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오지혜 기자]
지난 20대 총선은 ‘문제는 경제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더불어민주당의 신승(辛勝)으로 끝났다. 그리고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필두로 한, 소위 ‘경제통’들을 내세우며 경제민주화에 시동을 거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뚜렷한 목표와 선명한 가치를 추구해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다. ‘주빌리 은행’ 상임이사 등을 맡으며 불량채권 소각 운동 등에 앞장서온 제윤경 당선인이다. 20대 국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비례대표 중 한 사람인 제 당선인을 <시사오늘>이 지난 2일 홍대입구역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당선 축하드린다. 더민주의 ‘경제통’ 당선인이라 언론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 않나.
“감사하다. 다만 내가 경제 전 분야에 능통한 사람처럼 평가받는 건 과분한 것 같다. 각자 잘 아는 분야가 있다. 예를 들어 채이배 당선인 같은 경우는 주로 재벌개혁 쪽이 주특기이고, 그 쪽에서 많이 활동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나 같은 경우 그 분야는 상대적으로 잘 모른다. 다만 가계부채 관련 문제라든가 하는, 내가 활동해 온 영역에선 경제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민주 경제통?…서민 재무설계 돕다가 시작한 일
-전공은 심리학이라고 들었다. 경제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
“재무설계 회사에 들어가면서다. 대학 때 관심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요즘 주류경제학에 과학적인 반박을 하는 행동경제학을 심리학자들이 많이 하지만, 나는 그런 케이스는 아니다. 하지만 경제 이론을 배우신 분들 보다 시장을 깊이 안다. 깊숙한 곳에서 어떤 업체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시장이 형성됐고…경제학자 분들은 거의 모른다. 알 수가 없다. 나는 매 사안이 터지거나, 누군가 민원제기를 하면 알아보고, 공부하고 답을 찾고 하면서 현장 경제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불량 채권 소각 등 채무와 가계부채 문제 전문가로 유명하다. 처음에 이런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앞서 말했지만 예전에 재무설계 회사에서 일을 했다. 2002년, 2003년 이 즈음인데 회사에서 교육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을 했었다. 그런데 상담 의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을 보니, 다들 서민들인데 돈 관리에 실패해서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더라. 당시 아파트 청약 열풍이 불고, 부동산이 로또처럼 인식되던 시절이라 너도나도 일확천금을 꿈꿨다. 그러다가 잘 안 되면 너무나 안타깝고, 마침 금융상품도 복잡해지던 때라서 ‘서민들에게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말고 돈 관리를 하는 법을 알려줘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2004년 회사를 나와서 한겨레 신문사와 함께 ‘서민들을 위한 재무관리 회사’ 사업팀을 꾸렸다.
그런데 한 TV 프로그램에서 고정출연 요청이 왔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서민들의 재정 상담을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그 역할을 수락했는데, TV 프로그램이다 보니 어려운 사람들 중에서도 정말로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을 찾아내서 해결해달라고 하더라. 그런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만들어주고, 또 직접 접하다 보니까 한국 사회에서 상상한 적 없는 빚 문제의 존재를 알게 됐다. 방송에서 두 번짼가 세 번째로 찾아간 집이 기억에 남는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겠다는 계기가 됐었다.
그 집은 아이들이 다섯 명이고, 한 방에서 일곱 식구가 지낸다. 그 방도 친척집에 얹혀 사는 곳이다. 아이들이 학교도 못 가고, 빚 독촉을 받을까봐 무서워서 온 식구가 그저 숨어 지내는 거다. 가장인 아버지는 문구 도매업을 했었는데, 빚 독촉을 5년, 6년 정도 받다가 사람이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요즘 언론에서 가끔 보도되는, 아이들 취학을 못 시키는 집들 있지 않나, 그런 경우였다. 이 아버지의 채권을 조사하다 보니 빚이 ‘땡처리’ 시장에 있더라. 그래서 ‘채권자와 적극적인 협상을 해라, 아니면 파산면책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해드렸다.”
-정계 입문도 그때 결심했던 일인가.
“그렇지는 않다. 그 당시는 참여정부 시절이기 때문에 개인파산법이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됐고, 그 외에도 이런 사람들을 구해주는 프로그램이 여러 형태로 존재했다. 개인파산도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해줬다. 참여정부는 ‘이런 사람들을 방치하는 것보다 구제하는 것이 사회적인 효용가치가 더 높다. 이런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포기하면 경제가 회복될 수 없다’는 의식이 강했던 것 같다.
