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에는 신성장동력 확보에 방점을 둔 수익 다각화 작업에 나선다. 그 중심에는 현대산업개발의 든든한 '살림꾼' 김재식 대표이사 사장이 있다.
2004년 이후 꾸준히 흑자를 보이던 현대산업개발은 2013년 1479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으며 10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부동산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일선현장에서 공사가 지연되고 미분양이 발생한 탓이었다.
급기야 채권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4년 현대산업개발의 채권단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압박했다.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김재식 사장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던 때가 바로 이 시점이다.
당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내며 회사 살림을 담당했던 김 사장은 자산매각을 단행해 확보한 현금과 각종 사업 부문에서 얻은 이윤으로 차입금 줄이기에 집중했다.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인 재무관리 플랜도 추진했다.
그의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현대산업개발은 그해 225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단 1년 만에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다. 현대산업개발은 김 사장의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을 인정하고 2015년 회사의 대표이사 자리를 맡겼다.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한 김재식호(號) 현대산업개발은 2016년 연결기준 매출액 4조7499억 원, 영업이익 5172억900만 원을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쾌거를 거두기에 이른다.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이 같은 호(好)실적은 지난해 국내 주택시장 호황 영향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현대산업개발 측 역시 "우량 신규 주택사업의 착공과 공정이 본격화 됐고, 기존 현장 원가율이 개선되면서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사장이 아니었다면 이루기 어려운 성과였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김 사장은 이제 충직한 집사에서 한 단계 위로의 도약을 준비한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미래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신성장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부동산 금융, 쇼핑몰·호텔 사업확장, 주택임대사업 확대, 면세점 사업 등 신규 사업을 키워가야 한다"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변혁의 해를 만들자"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자신의 회사 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김 사장의 이 같은 비전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최대 실적으로 1조3400억 원 가량의 현금·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은 △뉴스테이 진출 △정선리조트 기획·신축 △아이파크몰 증축 등을 올해의 전략사업으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과 현대산업개발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은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 30여 년 간 현장에서 뛴 건설 전문가다. 업계에서는 손꼽히는 법무통, 재무통으로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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