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폭염 속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가며 올 들어 가장 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많은 서민들이 ‘낮에 더운 건 참을 수 있는데 밤에도 더운 열대야는 정말 참기 어렵다. 잠을 설쳐서 아침에 정신이 몽롱하고 몸이 무겁다’고 호소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 살고 있는 주부 L씨(47세)는 “밤에 너무 더워서 큰 맘 먹고 에어컨을 틀었더니 정말 살 것 같더라. 그런데 몸은 시원하지만 마음이 불편했다. 전기료 누진제 때문이다”고 한숨 지었다.
서울 은평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J씨(31세)는 “평소 여름에는 에어컨을 많이 안 켰지만 올 여름에는 아이들 땀띠가 심해서 에어컨 사용 시간이 길어졌다”며 “나처럼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누진제가 적용되는 건 너무 한 게 아니냐”고 성토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가정용 전력소비량은 2012년 기준 OECD 34개 회원국 중 26위다. 반면 공공·산업용까지 합친 1인당 전체 전력소비량은 8위로, 이는 전체 전력소비량 중 산업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큼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은 지난 달 29일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대기업에 원가보다 낮게 판매한 전기요금이 5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한국전력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0대 대기업에게 총 3조5천억원 가량 원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 “결국, 대기업은 연간 1조원 가량의 전기요금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또 2012년 기준 전력사용량 상위 20위 기업으로 현대제철, 삼성전자, 포스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한주, OCI, LG화학, SK에너지, 고려아연, GS칼텍스, 동국제강, 철도공사, 효성, S-Oil, 씨텍, 동부제철, 현대자동차, 영풍 등을 열거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1일 "정부는 40년 이상 국민들의 희생만 강요했다. 산업용에는 누진제 없는 싼 요금을, 가정용에는 비싼 요금을 물리는 동안 서민들은 '요금폭탄'이 두려워 밤잠을 설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가정용 전기 아껴서 회사 기업용 산업용 전기 대주네. 우리나라는 기업을 위한 나라인가”하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대기업들 전기는 저렴하게 펑펑 쓰도록 해주면서 서민들한테 그 짐을 지게 하는 헬조선”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현행 6단계에서 4단계로 완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즉, 1~2단계를 통합해 1단계 요금(60.70원/kwh)을 적용하고, 3~4단계를 통합 3단계 요금(187.90/kwh)을 적용하는 것이다. 대신 전력다소비 기업의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행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료 누진율은 세계에서 가장 혹독하다고 해도 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총 6단계로 나뉘며 1단계와 6단계 전기료가 11배 이상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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