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발생한 국민경제 피해가 천문학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이번 파문의 직간접적 책임을 안고 있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굳건한 모양새다.
"국민피해액 35조…朴-대기업 간 거래로 물질적·정신적 피해"
정의당 미래정치센터가 14일 공개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파문과 관련한 국민경제 피해액이 약 3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해 우리나라 정부 예산의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주요 피해사례로는 △산업은행장 낙하산 인사·대우조선해양 문제(2.8조 원) △사드 도입 등 무기사업 개입(14.6조 원) △개성공단 폐쇄(17조 원) 등이다.
또한 간접적 피해를 입힌 사례로 △대기업 협박·거래를 통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800억 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 주주권행사 포기에 따른 국민연금 손실·삼성 이재용 일가 지분가치 상승(5600억 원) △한류사업, 창조경제 등 최순실·차은택 관련 예산(5620억 원)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7700억 원) 등이다.
이에 대해 정의당 미래정치센터는 "국민피해액 35조 원으로는 월200만 원 공공일자리 연150만 개, 월100만 원 노인공공일자리 연 300만 개를 창출할 수 있다"며 "또한 전국 고등학교·대학교 무상교육이나 전국민 무상의료를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액수"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기업과 박근혜 대통령의 거래로 인한 국민들의 정신적 피해액은 경제적으로 추산하기 어렵다"며 "부도덕하고 무능한 정부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직간접적인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끼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재벌 대기업, 오너家 지배구조 '탄탄'…매출·영업익도 '증가'
반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정경유착 의혹을 사고 있는 재벌 대기업들은 안팎으로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총수·총수일가의 지배력이 최근 들어 더욱 탄탄해진 데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꾸준히 성장하는 눈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7월 발표한 '2016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상위 10대 재벌 대기업의 내부지분율은 57.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너가(家)가 있는 기업의 내부지분율이 증가했다는 것은 오너가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열사 지분을 활용해 우회적으로 그룹 지배주조의 정점에 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공정위의 통계에서 상위 10대 재벌 대기업 오너가가 확보한 지분율은 지난해와 같은 0.9%를 기록했지만, 계열사 지분율은 4.3% 오른 54.9%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측은 "기업 외형이 커지면서 총수일가의 자본으로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힘들게 됐다"며 "계열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구조를 유지한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이번 파문으로 국민경제가 치명타를 입은 것과는 달리, 재벌 대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보였다.
<재벌닷컴>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은 148조535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올랐다.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라는 악재를 겪었음에도 굳건한 눈치다. 현대자동차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2.9% 증가했다. 포스코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4일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이슈페이퍼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정치권력과 재벌의 정경유착은 국고를 도둑질하고 경제정책을 재벌 친화적으로 왜곡함으로써 납세자, 소비자, 노동자들을 약탈하고 민주주의마저 파괴했다"며 "재벌의 정경유착을 근절하기 위한 재벌개혁과 공정거래정책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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