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치킨업계가 속속 신메뉴를 내놓고 있음에도 지난해 ‘매운맛 열풍’의 뒤를 이을 ‘킬링 메뉴’는 아직 등장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치킨업계에 드리운 악재와 연구개발비 감소 추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올해 선보인 신메뉴는 bhc ‘치레카’와 비비큐(bbq)의 ‘꼬꼬넛 치킨’이다. bhc 치레카는 지난달 출시된 마늘맛 치킨이며, 지난 21일 첫선을 보인 비비큐 꼬꼬넛 치킨은 열대과일 코코넛 플레이크와 함께 튀긴 달콤한 치킨이다.
굽네치킨은 지난해 12월 갈비양념 치킨 ‘굽네 갈비천왕’, 네네치킨은 지난해 11월 ‘크리미언 치킨’과 ‘핫블링 치킨’을 각각 출시했다. 교촌치킨은 지난 2010년 허니 시리즈 이후 신메뉴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중 굽네 갈비천왕은 출시 한달 만에 전체 판매 구성비의 30%를 달성했으며, 네네치킨은 크리미언 치킨과 핫블링 치킨이 출시 4개월 만인 지난 27일 판매구성비 40%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최근 출시된 메뉴의 반응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시장 열기는 상대적으로 식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운맛 치킨인 ‘굽네 볼케이노’가 히트를 치며 한 해 동안 식품·외식업계 전반에 매운맛 제품이 유행처럼 번졌다.
지난 2015년 12월 출시된 굽네 볼케이노는 출시 초기 ‘마그마 소스’를 밥과 함께 비벼먹는 ‘치밥’ 레시피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출시 6개월만인 지난해 6월 매출 55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시장 분위기가 다소 침체된 데는 최근 치킨업계에 닥친 여러 악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브라질 부패 닭고기 파문으로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앞서 지난해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치킨업계의 연구개발비가 갈수록 줄어드는 분위기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로운 메뉴 개발보다는 기존 스테디셀러의 판매 실적에 기댄다는 전략이다.
실제 최근 3년간 주요 업체의 연구개발비는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bbq, 교촌치킨, bhc, 굽네치킨, 네네치킨 등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5곳의 최근 3년간 매출은 해마다 증가했지만 연구개발비는 계속해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bbq의 상품개발비는 지난 2013년 약 2억200만원에서 지난 2015년 1억8800만원으로 감소했으며, 교촌치킨은 6371만원(2013년)에서 2583만원(2015년)으로 60% 이상 감소했다. 네네치킨의 경상개발비는 지난 2013년에는 400만원, 2015년에는 324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들 중 3년간 꾸준히 연구개발비를 늘린 곳은 굽네치킨뿐이었다. 지난 2013년에는 1억5000만원, 2014년에는 2억1000만원, 2015년에는 2억8000만원을 기록하면서 비교 대상 업체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굽네치킨은 지난해 굽네 볼케이노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약 1500억원을 올리면서 전년 대비 52% 가량 성장했다. 굽네 볼케이노는 출시 11개월만인 지난해 11월 누적 매출 1100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교촌치킨은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을 우선으로 삼아 신 메뉴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맛이 쉽게 변하지 않는 만큼 식품 쪽에서는 신메뉴가 히트를 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 치킨 트렌드는 아직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 전반적인 흐름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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