정부 시스템 상 구제 방법이 있었다. 정부도 의지가 있었고. 그런데 지금은 제도가 너무 부족하다. 국회의원들을 쫓아다니면서 부탁해도 그때 잠시 뿐이고, 의원들마다 현안이 다르니 집중도, 지속성도 떨어졌다. 그래서 아예 ‘안 되겠다, 이 분야에서 내가 역할을 해야겠다’ 생각하게 됐다.”
“MB-박근혜 정부, 보수가 아니라 이익집단 같아”
-참여정부 때와 지금 어떤 부분이 다른가.
“이명박(MB) 정부 들어서 개인파산의 진입장벽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돈이 없는 사람은 파산도 못하게 되는 역차별 현상이 일어났다. 돈이 있으면 변호사를 선임해서 파산하기가 쉽고, 추심도 얼마든지 피할 수 있게 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그런 경우 아니냐. 오랫동안 빚을 안 갚고 있지만, 사는 데 별 지장 없지 않았나. 자산 다 피신시켜 놓고, 소득 잡히지 않게 조치 다 해 놓고.
그런데 정작 가난한 사람들은 그게 안 되는 거다.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다.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나라 경제를 위한 마음이 조금도 없다고 생각한다. 마치 사적인 부 축적을 위해 국가를 운영하는 것 같다. MB정부나 박근혜정부는 보수가 아니라 마치 이익집단 같다. 그리고 불로소득을 챙기는 사람들을 대변한다. 모든 걸 다 거꾸로 되돌렸다. 노태우 정부 때보다 더한 것 같다. 노태우 정부 때는 오히려 최고이자율도 낮았고, 세입자 보호정책도 처음 만들어지고 했었다.”
-정권이 바뀌면서 해오던 활동에 영향을 받았나.
“MB정부 이후에 너무 힘들어졌다. 운영이 어려워진 게 아니라, 제도적인 통로가 다 막혀서 도와줄 방법이 없는 거다. 당시에도 운영 중이던 에듀머니라는 사회적 기업은 제도개선 운동과는 다른 자립자를 돕는 사회적 기업이었다. 그래서 2009년부터 제도개선 운동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참여연대에 실행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공동으로 제도개선 모색도 해보다가, 희망살림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었다. 희망살림에서 띄운 게 ‘빚갚사’라고, ‘빚을 갚고 싶은 사람들’ 의 줄임말이다. 빚갚사의 이름으로 채무자 연대도 만들고 하는 와중에 부실채권 문제는 점점 심각해졌다.”
-그래서 주빌리 은행을 만들게 된 건가.
“2011년에 미국에서 ‘롤링주빌리’ 운동을 하는 걸 봤다. 7억으로 150억의 채권을 사서 소각하더라. 사람들이 많이 놀랐는데, 나는 그걸 보면서 확신이 있었다. ‘우리는 (부실채권이) 더 쌀 텐데’라는 생각이다. 우리가 부실채권 퍼포먼스를 하면서 1500억을 태웠는데, 1억밖에 쓰지 않았다.”
이쯤에서 ‘주빌리 은행’과 ‘채권 소각’과 관련, 세간에 가장 많이 떠도는 몇 가지 오해에 대해서 물어봤다. 과연 국가 예산을 들여 빚을 탕감하는 것인지, 빚을 안 갚아도 된다면 채무자의 도덕성이 추락하진 않을지에 대해 물었다. 제 당선인은 명쾌한 어조로 각종 오해들에 대한 설명을 들려줬다.
“부실채권소각, 세금은 한 푼도 들지 않는다”
-지금 부실채권 시장의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
“부실채권에 대한 인식부터가 문제다. 지금 포털 사이트에 NPL(Non Performing Loan), 즉 부실채권 이라고 쳐 보면 마치 재테크처럼 인식 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배드뱅크 프로그램이 MB 정부 이후 무력화되면서, 대부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죽어있던 채권들인 사망자 채권이나 소멸 완성된 채권 등이 가릴 것 없이 마구 거래되고 있다. 지금은 개인의 새 출발을 가로막는 시스템이 되어 버린 셈이다. 채권의 2차 시장이 형성돼 있다.”
-나랏돈, 즉 국민의 세금으로 왜 빚을 탕감해 주냐는 주장이 있다.
