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새누리당이라는 그 이름도 수명을 다했을까. 성세를 자랑하던 거대 여당 새누리당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 내홍으로 당내는 만신창이(滿身瘡痍)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점점 가시화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번 위기를 넘겨도 ‘새누리’라는 이름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전신은 한나라당이다. 1997년 11월 21일 대선후보였던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와 조순 민주당 대선후보 단일화와 함께 두 정당이 합당해 한나라당이 출범했다. 한나라당이란 당명은 조 후보가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침이 있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순항(順航)을 이어오던 한나라당 호는, 2011년 결정적 위기에 직면한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그 해 10월26일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하자, 지도부가 모두 사퇴하고 박근혜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임한다. 그리고 이듬해 2월 한나라당은 당명을 변경한다. 새롭다는 뜻의 '새'와 세상의 순우리말인 '누리'를 붙여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라를 뜻하는 이름인 ‘새누리’로 정해졌다.
이후 새누리당은 자유선진당을 흡수하며 보수우파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 민주공화당의 기록(17년 8개월)을 뛰어넘어 2015년 7월 최장수 정당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러나 현재 새누리당은 창당 이래 최대 위기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에 놓였다. 사상 초유의 대형 게이트가 터지며 대통령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함께 폭락했다. <리얼미터>가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지지율에서 새누리당은 무려 8주 연속 하락, 2.8%p 내린 16.2%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더불어민주당(33.0%)에게 선두를 내주고 국민의당(17.2%)에게도 추월당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비박계와 버티는 친박계 간 파열음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심리적 분당(分黨) 상태라는 말이 나온 지는 이미 오래됐다.
이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어느 정도 당내 중지(衆志)가 모인 상황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난항을 겪고 있다.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인명진 목사 등이 거론되지만 인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아울러, 잘 돼도 당명(黨名)이 바뀌는 수준의 혁신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와 관련 비박계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침몰하는 배나 마찬가진데 누가 키를 쥐려고 하겠나”라면서 “사람 구하는 일부터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비박계 중진 의원실 핵심 관계자도 같은 날 “비대위가 어찌어찌 구성돼도 국민들이 다시 새누리라는 이름에 신뢰를 보낼 수 있겠는가”라면서 “천막당사 그 이상의 쇄신이 있어야 한다. 아마 당명부터 사람까지 싹 갈아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권 정계의 한 당직자 역시 이날 “이제 새누리당이란 이름은 대통령과 계속 엮어서 언급될 것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대신 오히려 페널티가 될 것”이라며 “분당이 일어나든, 아니면 지금 새누리가 내부 혁신을 하든 지금 그대로의 이미지를 가져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좌우명 : 행동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