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사춘기의 황홀함은 소년소녀가 어른이 되어 가며 겪는 성장통에 담겨 있다. 세상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의 홍수 속에서 누군가는 자신을 완성해 간다. 그 과정은 아름다운 추억일 수도, 창피해서 잊고 싶은 기억일 수도 있다.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는 한 소년의 사춘기 성장통을 날 것 그대로 담아냈다. 가공을 거치지 않은 소년의 언어로 빚어낸 신선한 독백이 인상적인 이 책은, 유머와 냉소·고해가 한데 뒤섞인 청춘의 일기장이다.
평범한, 혹은 조금 더 ‘찌질한’ 12학년 그렉 게인즈는 학교에서 적당히 눈에 띄지 않게 지내고, 유일한 친구인 얼과 조악한 자작 영화를 만들며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렉의 어머니가 그에게 ‘암에 걸린 여자아이의 친구가 되어 주라’고 부탁 하면서 그의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시종일관 솔직한 어투로 진행되는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죽음을 다룬 가장 웃긴 이야기’라는 카피처럼, 결코 무겁지 않게 비극을 다룬다. 비극적 감정에 대한 과한 강요를 받지 않고 한 소년의 사춘기를 압축해서 감상할 수 있다.
공감을 방해하는 약간의 요소가 있다면 우리의 정서와는 조금 다른 미국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 정도다. 이 작품을 토대로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는 지난 2015년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제시 앤드루스 지음|김보은 옮김|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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