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潘 에게 고견과 자문 수시로 듣겠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여권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이미지' 모시기가 시작됐다.
보수진영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여겨지던 반 전 총장의 갑작스런 대선 불출마 선언에 바른정당과 새누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10년간의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반 전 총장의 정치적 자산과 이미지를 자당으로 가져오기 위해 정치적 셈법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반 전 총장은 어제(1일) 오후 3시 30분경 국회 정관론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 활동의 뜻을 접겠다. 기성 정치권의 편협한 이기주의에 실망했다”고 밝히며 대선 불출마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의 이런 결심은 캠프 관계자들도 기자회견 직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반 전 총장은 회견에 앞서 오전에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을, 오후 3시에는 정의당 등을 예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영입에 공을 들이며 물밑접촉을 해오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어제 “너무 큰 충격이다.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도 보도자료를 통해 “반 전 총장의 갑작스런 대선 불출마에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앞으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해주기를 바란다”고 당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김명연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까지 혼란스러운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서 협치와 분권을 이루기 위한 개헌에 뜻을 모으고 갈라진 국론을 통일하고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로 함께 마음을 모았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뜻을 접겠다고 하는 소식을 듣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두 당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 전 총장의 결정에 당황해하면서도, 반 전 총장과 정치적 뜻을 이어가겠다는 내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된 나쁜 뉴스들 중에서 7~8건이 가짜라는 보고가 있다”며 “특히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일이 많기 때문에 바른정당이 중심이 돼서 가짜 뉴스(fake news)의 생산과 유통을 막는 법적 정비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의 중도 낙마를 반 전 총장의 개인적 책임으로 돌리기보다는 외부 환경적 요인이 더 컸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기성 정치권의 편협한 이기주의에 지극히 실망했다고 말했는데 그 말 한마디가 우리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며 “우리 정치 환경이 얼마나 열악하고 문제가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바른정당은 이런 열악한 정치 환경을 바꾸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하면서 반 전 총장과 같은 편에 서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10년의 유엔 사무총장 경험이 대한민국을 위해 귀하게 쓰이길 바랐는데 안타깝다. 저희도 수시로 자문을 구하고, 고견을 듣겠다”면서 “반 전 총장이 경험한 대로 대한민국 정치는 세계적인 자산을 품을 만큼 아량이 넓지 못하다”며 반 전 총장과 정치적 뜻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며 두둔했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 당직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를)우리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반 전 총장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국가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정치에 아예 손을 떼겠다고 하지 않은 이상 추후에 반 전 총장이 자신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적절한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누리당 재선 의원실의 한 관계자도 이날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너무 놀랬다”면서도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다. 지금은 내치와 외치 둘 다 중요한 만큼, 분명히 그분의 역할이 필요한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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