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빅3’ 물레방아식 출마 구태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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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빅3’ 물레방아식 출마 구태 표본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8.1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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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민주최고위원

‘3번 구속, 3번 무죄’의 주인공 박주선 민주당 전 최고위원. 호남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박 전 최고위원은 정치검찰의 표적수사 희생양이자 이 시대 풍운아로 불린다. 그런 그가 10·3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인터뷰 중 그는 “민주당 전대 하마평에 올라있는 후보군 중 DJ와 노무현 정신에 가장 근접한 사람은 박주선 뿐”이라며 “DJ가 디딤돌을 놓아준 호남정치의 무대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18일 DJ 서거 1주기를 앞두고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 등 다양한 추모행사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정동영·정세균 등은 저마다 DJ의 적자는 자처하지만 그는 묵묵히 DJ의 중도노선에다가 혁신의 옷을 입히며 ‘혁신중도’라는 업그레이드된 정치노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어떤 변혁적 변화를 위해 차기 민주당 대표를 꿈꾸고 있을까.
 
불볕더위가 한창인 지난 12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박 전 최고위원만이 가지고 있는 정치철학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정세균 대표 시절 당 전횡 일삼았다
정동영·손학규 이미 당과 국민 심판 끝
 

▲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빅3'의 물레방아식 출마를 비난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7.28 재보선 당시 박 의원께서는 당 지도부의 한사람으로써 민주당 패배의 원인과 교훈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좋아서’ 지지해준 국민은 고작 2.4%였습니다. 사실상 반사이익에 의한 선거였죠. 민심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심판과 함께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했지만 변화는커녕 변화를 준비하는 모습조차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지난 재보선은 변화를 준비하는 모습조차 보여주지 못한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재보선은 올해 하반기 정국운영과 이명박 정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야당의 키를 결정할 수 있는 선거였고 지면 안 될 선거였는데 패했습니다. 당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국민들은 항상 옳습니다. 민주당은 더 이상 반사이익만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변화해야 합니다. 민주당이 변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

-지난 2년여 간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신 소회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인의 스스로의 평가나 활동과정 중 아쉬웠던 점은 없었습니까.

“최근 가장 아쉬웠던 것은 6·2 지방선거 당시 공천문제와 7.28 이후 지도부 사퇴문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6·2 지방선거 공천 당시 민주당 당헌·당규상 공천원칙인 당원경선과 국민참여경선이라는 원칙에 충실하지 못해 경선과정에서 700여건이 넘는 경선불복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또 재보선 이후 당 패배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잡음 없이 총사퇴하고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알렸어야 했는데 단독사퇴와 지도부총사퇴를 두고 논란을 빚어 또다시 국민께 실망만 안겨 드렸습니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당원이 주인 되는 명품 민주당 건설, 당의 확고한 정체성 확립과 계파를 초월한 화학적 통합 등의 공약을 내걸었지만 어느것 하나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굳이 변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비주류쇄신연대에 몸담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지난 지도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민주당 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피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변화도 없고 반성을 꺼린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당내 다양한 목소리들이 소통해야 하는데 당 구조적으로 ‘권력 독점,’ ‘기회 독점’으로 인해 말로만 변화를 외치지 행동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또 20∼30대들의 활동공간이 없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젊은이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당내 이들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집단지도체제, 당권-대권분리, 전당원 투표제도 등을 통해 제2의 노무현 혁명과 같은 참신한 인물의 등장이 시급합니다.”

실제 당내 문학진·천정배·김영진 등 민주희망쇄신연대 소속 의원들은 민주당이 7·28 재보선에서 참패하자 정세균 전 대표를 겨냥, "6·2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해 오만하게도 제대로 된 전략과 정책도 없이 재·보궐 선거에 임한 지도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 대표는 강하게 압박했다.

이들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 밖 승리를 거뒀을 때도 당 지도부를 전면 공격하며 "인물도 구심점도 없는 현재 민주당으로서는 2012년 정권교체가 어렵기 때문에 쇄신이 불가피하다"면서 "쇄신을 통해 당의 권한은 당의 주체인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민주당은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밝히며 당내 정풍운동의 시발점을 알렸다. 
 
