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은하 기자)
지난 20일 도심의 피로한 때를 씻어버리려 서울 근교에 위치한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 다녀왔다.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은 서울에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수도권 거주자에게는 당일치기 여행으로 적합한 곳이다.
소래포구 어시장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철교를 지나야 한다. 일제강점기 때 건설된 철교다. 소래포구는 1930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천일염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포구다. 일본은 천일염을 수탈하기 위해 수인선 철도를 건설하고 건설 인부들과 염전 종사자들을 실어나기르기 위해 나룻배가 다닐 수 있는 포구를 만들었다. 현재 소래포구에 가면 당시 건설된 철도 교각의 일부가 남아 있다.
철교를 넘으면 바로 어시장이 나온다. 소래포구는 현재에도 하루 평균 300여척의 어선이 드나들며 싱싱한 해산물이 거래되고 있다. 밀물시간에 어선들이 신선한 수산물을 싣고 오면 현장에서 경매가 시작된다.
평상시 소래포구에서는 꽃게와 대하, 주꾸미, 꼴뚜기 등이 경매에 오른다. 초가을에는 제철을 맞은 꽃게와 대하가 인기고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에는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석화가 인기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소래포구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산물은 새우젓이다. 일제에서 해방 후 서해포구에는 실향민들이 모여 새우를 잡고 젓갈을 만들어 수인선 열차를 타고 수도권 등지로 나가 젓갈을 거래했다. 요즘과 같은 김장철에는 새우젓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소래포구에서는 다른 지방에서 올라온 해산물들도 거래된다. 여느 어시장과 같이 싱싱한 광어, 우럭, 돔, 숭어, 방어 등이 어항에 한가득이다. 관광객들은 각자의 취향에 맞춰 횟감을 떠서 가까운 식당에 자리세를 내고, 또 일부는 시장 내 좌판에서 자리를 깔고 바다의 맛을 음미한다.
조개구이 역시 소래포구에서 잘 팔린다. 조개구이 식당에서는 서해안 근해에서 잡아들인 각종 어폐류들을 맛볼 수 있다. 해물칼국수 역시 빠질 수 없다. 인심 좋은 식당 이모님들이 칼국수에 조개를 한 가득 넣어 내오면 여기저기서 배부르다는 소리가 나온다.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나오면 어시장 바로 옆에 위치한 공원에서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며 사색에 빠진다. 우수에 젖은채 그 광경을 바라보면 그 속에서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도 함께 출렁이는 걸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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