“완벽한 오해다. 나랏돈은 단돈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 1억원은 모금으로 모인 돈이다. 금융회사에서 버린 채권을, 저렴하게 사들여 다시금 완전히 버려 주는 일이다. 채권자의 대항력을 키워주고, 받아내지도 못할 빚으로 사람을 괴롭히고 새 출발을 못하게 하는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이지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이 아니다. 부실채권은 이미 한 차례 회사에서 버린 채권, 즉 이미 포기한 빚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금융회사에서 채무 연체가 3개월만 지나면 상각처리를 한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빌려줬으면 회사 자산에서 잡혀야 하는데, 연체해서 못 받을 빚이 되면 0원 처리를 하는 거다. 손해 봤다고 하면서 장부상에서 빼버리는 거다. 그런데 이 채권을 대부업체에 팔거나, 추심회사에 위탁을 한다. 5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지나는데, 그래도 또 거래하고, 추심하고 끝도 없이 가치가 떨어지며 재매각과 추심이 이뤄지는 구조다. 돈은 돌아오지 않는데 추심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고, 빛 독촉에 시달린 사람은 경제활동을 못하게 되고, 사회적인 손실만 있지 않나.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자는 취지다.”
-혹시 고의적으로 갚지 않고 5년을 버티려는 사람이 있지 않겠나. 도덕적 해이 문제가 제기된다면.
“빚을 안 갚고 버텨서 5년만 지나면 안 갚아도 되느냐, 그건 당연히 아니다. 조금 더 시간을 주거나, 추심을 해서 빚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면 채권자가 지급명령이나 소송 등을 통해 시효를 연장할 수 있다. 이런 걸 금지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못하게 하지도 않는다. 다만 묻지마 소송을 최소화 하려는 권고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시효 연장도 하지 않은 채권이 있다고 보자. 얼마나 가치가 없으면 시효연장도 안했겠나. 소송비도 아깝다는 거다. 그런 채권을 혹시나 하고 계속 팔고, 조금이라도 소득이 잡히기만 해봐라 이거 아닌가.
그래서 채권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일정한 규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내가 국회에 가서 만들고 싶은 ‘죽은 채권 금지법’이다. 그래도 끝까지 채무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지적하고 싶다면, 금융회사 모럴 해저드를 먼저 지적해야 할 거다. 정말로 받아야 하는 빚이라면 채권을 팔지 말고 끝까지 추심하라고 하면 된다. 그게 훨씬 더 큰 리스크다. 부실채권을 끝까지 추심하기 위해 보유함으로써 회사 부실비율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금융감독원으로서 엄청난 제재를 당하게 된다. 그걸 피하기 위해 부실채권을 마구 팔아 처분하고, 그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지 않나.”
-‘죽은 채권 금지법’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준다면.
“최소한 소멸이 완성된, 버려진 채권을 광범위하게 팔고, 끝도 없이 재매각하고, 추심하는 것에 한계를 두겠다는 것이 ‘죽은 채권 부활금지법’이다. 내가 국회에 들어가게 된다면, 제 1호 법안으로 만들고 싶다. 그간 내가 해온 운동의 궁극적 목표가 제도개선이다. 우리가 계속 채권을 태울 순 없는 일이니까.”
-사회적으로 어떤 효과가 예상되나.
“우선 최악의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상당수 구제된다. 빚을 받기 위해 매일 전화하고, 매일 찾아온다고 생각해 보라. 갚을 수 있는데 안 갚고 버티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이게 10억, 100억 가는 고액의 빚도 아니다. 500만 원, 1천만 원 하는 생계형 빚이 대부분이다. 카드사도 우편물을 보내다가 안 되면 주민등록을 말소시킨다. 그래서 아이들 취학도 못 시키고, 인생의 자포자기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빚을 못 갚은 게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이런 사람들이 다시 재기하고, 다시 빚을 갚을 기회가 생겨서 사회로 복귀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이익이지, 폐인만 끝없이 양산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도 손해라는 거다. 그리고 빚을 못 갚으면 즉시 사람 취급을 해주지 않는 다는 것은 인권에 대한 심각한 인식 문제다. 빚을 갚지 않는 것에 대한 과잉대응의식이 사회 전체적으로 널리 퍼져있다. 빚 져서 못 갚으면 결혼도 하지 말고, 자식들 학교 보낼 생각도 하지 말고, 주소지도 갖지 말고, 모두 포기하라고 한다.
5년 동안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도 빚을 안 갚겠다고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물론 능력 있는데도 온갖 편법을 통해 갚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어차피 지금 제도가 있어도 피할 사람은 더 지독한 제도하에서도 다 피한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막아야 한다.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할 것 같다.”
-국회에선 어느 상임위원회를 지망하고 있는지.
“정무위원회를 생각하고 있다. 금융계통 피감기관이 많다. 나는 지금 현장에서 자행되는 편법의 사례들도 많이 안다. 예를 들면 정규직이 아닌 사람을 추심원으로 쓴다든가 하는 일인데, 이런 일은 불법은 아니지만 편법이다. 편법들이 만연한 결과, TV에 나오는 전형적인 사채업자의 이미지, 가구를 때려 부수고 압류딱지 붙이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게 이 불법채권추심 시장이다.