“정세균 7·28 재보선 자기 사람 심어”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안팎에서는 후보 공천 문제를 제1원인으로 꼽았고 ‘정세균 전 대표가 자기 사람을 심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그런 점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당시 당 대표였던 분인데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심는 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다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7·28 재보선에서의 패배 원인은 ‘변화를 거부한 민주당 전체에 있습니다.”

-정세균 전 대표가 당 지도부로 있을 당시 당내 리더십 전횡이 심했다고 하는 비판이 있습니다.

“민주당이 단일성 지도체제니까 대표 권한이 강했고 대표가 인사권이나 재정권 등을 장악하다보니 당 운영이 그렇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누군가 ‘그럼 최고위원인 당신은 뭐했느냐’고 되물을 수 있는데, 나는 원칙과 기준에 어긋나는 일에 맞서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나 혼자만은 안 되더라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9월 18일로 예정된 전대에 출마를 하려는 이유와 ‘박주선’이 당선돼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주선은 인생의 시련과 고난은 물론, 정치적 시련 또한 많이 겪었습니다. 그런 정치적 시련 등을 이겨내는 모습들을 주위에서 보면서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당 대표로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심판을 받았던 몇몇이 돌아가면서 당의 얼굴을 맡는 구조로는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정당은 항상 새롭고 활력이 넘쳐흘러야 하고 동시에 새로운 사람에게 당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줘야 합니다. 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의 역할을 새로운 인물인 박주선이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박주선 전 최고위원은 1949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어머니는 행상으로 가족을 부양했고 아들의 입학금 마련을 위해 피를 팔았다는 얘기는 정치권에 오랫동안 회자됐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박 전 최고위원은 대학 4학년 때인 1974년 제16회 사법시험에 합격, 검사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서울지검 특수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수시기획관 등을 거쳤다. 박 전 최고위원은 1998년 2월부터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지내다 2000년 5월 30일 16대 국회의원(전남 화순·보성)에 당선돼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다.
 
“DJ·노무현 정신 계승자는 박주선이 유일”
 
-전대 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정동영 의원의 담대한 진보를 비롯해 후보들 저마다 진보를 부르짖고 있는데 박 전 최고위원은 ‘혁신중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현 정당정책에 입각한 정체성은 중도개혁주의입니다. 중도개혁주의를 통해 DJ가 50년 만에 수평적 정권교체를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기 집권을 했습니다. 2번의 대선에서 보수와 진보 가운데 있는 중간이념과 가치를 가지고 중산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집권을 했지만 2007년 대선 때는 중산층이 한나라당을 지지해서 정권을 넘겨줬습니다. 결국 중도층을 포용하지 못하면 2012년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DJ의 중도개혁주의와 혁신중도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혁신은 시대가 변하면서 정책에 혁신적인 요소가 담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외교·안보·국방은 중도의 기조를 유지하고 교육·복지·일자리창출 등의 진보적 색깔을 띠는 방향으로 가자는 겁니다. 혁신중도는 보수와 진보의 가운데 있는 게 아니라 보수와 진보를 모두 포용해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쥐를 잡는데 고양이 색깔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너무 이념에 골몰돼서는 안 됩니다."

-그래도 정동영 상임고문이 담대한 진보를, 원혜영 전 원내대표 등이 진보개혁모임 등을 통해 왼쪽으로 가자는 건 나름 이유가 있을 텐데요.

“선거전략상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마치 진보를 주장하면 시대적 감각이 있는 거고 중도를 주장하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이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은 잘못된 겁니다. 담대한 진보든지, 새로운 진보든지 민주당이 진보를 주장하면 결국 색깔 없는 정당이 될 겁니다. 현재 진보정당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입니다. 두 당이 존재하는 한 어정쩡한 진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진보가 될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DJ의 중도주의는 여전히 민주당에 유효한 거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 중도개혁주의를 표방했다고 보십니까.

