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지난해 남양유업 비정규직 비율이 3% 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지난 2013년 밀어내기 파문과 식품업계 내 비정규직 비율 최고 기업이라는 타이틀로 뭇매를 맞고 비정규직 줄이기에 나선지 3년 만에 다시 상승한 것이다. 이는 최근 문재인 정부가 강력 추진 중인 ‘비정규직 제로’ 정책과도 역행하는 처사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지난해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약 6.62%로 전년도인 지난 2015년 비율인 3.81%에 비해 약 2.81%p 올랐다.
더욱이 올해 1분기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이보다 높은 7.43%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남양유업의 총 직원 2584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192명이었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비정규직 비율을 줄여오던 추세와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남양유업의 지난 2012년 비정규직 비율은 31.6%에 달했다. 이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비정규직 직원 비율은 각각 △7.16% △3.83% △3.81%로 감소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재벌닷컴이 연매출 2000억원 이상 식품 대기업 23개를 대상으로 고용·임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비정규직 비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남양유업의 비정규직 비율은 31.6%로 전체직원 2731명 중 비정규직이 863명에 달했다.
이에 남양유업은 그해 연말 비정규직 직원 649명을 정규직 전환하고 향후 추가인력 수요가 발생할 경우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불과 3년만에 비정규직 비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셈이다.
지난해 남양유업 비정규직 비율은 동종업계 내에서도 높은 편이다. 매일유업의 경우 지난해 전체 직원 2020명 중 72명이 기간제 근로자로 3.56%의 비율을 보였다. 전년도인 2015년 비정규직 비율인 4.56%보다 1%p 감소한 수치다. 이밖에 지난해 매출 10위권 내 식품업체도 평균적으로 4.8%의 비율을 기록했다.
직원 처우도 뒷걸음질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5년 흑자전환하고 이후 영업이익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최근 3년간 직원 보수는 감소하고 임원 보수만 증가했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351억원으로 전년 171억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급여는 4295만원으로 전년도인 2015년 4348만원보다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이에 반해 최근 3년간 홍원식 회장과 임원 보수는 꾸준히 늘었다. 홍 회장의 보수총액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5억7642만8000원 △16억1891만2000원 △18억8165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임원 1인당 평균보수액도 △2억1698만9000원 △2억1609만6000원 △2억5310만9000원으로 증가했다.
결국 남양유업이 이익이 늘어남에도 직원 근무 환경은 열악해지고 경영진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회사의 경우 마트 시식이나 판매사원 등을 인력 업체에서 파견직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남양유업의 경우 이제 겨우 이미지 회복을 시작하는 단계인데 직원 처우와 관련된 논란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반감을 살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비정규직 비율이 증가한 배경) 파악을 해봐야 하겠지만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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