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線에 내몰린 건설 현장노동자들…정부, 칼 뺐지만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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死線에 내몰린 건설 현장노동자들…정부, 칼 뺐지만 '불안'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2.06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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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중대재해 많은 건설사 감독도 무위
대우건설, 풍무2지구 아파트현장 105건 위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고질병인 '중대재해(사망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하지만 일부 건설사들이 안전관리 등에 소홀한 모습을 연초부터 보이면서 사선에 내몰린 현장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된 눈치다.

고용노동부가 건설업계를 향해 강도 높은 대책을 설정한 이유는 전체 산업계 사망사고 가운데 50% 가량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2015년도 산업재해 발생현황'에서 사망사고 부문을 살펴보면 건설업 437명(45.8%), 제조업 251명(26.3%), 기타업종 149명(15.6%) 순으로 집계됐다. 2016년 사망사고 최다 업종도 건설업이 따 놓은 당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더욱이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건설사들의 환산재해율이 최근 5년 들어 최고치인 0.51%(2015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산재해율이 높다는 건 재해자는 물론, 사망자도 많다는 걸 의미한다.

이에 지난 2일 고용노동부는 2017년부터 대형사고,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많은 건설사의 경우 사고가 발생한 현장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건설현장과 본사까지 안전보건감독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건설업에 대한 감독 비중을 지난해 33%에서 올해 43%로 확대하고, 연중 지속적인 감독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개별 현장에 대한 감독만으로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본사의 안전관리체계를 집중 점검해 정부 감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지난해 사망사고 최다 건설사들, 연초부터 안전법 '위반'
"원청-하청 등 구조적 문제 우선 해소해야"…"차별화 된 정책 필요"

▲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고질병 '사망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칼을 뽑았지만 개선 여부는 미지수다 ⓒ Pixabay

하지만 일선 건설현장 노동자들의 분위기는 정부의 이 같은 대책에도 불안한 눈치다. 대형건설사들의 안전불감증이 연초부터 불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시사오늘>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대우건설, 대림산업의 전국 건설현장 총 30여 곳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을 실시했다. 대우건설, 대림산업은 지난해 가장 많은 사망사고(각 8명)가 발생한 건설사들이다.

기획감독 결과는 충격적이었다는 전언이다. 두 건설사들의 건설현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100여 건 이상 적발된 것이다.

예를 들어,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경기 김포 풍무2지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105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안전사고를 줄인다며 '스마트 건설 현장'을 내세웠던 위례 신축 현장에서도 30건이 지적됐다. 대림산업의 오산 세교 현장에서는 65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당시 현장 기획감독에 나섰던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에 중대재해가 많이 발생한 건설사들이고, 기획감독에 대해 미리 고지를 했음에도 위반사항이 많이 나와 당황했었다"며 "현재 각 지방 노동지청과 함께 해당 건설사들의 문제들을 시정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6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건설현장의 산업재해에 최근 큰 관심을 가져주는 건 환영할 일이지만, 건설업의 특성을 고려한 보다 차별화 된 대책이 필요하다"며 "본사 안전관리를 감독하겠다는 건 탁상공론에 불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원청-하청구조로 인한 무리한 공기 단축 등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게 시급하다"며 "시간압박과 저임금에 쫓기는 현장 노동자들이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날 '건설동향브리핑'을 통해 "건설산업 분야의 사망재해 발생 가능성이 타산업에 비해 높다"며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산업 분야의 경우에는 안전 예산, 안전 교육 등에서 차별화 된 정책 수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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