“그렇죠, 두 분 모두 중도개혁주의자였죠. DJ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중도개혁주의가 민주당이 나갈 길이요, 노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권력 독점,’ 말로만 개혁 외쳐
DJ·노무현 정신 계승자는 ‘박주선 뿐”
정당개혁 통해 제2의 노무현 나와야

 

 

▲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FTA로 당시 한국사회가 보수와 진보로 확연히 갈렸을 당시 유연한 진보를 주장하지 않았나요.

“노 전 대통령은 중도개혁주의로 2002년 대선 때 민주정부 2기를 수립했습니다. 이후 정부와 당내 노선의 혼선이 있었다고 볼 수 있죠. 당시 많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노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실용중도를 얘기를 했는데, 갑자기 진보를 들고 나오면 국민들은 그 이념과 가치의 변화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혼란스러워 할 겁니다. 적어도 자신의 이념과 가치를 바꾸려면 국민들에게 그 이유를 공개해야지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런 것 없이 갑자기 바꾸는 것, 누가 납득하겠습니까.”

2007년 2월 17일 노 전 대통령은 한미FTA를 두고 보수와 진보간 첨예한 갈등을 지속하자 “우리의 진보는 이제는 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며 “진보진영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FTA추진으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신자유주의가 양극화를 불러왔다는 서강대 손호철 교수와 노 전 대통령의 개헌 제가를 파괴적 정치행위라고 규정한 최장집 고려대 최장집 교수에 대한 반격이었다. 이후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와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경제학 박사 등이 가세하며 노 전 대통령과 진보의 재구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당내 빅3이라고 불리는 정동영·손학규·정세균 모두 DJ나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나요.

“두 분의 가치를 확실히 계승했다고 볼 수 없죠.”

-10·3 민주당 전대 하마평에 올라와있는 후보군 중 DJ와 노무현의 가치를 가장 잘 계승한 사람은 박주선이라고 봐도 됩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혁신중도가 DJ의 가치를 계승한 이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진보만 가지면 중도성향의 중도층의 지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집단지도체제가 지분 나눠먹기? 민주주의 개념 부족”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동영 상임고문에 대한 비토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 시절 당의 정당개혁을 망친 주범이기 때문에 다시 민주당 대표가 돼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일종의 무력감인데, 동의하십니까.

“정 상임고문뿐 아니라 지금 후보군 모두 이미 국민들과 당원들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전당대회에 물레방아식 으로 정치인들이 등장하면 되겠습니까.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도 없고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는데도 방해로 작용할 겁니다.”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뭐라고 보십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경선혁명이 필요합니다. 스토리가 있고 서민과 중산층과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족적을 가진 인물, 또 여당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 이런 점들을 두루 갖춘 인물이 새롭게 등장해야 합니다. 저는 성장과정기부터 정치에 입문할 때까지 상상할 수도 없는 고난을 극복하고 결단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주의에서는 나를 보고 그러더군요. ‘오뚝이 리더십,’ ‘불사조’, ‘풍운아’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박주선은 강인한 정신력과 강력한 추진력을 겸비한 사람입니다.”

-일각에서는 7·28 재보선 당시 당 지도부에 있었기 때문에 책임을 지고 반성해야지 왜 출마하느냐는 의구심을 갖기도 합니다.

“지금도 7·28 재보선 패배를 통감하고 있습니다. 책임이 있기 때문에 더 부단한 노력을 하고 수권정당을 만드는 일에 일조해야지 과거 책임에 사로잡혀 당원으로서 수권정당으로 가능 길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민주당 전대를 앞두고 주류와 비주류간 지도체제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박 의원께서는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단일성 지도체제는 독점체제입니다. 전당대회 차점자는 당무에서 배제되고 차점자에게 자신의 요구와 바람을 담아냈던 50%~60% 당원의 요구나 바람을 대변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결국 당내에서 해결할 사항을 당 밖에서 국민들에게 고해하도록 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죠.
 
