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 동안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이었던 ‘민영화’를 달성했던 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우리은행은 25일 제5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및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 현 은행장을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임은 지난 4일 임추위가 꾸려진 후 22일만이다.
임추위 위원들은 이광구 은행장이 취임한 이후 오랜 숙원이었던 민영화를 성공시키고 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행장 역시 임추위 위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재임기간 실적개선과 민영화 성공이라는 성과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장은 2014년 4000억원대였던 당기순이익을 2015년 1조원대로 늘렸고, 특히 지난해는 3분기만에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에 성공하는 등 은행 실적을 큰 폭으로 향상시킨 바 있다.
더불어 이 행장은 향후 발전 전략으로 △위비뱅크 및 위비톡 강화 △로보어드바이저 등 AI 도입 △Big data 활용 △융복합 제휴 △동남아 진출 등을 통해 신(新)금융을 선도하고 2020년에는 아시아 Top 10, Global Top 50에 포함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하겠다는 미래 비전 역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임추위는 “이광구 은행장은 지난 2년 동안 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루어낸 민영화 및 실적에 비추어 업적과 경영능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프레젠테이션 및 두 차례에 걸친 심층 인터뷰에서도 임추위 위원들의 질문에 대해 막힘 없이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업 전반에 대한 폭 넓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민영화 이후 우리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은행장도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자신을 지지해준 임추위와 사외이사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은행장은 “지난 한해 우리은행은 민영화에 성공했으며, 과점주주라는 새로운 지배구조를 가지게 됐다. 이번 선임 절차를 공정하게 진행해주신 임추위와 사외이사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민영화 원년 새로운 시작을 맞아 차기 은행장 내정자로서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2017년 ‘새로운 내일 더 강한 은행’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발 빠른 정책 변화를 통해 지지해주신 분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며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 행장은 오는 3월 24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아래는 기자간담회 현장 1문 1답
Q. 순익부분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졌지만, 아직 자본비율 문제가 남아있다. 이는 영업 환경 자체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데, 지주사 전환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지난해 글로벌 기준 적합한 수준의 자본비율(10.5%)를 달성했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자본비율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며, 이를 위해 빠른 시일 내 수익 포트폴리오를 마련할 것이다.
Q. 49대 행장에 선임됐을 때 임기를 1년 단축하며 민영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임기는 어느 정도인가?
-계약 기간상 임기는 2년이다. 다만 이제 민영화 은행인 만큼 행장으로서 잘하면 임기가 늘어날 수도, 못하면 줄어들 수도 있기에 임기에 큰 의미가 없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Q. 2015년 파격적인 조직개편(그룹장 체제)을 단행했다. 현재 임기가 만료되는 분들이 있는데 차기 인사는 언제쯤 이뤄질 것인가?
-2015년 그룹장 체제를 확립한 후 수석부행장 체제보다 성과면에서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그룹장 체제를 유지할 것이며 소수의 조직개편과 인사 이동을 설 기간 등을 통해 잘 처리하고, 인사이동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다. 더불어 임원 인사이동의 경우 협의가 있겠지만 저의 의지가 많이 반영될 것이다.
Q. 항아리형 인력 구조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앞으로 다른 은행들처럼 대규모 명예퇴직 등이 진행될 것인지.
-현재 우리은행 인력구조에서 임금피크제 직원 600여명을 제외할 경우 피라미드형이라는 건전한 인력구조가 된다. 특히 타 은행대비 건전한 인력구조를 지녔다는 신한은행과 비교해도 1~2% 차이 정도만을 기록 중이다. 따라서 향후 매년 700여명의 직원이 자연 감소할 것이고, 이에 맞춰 적절히 신규 채용한다면 이상적인 구조를 지니게 될 것이다.
-다만 임금피크제에는 변화가 찾아 올 수 있다. 그들에게 새로운 분야를 맡기는 등 이들의 역할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있고, 만약 그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구조조정 등이 있을 수도 있다.
Q. 비금융 계열사들의 입지가 좋지 않다. 이를 위한 중장기 플랜이 있는 지.
-타 은행 대비 수익성과 효율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룹장 제도가 2년차를 맡기에 우리은행도 직접 나서 수익성과 효율성 강화에 깊이 관여할 예정이다. 더불어 좋은 기회가 있다면 M&A 등도 추진할 것이다.
Q. 우리은행에 어느 정도 알짜 계열사를 지녀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를 위해 과점주주 등과 논의한 적 있는지.
-1차적으로 캐피탈·F&I·부동산 등 조그마한 부분부터 해결하려고 한다. 보험은 IFRS가 새롭게 도입되면 비용이 많이 소모되니 가장 마지막에 다룰 예정이다. 물론 사외이사들과의 협력이 있을 것이며 개선책이 제기될 순서는 캐피탈·F&I·부동산/증권/보험 순이다.
Q. 우리은행 직원들이 오랜 시간 성과급을 못 받고 있다. 이번에는 어떤지.
-직원 일부와 과점 주주 몇몇이 모여 TF(Task Force)가 가동될 것이다. 이를 통해 인사, 승진, 성과급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이후 성과가 발생할 시 노사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적인 부분을 마련할 것이고, 이가 장기적으로 은행 경영 과정에 도움이 될 것.
Q. 한일은행·상업은행에 갈등이 여전하다는 말이 있다.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합병은행이지만, 합병 이후 회사에 들어온 직원이 7~80%에 달하는 만큼 일부 상층부에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흑묘백묘’라는 말이 있지 않냐. 출신에 국한하지 않고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는 직원들을 더 아끼는 게 우리은행의 현 모습이다. 물론 일부 남아있겠지만, 앞서 언급했던 가이드라인이 구축된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Q. 서금회 논란이 아직 남아있다.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몇 번이고 말씀드렸지만 ‘서금회’는 정치단체가 아니고 단순한 모임이다. 영향력 있는 ‘빅맨’이 모임에 없을뿐더러 회원 명단과 회비도 없다. 단순한 모임 그 이상 이하도 아니기에 무시하셔도 된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