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최순실 파문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 전례 없는 국정농단 게이트에 많은 국민들이 패닉에 빠진 상태다. 결정적 증거를 내밀며 보도를 시작한 〈JTBC〉
특히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발언이 화제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최순실 게이트를 비교하며 "이 사안의 중대성을 보면 이것 역시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지인인 최 씨에게 물어봤고, 문 전 대표는 주적인 김정일에게 물어봤다. 박 대통령은 즉각 사과했지만, 문 전 대표는 지금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친박계에서도 강성으로 손꼽힌다. 각종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선봉에 나서서 야권을 비판해왔다. 김 의원의 이번 발언도 사실 그간의 행적에 비추어 보면 일관성이 있는 셈이다. 혹자는 ‘의리있다’고 평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 김 의원의 발언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들의 공분(公憤) 상태가 심상치 않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폭락 중이고, 최순실 게이트는 모든 이슈를 집어삼킬 만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정계의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정치사에 손에 꼽을 만큼 심각한 사건”이라고 평했다. 게다가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의 입시부정까지 연관돼 있다. 국기문란은 휘발성이 큰 정무 이슈지만, 입시부정은 십 년을 간다는 ‘병역비리’와 같은 수준의 생활 밀착형 스캔들이다. 이러한 사안들이 함께 터지며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김 의원이 정략적인 발언을 하기엔 적절한 소재가 아니었다. 소위 ‘물타기’라고도 불리는 본질 흐리기와 프레임 전환 시도는 정치권에서 흔한 전략이다. 그리고 실제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특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발언은 국민들의 심정과는 너무 멀어 보인다.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할 때, 다른 이의 잘못도 있다고 들고 나오는 모습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까. 의리와 추종은 구분돼야 한다.
좌우명 : 행동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