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윤슬기 기자)
전통적으로 서울특별시 강북구는 새누리당이 당선되기 어려운 야당 텃밭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정양석 의원은 지역적 열세를 뚫고 당선돼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정 의원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소한 지역구의 이야기를 통해 지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 선 새누리당 정양석 의원은 예비정치인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구에 대한 애정을 통해 유권자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정치만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냐…콤플렉스는 나의 원동력”
정 의원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콤플렉스’ 덕분이라고 말하며 본격적인 정계입문 계기부터 소개했다.
“고향이 전라도인 호남사람이다. 오직 ‘정치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당시 전남대학교를 졸업하고 민주정의당 중앙사무처 공채로 정계에 입문했다. 사실 전두환 정권시절에 호남사람이 민정당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정체성에 혼란도 많았다. 고향에서는 하필이면 갈 데가 없어 민정당을 갔느냐는 이야기까지 듣기도 했다. 경상도 사람 중심인 민정당 내에서 호남출신이고 좋은 대학도 나오지 않은 나도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러나 정치를 향한 열망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사실 하고 싶은 일과 먹고사는 일이 일치하는 것이 정당사무처이기도 했다. 민정당을 통해 정말 열심히 배웠고, 그 안에서 인정받고 사무국장도 하면서 정당내 정치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
이어 정 의원은 자신의 ‘콤플렉스’가 자신을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했다.
“정치를 꿈꿨지만 오직 ‘정치’만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닐 수 있다고 늘 생각했다. 그래서 인생의 5~10%는 나만의 영역으로 정하고 내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에 진학해 평소에 관심있던 일본정치도 공부했고,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살 수 있었던 그 원동력은 ‘콤플렉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정말 명문대학을 나오고 스펙이 좋았다면 노력하거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부족했을 것이다. 내가 늘 부족하고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노력할 수 있었고 그래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9대 낙선, 서울민심 얻기 쉽지 않아…정치 내공 쌓을 수 있던 시간”
정양석 의원은 강북 수유리인 자신의 지역구에 대한 소개를 하며 18‧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20대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서울 49개 지역구 중 12개 지역구를 차지했다. 그 중 새누리당이 당선되기 어려운 강북에서 내가 국회의원이 됐다고 하니 무슨 대단한 비결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국회의원이 됐다. 지난 20여년 간 정당 사무처에서 ‘남을 위한 정치’를 해오다가 ‘내 정치’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시기가 2004년이었다. 당시 당에서 공천을 담당하는 기획조정국의 선임국장이었다. 과거에는 기획조정 국장을 하면 비례대표 예비번호에 들어갈 수 있어 국회에 들어가기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법이 바뀌면서 비례대표 추천제도가 변해 내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2005년 지방선거인 구청장 도전에서도 2006년 선거에서도 모두 낙선했다. 그런데 18대 국회의원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운이 좋게도 이명박 대통령의 MB바람 때문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수도권에 MB바람이 불었고 그 바람을 타고 18대 때 강북지역에서 보수정당이 당선된 것이다”
그러나 정 의원은 19대 총선의 낙선이유로 지역구와 국회 활동의 균형을 못 맞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말했듯이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 된 것도 굉장히 운 좋게 당선됐기 때문에 내 소신이나 정치적 판단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비록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내게 정치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여유를 가지고 독서도 많이 할 수 있었고, 여의도를 바라보며 아쉬웠던 점도 생각하며 개인적으로 더 많은 정치적 내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낙선 경험을 바탕으로 20대 국회에 들어올 수 있었다”
정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비결은 ‘지역구에 대한 애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상황을 말하면,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상대당에서 도를 벗어난 공천을 했다. 이로 인해 분열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시 의원들을 다 당선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여파가 20대 국회의원 선거가지 이어진 것이 아닌가 나름의 분석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승리에서 주효했던 원인은 ‘지역구에 대한 애정’을 유권자들이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내가 외지에서 왔기 때문에 지역구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보고 배웠다. 지역구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자영업 하시는 분들과도 대화도 하면서 지역에 대해 먼저 공부했다. 지역구에 대한 관심과 현안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모두 SNS에 기록했고 이걸 모아서 ‘무네미 사람들’과 ‘우리가 몰랐던 무너미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책을 냈다. 나는 정치적 소재를 다루는 내용보다는 자세를 낮추고 지역민의 관심사항을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역구 이야기를 더 열심히 담았다”
“개헌은 국회 몫…정국전환용 카드 사용 안돼”
정 의원은 지역구와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할 때와 달리 최근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입장에서는 분명한 정치적 소신을 밝히며 강의를 마무리 했다.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개헌을 정국전환용 카드로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개헌 논의의 중심도 국회여야 한다고 본다. 개헌을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생각한다. 사실 현 상황에서 청와대가 어떻게 개헌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겠나. 개헌 논의는 국회의 몫이고 국민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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