사채업자들은 걸리면 경찰에 신고를 하고, 감옥에라도 보낼 수 있는데 이건 호소할 곳도 없다. 상식적으로 점잖은 시장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제도정비에 내 역할이 있을 것 같다.”
“청년 채무…빚져서 교육받는 사회 잘못된 것”
-최근 늘어나는 청년 채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왜 청년이 빚지게 만드는 사회가 됐느냐, 딱 그거다. 저축을 해도 모자랄 판에, 학자금 대출도 그렇다. 정부가 교육의 사회적 공익을 생각하고, 사회 경제성장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했으면 교육에 투자를 했어야 한다. 왜 개인이 빚을 내서 교육받게 만들었냐는 거다. 복지로 할 것을 금융으로 만들어버린 거다. 대학들이 돈이 없어서 등록금이 비싼 것처럼 하지만, 우리나라 등록금이 미국 다음으로 비싸다. 등록금 낮출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무슨 노력을 했나? 돈 빌려 줄 테니 비싼 등록금을 감당해라 그거 아니냐. 전세도 마찬가지다.
소득수준보다 전세, 월세가가 너무 높게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임대료만 올라가면 사회 전체가 불로소득주의로 흐르게 된다. 요새 아이들 장래 희망이 건물주라고 할 정도다. 경제적으로 사회의 건강함을 해치고 있다. 그런데 우유값이 오르면 난리가 나는데 전세값은 오르면 당연한가? 전세값을 잡아야지. 소위 ‘높으신 분’들이 다 임대 사업자라서 그런 건가 싶다.”
-경제민주화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내가 생각하는 경제민주화는 민생이 구체화된 모습이다. 재벌개혁 같은 큰 틀에서의 경제민주화도 있을 수 있고, 나는 그보다 조금 더 디테일한 것에 관심이 있다. 당장 사는 데 있어서 바로바로 정책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민생문제에 있어서의 경제민주화다. 이뤄진다면 사회의 일부분부터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정의당 등 다른 야권 정당에 들어가는 건 생각해 보지 않았나.
“정의당을 고려하진 않았다. 정의당은 내가 해온 부실채권 소각과 같은 가계부채 관련 운동을 해오지 않았다. 정의당 사람들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친한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몇 번 물어봤다. ‘가계부채 이야기는 왜 안 해요? 삼성얘기, 노조얘기 말고 그런 것도 해야죠’라고 했더니 ‘왜 안 해요, 다 해야죠’라고 답한다. 그렇게 말은 하는데 그 다음에 안하더라. 당이 너무 거대 담론 중심으로 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에 상담센터도 만들었고, 이재명 성남시장과는 롤링주빌리 운동을 같이 하는 등 지자체장들이 활동에 적극 참여해 주었다. 나와 개인적인 관계는 전혀 없었는데, 아마도 당 차원에서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전략적으로 나선 듯하다. 우리 당이 어떤 면에서는 부침(浮沈)도 잦고, 스펙트럼이 넓어서 다툼이 많다는 시선이 있는데, 소수 이념정당이 아닌 이상 대중정당에선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열린 공간, 열린 정당이라는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갈등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일부 언론에선 내가 문재인 전 대표 체제 하에서 영입돼서 친문(親文)이라고 분류하기도 하고,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캠프에 있어서 친박(親朴)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정작 계파 같은 건 생각조차 해본 일이 없다. 나뿐 아니라 초선의원들 대부분이 계파 생각 같은 건 할 겨를도 없을 거다. 선거캠프는 개인적 인연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지 않나.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이 몇이겠는가. 박원순 캠프도 개인적 인연 은 없다.
채무자 문제를 당에서 적극적으로 고민해본다고 해서 내가 돕게 된 거지, 나 개인의 성향은 전혀 없고 향후에도 그럴 것이다. 정세균 의원과도 친분이 있다. 정 의원도 경제쪽에 일가견이 있다. 계파를 초월해서 선배, 동료 의원들에게 내가 하려는 일에 집중하고, 도와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다. (웃으며)나는 보기보다 두루두루 친한 사람이다.”
-끝으로 본인의 정치적 소신을 간단히 말해준다면.
“구호와 당위성에만 머물지 않는,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성과를 보여주는 정치를 하고 싶다. 물론 혼자 성과를 낼 순 없다. 국회의원이 됐다고 해서 ‘짠!’하고 원하는 정책이 다 되는 일이 아니지 않나. 정치력이 필요하고, 다른 분들에게 도움을 받고 돕고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최선을 다해서 민생 영역에서 성과를 내는 정치, 그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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