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말 레임덕이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정권 초기에 '낙하산' 의혹을 샀던 공공기관장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 정권이 막판 '보은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공기업·공공기관 총 345개 가운데 이미 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된 곳은 27개다. 또한 21명의 기관장이 연내 임기가 만료되고, 31명은 내년 3월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전체 공기업·공공기관 기관장 중 30% 가량이 교체되는 것이다.
임기만료 또는 만료 예정인 이들 공공기관장 대부분은 현 정권 초반 야권으로부터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인사들이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행복한농어촌추진단장을 지낸 바 있으며, 지난달 25일 임기가 만료된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012년 대선 당시 산업부 제2 차관이었다.
또한 올해로 기관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은 지난 대선 때 각각 박근혜 캠프 유세지원단장과 미래형정부기획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이외에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 서종대 한국감정원 원장 등도 업계에서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된다.
문제는 현 정부가 이처럼 공석이 됐거나, 공석이 될 예정인 공공기관장 자리에 보은인사를 단행할 공산이 높다는 데에 있다.
실제로 박근혜 정권은 지난달 임기가 끝난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자문교수)의 후임으로 정찬우 신임 이사장을 임명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야권은 정 이사장을 '금융계의 우병우 수석'이라고 명명하며 강력 반발한 바 있다.
이처럼 낙하산 인사를 공공기관장 자리에 앉히면 해당 기관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현 정부가 심의·확정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은 기관이 한 곳도 없다는 게 그 방증이다.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2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정권 막판에 대대적인 보은인사를 실시했다. 박근혜 정권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레임덕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속전속결로 인사를 처리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참여정부는 임기 말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임명해 '선심인사'라는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MB정부 역시 2011년 어청수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청와대 경호처장에 앉혀 '회전문식 보은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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