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국민의당내 계파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호남계를 포함한 ‘동교동계’와 ‘친안(親安)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충돌하고 있다. 동교동계는 '더불어민주당과 통합'을 주장하고 친안계는 '바른정당과 연대'로 팽팽히 맞섰다. 당내 권력구도가 향후 당의 존립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동교동계'와 '친안계'의 세력대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내홍은 대선 패배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데다 최대 지역기반인 호남에서 지지율 하락이 원인으로 풀이돼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난국을 타개할 방안으로 국민의당 내부에선 바른정당과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친안계 의원들의 주장과, 뿌리가 같은 민주당과 연대하는 것이 맞다는 동교동계의 목소리가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대철 상임고문의 행보가 주목된다.
대선 패배로 인해 당 내부의 무게중심이 동교동계로 옮겨가면서 민주당과의 통합·연대설이 더욱 탄력을 받았다. 이는 '정대철 비상대책위원장 추대론'으로 가시화됐다.
동교동계는 당초 탈당의 원인으로 꼽았던 친문 패권주의가 사라졌다는 주장과 함께, 정체성이 다른 바른정당과의 통합보다는 DJ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점을 꼽아 민주당과의 합당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이 전날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면서 민주당과의 통합론은 일단락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교동계는 최근까지 정 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지 않으면 탈당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갈등은 진행형이다.
정치권에선 대선 패배의 책임론을 의식한 친안계가 당 전면에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돈다. 이와 함께, 우선 정 고문을 중심으로 한 동교동계가 당을 추스르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의 선출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원내 3당으로 부상하기까지 호남 민심을 등에 업었던 국민의당 입장에선 DJ와 호남을 상징하는 동교동계까지 탈당하게 된다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때문에 당의 정통성과 상징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동교동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현 동교동계에서 가장 운신의 폭이 넓은 정 고문의 행보가 중요해졌다. 정 고문의 움직임에 따라, 민주당과의 통합연대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시된다.
정 고문은 그동안 민주당과의 통합연대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자강론’으로 대선에서 실패한 안 전 대표와 차별화에 나설 수 있다. 만약 향후 민주당과 연대가 가시화되면, 정 고문의 역할은 더욱 크게 대두 될 수 있다.
정대철 고문 역할론에 대해 이날 ＜시사오늘＞과 통화한 국민의당 내 핵심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호남에서 대패한 것이 당 내부의 가장 큰 불안요소가 되고 있는 것 같다. 호남이라는 지지기반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민주당이나 바른정당과의 연대론이 제기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런데 계속해서 호남에서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동교동계가 주장하는 민주당 통합론이 힘을 받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단 오늘 박주선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이 됐기 때문에 그를 중심으로 당이 얼마나 안정화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호남과 동교동계 그리고 안철수계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박 부의장이기 때문”이라며 “만약 박 부의장 비대위 체제에서도 당이 계속 내홍을 거듭한다면 통합연대설은 계속 제기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분명 동교동계의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고, 특히 정 고문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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