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망론]지지율에서 드러난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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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망론]지지율에서 드러난 '한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5.30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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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반기문 UN 사무총장 ⓒ 뉴시스

반기문 UN(유엔) 사무총장의 대망론이 정치권을 휩쓸고 있다. "과대해석을 삼가 달라"는 반 총장의 당부에도, 그의 대권 도전은 기정사실이 돼 버린 모양새다. 그야말로 '열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반 총장을 위시해 정권재창출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반기문 대망론'의 한계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30일자 <중앙일보>에서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가 그 근거 중 하나다.

개인 역량 발휘 못하는 潘, 충청보다 높은 TK 지지

해당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음 대통령으로 누구를 가장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반 총장을 선택한 응답자는 28.4%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그는 TK(대구경북)에서 45.1%의 지지를 얻어 고향인 충청(30.6%)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PK(부산경남)가 30.0%로 그 뒤를 이었고, 인천·경기 28.7%, 서울 23.9%, 호남 18,0%로 나타났다.

반 총장의 지역별 지지도 분포는 새누리당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6일 공개한 '2016년 5월 4주 주중집계'를 살펴보면, 새누리당의 지역별 정당지지도는 TK에서 41.3%, PK 33.8%, 충청 28.4%, 인천·경기 23.5%, 서울 32.4%, 호남 11.8%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들이 반 총장을 이미 여권의 대권후보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바꿔 말하면 현재 반 총장이 받고 있는 지지는 '반기문'이라는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을 갈망하는 보수진영의 지지라고 풀이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텃밭인 TK 지지가 '반기문 대망론'의 심장부인 충청보다 높다는 게 그 방증이다. 반 총장이 개인 역량이 아니라 기존 정당에 기대어 지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충청 지역 정가의 여권 성향을 띤 한 핵심 관계자는 3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사실 충청에서는 '반기문 대망론'의 실체를 느끼기 어렵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TK의 지지가 충청보다 높지 않느냐"며 "대선 승리는 정당 역량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의 개인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반 총장의 한계가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의 한 지역위원장도 이날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우리나라에서나 유엔 사무총장을 '세계 대통령'이라고 말하지, 다른 나라에서는 사실 미국 국무부 차관급으로 밖에 안 본다"며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 이력이 대통령의 자격을 뜻하는 게 아니다. 이력서의 한 줄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중도·무당파' 지지 높은 潘, 새누리 입당해도 통할까

앞선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총장은 중도층에서 25.4%의 지지를 얻었고, 무당파(지지 정당 모름·무응답)에게도 31.9%를 획득해 '중도·무당파'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 부분이 반 총장에게 역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에 입당해 여권의 대선 후보로 나서면 중도·무당파의 지지가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간 중도·무당파층에서 1위를 차지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중도층에게 12.7%, 무당파에게 9.5%의 지지를 얻어 반 총장에게 크게 뒤쳐졌다. 안 대표의 참신함이 떨어지자 당적이 없는 반 총장에게 중도·무당파의 지지가 옮겨간 것이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반 총장이 '충청대망론'을 내세워 출마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 대선 주자들이 크게 위축되진 않을 것"이라며 "반 총장에게 지지를 보낸 중도층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다. 아마 우리 당 당적을 가지면 이탈 가능성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도 30일자 <중앙일보>에서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현상과 마찬가지로 반 총장이 특정 정당 후보로 확정되면 지지율은 달라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중앙일보>의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중앙일보조사연구팀이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p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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