한나라당조차 대권주자들이 국민들에게 선의의 경쟁을 하는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민주당은 당권에 매몰돼 잿밥에 더 관심을 보이는 ‘우물리그’ 게임을 벌이자고 합니다. 그렇잖아도 인물난을 겪고 있는 민주당이 분리경선까지 하면서 당 전면에 나서서 헌신할 수 있는 분들의 활동을 원천봉쇄해서는 되겠습니까.”

-정세균 전 대표나 주류 측에서는 집단지도체제를 두고 열린우리당 당시 이미 실패한 제도로 판명됐다고 주장합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정확히 말하면 집단지도체제의 실패가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실패입니다. 분당이나 잘못된 정책 등으로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거지, 집단지도체제로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최재성 의원 등 486그룹에서도 집단지도체제는 지분 나눠먹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집단지도체제가 지분 나눠먹기라고 주장하는 건 민주주의 원칙조차 모르는 주장입니다. 대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 2, 3위의 후보에게 정당한 대표성을 부여하자는 게 어떻게 지분 나눠먹기가 됩니까. 또 대표·최고위원 통합선거를 통한 역량 있는 인물에게 당에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하는 주장이 어떻게 지분 나눠먹기인지 묻고 싶습니다.
 
486그룹은 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시에 선출하는 방식으로 전대가 진행되면 소위 말하는 유력주자들만 지도부에 들어와 486그룹의 입지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럼 그 전부터 486그룹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세력을 만들어야지, 경쟁에서 이길 수 없으니까 특정인을 위한 배려를 해달라고 하는 건 민주적인 지도부 구성 방법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것입니다.”

최재성 의원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집단지도체제는 대선을 통해 민주당이 다시 집권해야 하는 국민적 숙제 앞에서 정확한 지분 나누기가 될 공산이 크다”면서 “집단지도체제는 사실상 집권을 포기해야 하는 절망적 지도체제이자 구정치의 회귀”라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시절 의장이 8번이나 바뀌면서도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들 앞에서 무책임한 정당으로 전락한 제도”라며 “이는 대통령이나 당 지도자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당과 국민의 판단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또 다른 피난처”라고 비주류 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당권과 대권 분리에 대해선 찬성하십니까.

“당연히 분리해야죠. 분리하지 않으면 당권을 잡은 대표가 대권을 잡기위해 당내 줄세우기 등 사당화를 하기 위한 전횡을 일삼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면 당이 분열과 갈등이 점철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엔 빅3, 요즘은 박주선까지 빅4”
 
-일부 여론조사에서 당내 빅3 뒤를 바짝 좇고 있습니다. 대의원 혁명을 통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자신합니까.

“그간 언론에서는 빅3만 주목했지 다른 사람들의 얘기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빅3가 아닌 빅4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모 주간지에서는 광주전남은 물론, 서울에서도 의미 있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원인이 뭔지 박스기사를 쓰려고 했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습니다. 이는 당원과 대의원들이 박주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희망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당권 경선에서는 조직이 있는 사람이 유리합니다. 당내 조직은 어떻습니까.

“솔직히 나는 당내 계파나 파벌이 없습니다. 하지만 계파가 없기 때문에 당 화합과 소통을 이끌어내서 진정한 통합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박주선은 일관된 민주 당원이었습니다. 이는 군사독재정권과 싸워온 민주당의 정통성을 하루아침에 버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3번 구속 3번 무죄’를 통해 증명되었듯이 특별한 약점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공격의 빌미가 될 만한 약점이 없지 않나요(웃음). 그런 의미에서 박주선만이 민주당을 하나로 묶어내고 국민의 명령인 야권대통합의 적임자라고 봅니다.”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등 당내 빅3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장점도 있으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판이라기보다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분들은 다 우리 민주당의 대표를 역임했거나 전국적인 선거에서 당의 후보로 나섰던 당의 소중한 인재들이고 많은 정치경륜과 선거 경험으로 민주당에 대해 누구 못지 않은 애정을 가지고 계신 분들입니다. 다만 민주당은 ‘세칸 정당’이 아닙니다. 이미 국민적 심판이나 평가를 받았던 ‘빅3’만 있는 것이 아니고 천정배, 김효석 의원은 물론이요, 조배숙 의원, 이인영 전 의원 등 많은 좋은 인재들이 있습니다. 당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새로운 인물들이 당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당내 일각에서는 전대를 앞두고 합종연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주선-천정배 의원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고 비주류 측이 손학규 상임고문을 지지할 거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후보들과의 합종연횡이 아닌 ‘시민과의 합종연횡’, ‘당원과의 합종연횡’을 하겠습니다. 이번 민주당 전대는 정치인들만의 전당대회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 당원과 함께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선거에서 조직이나 계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조직이나 계파에만 기대고 시민들과 호흡할 수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계파에만 기대는 것 자체가 구태정치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주선이 전대 과정을 통해 쇄신과 변화가 아닌 행동으로 이를 증명하겠습니다.”

