를 차지한다. 현대엔지어링의 지난해 직원 수는 전년의 5.2%에 해당하는 283명이 증가했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늘어난 신규 공사 프로젝트로 전년 대비 30%가까이 늘어난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외 회사의 증가 규모는 비교적 미미한 수준이다.
10대 건설사 외에도 많은 대형건설사들의 인력이 줄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해 연말 기준 총 직원 수(6073명)의 12%에 달하는 815명이 줄었다. 한화건설도 2014년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240명이 감소했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건설업황 부진 가운데 대규모 적자를 냈거나 부채비율 등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98명의 직원이 줄어든 SK건설은 적체된 부채와 실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평이다. SK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08억7800만 원, 당기순이익 43억1800만 원을 각각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 했다. 그러나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은 362%의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어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한 지분매각과 대규모 구조조정 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나오고 있지만 SK건설 측에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34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영업이익 5690억 원을 거둔 것과 비교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해 해외사업장에서의 수조원대 손실을 보이며 자본잠식에 빠진 바 있다. 이에 구조조정만으로는 체질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건설계열사 합병설까지 확대되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올해 1분기부터 대리에서 사원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어 인원감축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 역시 2013년과 2014년 각각 4110억 원, 4394억 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과거 중동 지역에서 수주한 플랜트 사업의 원가 상승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을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도 최근 3년 연속 1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한화건설은 지난해 가을부터 부장 5년차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형 건설사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주택공급과잉과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을뿐더러 해외에서도 실적 개선을 낙관할만한 호재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올해 1·4분기 수주액이 전년의 동기간의 68%에 그치는 등 장기화되는 저유가 기조로 인해 전반적인 발주가 줄어드는 추세다. 아울러 추가원가가 발생한 2009~2013년 수주 프로젝트와 동 기간에 착공된 현장들의 완공이 지연되면서 현재까지도 해외 건설의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GS건설과 한화건설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등 잠재위험 현장으로 분류된 사업장에서의 공사잔액이 8000억 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삼성엔지니어링과 SK건설도 잠재위험 현장의 공사잔액이 풍부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외로 마주한 업황 부진으로 인해 조직 슬림화 작업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라며 “이미 있는 직원들도 구조조정을 당하거나 불안감에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신입 채용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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