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된 가운데, 각국 외신 반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외신은 이 부회장 구속이 한국의 뿌리 깊은 정경유착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도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타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 “재벌과 정부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리더십은 흔들릴 수도”
미국의 유력매체인 <CNN>과 <뉴욕타임즈(NYT)>,<블룸버그(Bloomberg)>는 17일 오전 일제히 이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집중보도 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을 ‘실질적 지배자(The de facto leader)’라고 칭하며 “이번 구속이 한국의 숙원이었던 정부와 재벌 간 유착 고리를 끊어내는 ‘극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사건으로 비교적 짧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와 사법체계가 재벌 및 화이트칼라 범죄를 엄격하게 처벌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는지 보여주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블룸버그>는 ‘삼성의 자손이 아버지의 경영뿐 아니라 스캔들까지 답보한다’라는 제목으로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이 부회장의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법원으로부터 두 번의 유죄판결을 받았던 것과 이날 구속되는 모습이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이 부회장에 대해 “아버지에 부응하려고 애쓰는 야심찬 아들”이라며 “뇌물을 포함한 각종 혐의를 받는 법적 드라마가 마치 그리스 비극과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체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 경영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며 “만약 이 부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하게 된다면 삼성그룹은 대체할 수 있는 리더를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日, “한국 내 최대회사 오너 구속으로 경제적 타격 불가피”
일본의 주요매체는 이 부회장 구속을 긴급 타전하면서, 이례적 사태로 인해 한국의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 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보도에서 한국인의 분노가 이 부회장의 구속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검팀은 지난 1월에도 혐의를 계속 부인하던 이 부회장에게 영장을 청구했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며 “이후 ‘최순실게이트’로 말미암은 재벌에 대한 한국인들의 비판이 커지자 여론을 의식한 특검이 한 번 더 영장을 청구해 구속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신문은 삼성의 이미지 실추와 경영권 부재가 경제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삼성그룹은 전체 매출이 한국 내 총생산(GDP)의 20% 해당하는 최대기업인 만큼 한국 경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 中, “박근혜대통령 대면조사 가능성 높아져”
중국 관영매체인 <CCTV> 및 <신화통신>은 북한 김정남 사망소식에는 소극적인 대응을 보였지만, 이번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이 부회장 구속이 박 대통령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했다.
<CCTV>는 오전 메인뉴스로 소식을 전하면서 이후 10분에 걸쳐 ‘최순실게이트’ 관련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매체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검찰 수사와 탄핵심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다”고 예측했다.
<신화통신>은 “한국의 최대 가족 지배 대기업인 삼성 후계자가 체포됐다”며 “박근혜 탄핵’ 과 관련 있는 부패스캔들로 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좌우명 : 행동하는 것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