-전대를 앞두고 정당개혁에 대한 구상방안과 민주당 당원들께 드릴 말씀이 있으시면 한 마디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당개혁의 시작은 ‘당원과 함께 하는 민주당’입니다. 정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지 않고서는 결코 ‘민주주의’, 즉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 수 없습니다. 전당원투표제 도입 주장도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그간 민주당을 지켜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당원들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대 일정을 두고 각 계파간 파열음을 보이고 있어 전대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줄어듦은 물론, 한편으로는 희화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민주당을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검찰, 위임받은 권력이지 천부권력 아니다”
 
-박 의원께서는 1999년 옷로비 사건, 2000년 나라종금 사건, 2004년 현대건설 뇌물스캔들에 휘말려 구속 기소됐지만 3번 다 무죄선고를 받았습니다. 검찰의 독립성에 대해 누구보다도 많은 고민을 하셨을 거 같은데요. 검찰의 기소독점주의과 정부와 검찰과의 관계 정립에 대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검찰은 합법적으로 국민을 구속해 신체의 자유를 박탈할 수 있는 ‘허가받은 폭력’이기에 더욱 공정하고 신중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검찰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기소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하고 있습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사실을 검찰은 직시해야 합니다. 검찰은 이제부터라도 ‘권력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검찰’로 돌아가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검찰, 진실을 밝히는 검찰, 법절차에 의한 수사와 인권을 보호하는 검찰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최근 문제가 됐던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의 여진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권력에 굴종하는 검찰의 수사행태를 보면서 한때 검찰에 몸담았던 선배로서 대단히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행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집행하는 곳이지 천부권력이 아닙니다. 이번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문제를 수사한 검찰은 윗선개입의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이인규 지원관 등 총리실 직원만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6월 21일 민간인 사찰 의혹이 처음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15일이 지나서야 특별수사팀을 꾸렸고 나흘 뒤인 7월 9일 압수수색을 단행했습니다. 검찰 발표를 보면 총리실은 특별수사팀이 꾸려지던 바로 그 때,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망가뜨리고, 문서를 폐기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런 검찰이 윗선으로 의심 받는 사람들은 조사조차 하지 않고 물증이 없다면서 수사를 종료하려고 합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인터뷰 도중 못하신 말씀이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의 전면적인 교체가 필요합니다.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기에 남북관계가 원만해야 국제외교가 가능해집니다. 남북관계가 모든 외교의 기초인데 남북관계가 흔들리게 되면 한국외교가 설 공간이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천안함 외교 실패, 한·중 갈등, 한-리비아 외교 갈등, 한-이란 외교 갈등 등 모두가 남북관계가 파탄난 결과입니다. 사실상 지난 2년 동안 이명박 정부의 외교는 ‘푸들외교’, 심지어 ‘외교 IMF’라는 말까지 떠돌고 있습니다. 결국 남북대화가 하루 빨리 재개돼야 합니다. 당장 실무자급 접촉부터 시작하고 인도적 쌀 지원 재개를 통해 민족대명절인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도 하루 빨리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DJ는 한국의 4강 외교는 ‘1동맹 3친선 외교’가 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 올인 외교에서 벗어나 DJ가 말한 미국과의 동맹유지를 근간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와 친선관계를 잘 유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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